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금융, '대주주 유동성' 리스크 변수 [금융그룹 통합감독 영향분석]④'한화생명 지분 담보' 부담 작용할 듯, 통합 자본적정성 '양호'
안경주 기자공개 2018-02-14 10:42:28
이 기사는 2018년 02월 12일 14: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금융그룹의 통합 자본적정성이 삼성·롯데금융그룹 등과 비교해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산업부문에 대한 지분 출자가 미미해 비금융 계열사로부터 위험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금융그룹 통합감독' 규제에 대한 부담은 덜할 것으로 보인다.동반부실위험 평가 과정에서 정성적 평가지표인 지배구조와 평판리스크부문은 약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화금융그룹의 대표 기업인 한화생명보험 최대주주가 한화건설인 점을 감안하면 향후 경기 악화 등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시 과도한 배당이나 자금 지원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는 동반부실위험을 가중시킬 요소로 꼽힌다.
한화그룹은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등을 금융계열사로 두고 있다. 한화 금융계열사들은 한화생명을 중심으로 출자 구조가 만들어져 있다. 한화생명이 한화손보 지분 53.75%와 한화자산운용 지분 100%를 갖고 있다.
반면 한화 금융계열사의 경우 일부 특수목적법인(SPC)에 대한 소규모 출자를 제외하고 산업부문에 대한 지분 출자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내년 7월 금융그룹 통합감독이 본격 실시되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가 지난달 말 발표한 금융그룹 통합감독 방안의 핵심은 금융그룹 통합 자본적정성 평가와 기업집단 소속 금융그룹의 동반부실위험 평가다. 금융그룹 총자본에서 금융계열사 간 출자를 제외한 적격자본을 산출, 자본력 부풀리기를 차단하고 비금융 계열사의 리스크가 금융부문으로 전이될 가능성을 평가,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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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벨이 작년 3분기말 공시자료를 기반으로 추산한 결과, 한화 금융계열사들의 총 연결자본은 12조5124억원, 금융계열사 출자액은 81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적격자본은 11조7008억원으로,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된 7개 금융그룹 가운데 삼성금융그룹 다음으로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필요자본은 업권별 최소요구자본을 적용했다. 한화생명과 한화손보는 지급여력비율(RBC비율) 100%, 한화투자증권은 순자본비율(NCR) 100%, 한화자산운용은 규제상 최소영업자본액, 한화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 8%를 기준으로 산출했다. 추산된 한화금융그룹 최소요구자본은 5조8402억원, 통합 자본적정성은 200%로 규제기준(100%) 이상으로 평가됐다.
한화금융그룹의 통합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수준이지만 동반부실위험 평가에선 변수가 생길 수 있다. 금융위는 올해 상반기 중에 △신용공여·주식취득 등 그룹 익스포져 △내부거래 △지배구조 △평판리스크 등을 토대로 동반부실위험 평가모델을 만들 예정이다.
그룹 익스포져와 내부거래 부문은 정량적 평가지표다. 한화금융그룹의 경우 이 부문에서의 취약점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과거 한화생명이 대주주 등 산업부문 계열사에 신용공여를 해준 적이 있지만 2010년 이전 사례다. 일부 SPC에 투자를 하고 있지만 투자 규모 역시 수백억원 수준이고, 산업부문 계열사 주식도 거의 없다. 내부거래 역시 전체 매출 규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낮다. 예컨대 한화생명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수익(매출)은 19조원 가량인데 반해 계열사 내부거래를 통해 얻은 수익은 1861억원에 불과하다.
반면 지배구조와 평판리스크 부문 등 정성적 평가지표에선 동반부실위험이 높게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위 관계자는 "지배구조와 평판리스크 부문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방안이 나오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모회사 배당, 그룹계열사 부실자금 지원 등 위기시 그룹자금지원 압력 등을 지배구조 평가시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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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생명의 최대주주는 지분 25.09%를 보유한 한화건설이다. 한화투자증권의 경우 한화케미칼의 자회사인 한화첨단소재가 지분 15.50%(보통주 기준)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최대주주의 유동성 위기나 부실 우려시 자금지원 압력이 나올 수 있는 지배구조인 셈이다.
대표적으로 한화건설이 한화생명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빌린 사례다. 한화건설은 한화생명 주식 2억1194만4467주를 담보로 제공하고 대출 계약을 맺었다. 담보로 맡긴 한화생명 주식은 한화건설이 보유한 주식(2억1791만9239주)의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한화금융그룹의 경우 현대차금융그룹과 롯데금융그룹과 달리 그룹 의존도가 높지 않지만 지배구조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여기에 평판리스크부문 평가과정에서 오너리스크 등이 포함될지 여부도 변수다. 평판리스크 평가요소에 오너리스크가 포함되면 평판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화 금융계열사는 산업부문 출자, 내부거래 등이 미미한 수준이어서 동반부실위험이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양호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그러나 한화금융그룹 내 비중이 가장 높은 한화생명의 최대주주가 한화건설이라는 점에서 향후 금융위의 평가방법에 따라 지배구조 리스크 수준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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