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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도 포기?…대우건설 해외 부실 가늠 '불가' [대우건설 M&A]호반 측에 "미안하다" 입장만 전달, 거래 재개 장기간 힘들듯

김장환 기자공개 2018-02-08 11:38:52

이 기사는 2018년 02월 08일 11: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를 포기한 건 가격 할인 여부를 논의하지 못할 정도로 부실이 클 수도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에서 당장 불거진 부실은 약 4000억원대이고 모로코 화력발전소 공사와 관련된 단일 사안이지만 해외 공사 관련 잠재 부실이 이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봤다.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인수 절차를 중단했다고 8일 밝혔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정치권에서 특혜설을 제기하고 노동조합의 저항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었지만 상징적 국가기간 산업체로서 대우건설 인수를 진정성을 갖고 추진했다"며 "대우건설 현재와 미래 위험 요소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고민을 했고 이에 따라 아쉽지만 인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호반건설이 대우건설 인수 중단을 결정한 건 대규모 해외 부실이 터졌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대우건설 해외사업 부실은 2013년 8월 모로코 에너지 기업 사피(Safi)로부터 수주한 화력 발전소에서 발생했다. 대우건설은 해당 발전소 공기를 올 7월까지로 삼았고 지난해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해 대규모 추가 자금 유입이 불가피해졌다. 지난해 3분기부터 관련 손실을 대손충당금으로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4분기 이와 관련된 추가 손실이 약 4000억원 가량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다. 3분기에 반영된 관련 공사 손실까지 감안하면 그 규모가 보다 클 수밖에 없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대우건설 공개매각에 착수했을 때 모로코 화력발전소 관련 공사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미 인지하고는 있었다. 하지만 4분기에도 이처럼 대규모 부실이 나올 것이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는 후문이다. 시운전에 착수한 상태여서 발주처 인도만 남겨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사전에 관련 보고도 전혀 하지 않았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며칠 전에 손실 보고를 받았고 매각 거래를 진행할 때는 이를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대우건설 실무진들이 연말 실적 결산 과정에 부실을 인지하고 급박하게 해당 사실을 최근 알려줘서 그때 알게 됐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우건설의 여타 해외 공사에서도 부실이 이처럼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열려 있다는 점이다. 산업은행도 이를 인식한 탓인지 호반건설에 모로코 관련 공사 부실로 인한 가격 할인 타진마저도 건네지 못했다고 한다. 단순히 모로코 사업장만의 부실로 끝날 것이라고 봤다면 인수가를 조정하는 방식으로 매각을 밀어붙였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거래 실무진이 최근 호반건설에 부실 사실을 통지하며 '미안하다'는 입장만 전했고 가격 할인 등 제안은 없었다"고 말했다.

특히 호반건설은 대우건설 정밀실사 착수시 해외 공사 내역을 심도 깊게 보려고 했다. 해외 사업을 전혀 경험해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에 따른 리스크가 크다는 점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의 갑작스러운 대우건설 해외 부실 통보는 거래를 그대로 진행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요인이 됐을 것이란 평가다. '신뢰'가 한 순간에 무너진 일이기도 했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통제가 불가능한 해외사업 우발 손실 등 문제들을 접해 인수 작업 중단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호반건설로 매각이 수포로 돌아가면서 산업은행의 대우건설 매각 재개도 장기간 어려울 것으로 점쳐진다. 호반건설이 단독입찰하며 가뜩이나 인수 수요가 없다는 점을 확인한 가운데 해외 부실까지 불거진 회사를 사겠다고 나설 만한 원매자를 찾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다. 산업은행의 고심도 그만큼 깊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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