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자본적정성 감독실익 '글쎄' [금융그룹 통합감독 영향분석]⑦그룹내 보험업 자산 비중 절대적, 향후 대상서 빠질 가능성
안경주 기자공개 2018-02-21 15:52:42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0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금융그룹(이하 교보생명그룹)의 통합 자본적정성 지표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보생명이 그룹내 금융계열사의 지분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지만 자본 대비 출자액 규모가 작아 자본적정성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또 교보생명그룹의 경우 주력사업인 보험업의 자산 비중이 높아 금융그룹 통합감독의 실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교보생명그룹은 보험업을 주력으로 하는 복합금융그룹이다.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됐지만 기업집단 소속 금융그룹이 아니라는 점에서 미래에셋금융그룹과 함께 통합 자본적정성 평가까지만 받는다.
|
교보생명그룹의 통합 자본적정성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벨이 작년 9월말 기준 공시자료를 기반으로 추산한 결과, 교보생명그룹의 총연결자본은 9조8092억원, 금융계열사 출자액(장부가액 기준)은 5048억원으로 집계됐다. 적격자본은 9조3044억원, 통합 자본적정성 비율은 261%로 산출됐다. 이는 금융당국이 제시한 통합 자본적정성 규제기준(100%)을 충족하는 수준이다.
통합 자본적정성이 양호한 수준을 보인 데는 교보생명의 영향이 크다. 교보생명은 교보증권(51.63%),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92.51%), 교보악사자산운용(50.0%), 생보부동산신탁(50.0%) 등 금융계열사에 출자해 자회사로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보생명의 적격자본은 8조4254억원으로 교보생명그룹 적격자본(9조3044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교보생명 자본적정성 비율 역시 247%로 그룹 자본적정성 비율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교보생명이 지난해부터 꾸준히 자본확충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은 작년 7월 5억 달러(한화 5670억여원) 규모의 달러화 표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해 새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비율(K-ICS) 제도 도입에 대비한 1단계 자본확충 작업을 마쳤다. 그 결과,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지난해 9월말 기준 255.6%로 높은 수준이다.
다만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그룹내 불안요인으로 꼽힌다.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자본적정성 비율은 600%를 넘지만 지속적인 적자로 인해 향후 자본확충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본확충에 따른 부담은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이 지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IFRS17 시행을 앞두고 교보생명도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서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 지원은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그룹이 금융그룹 통합감독 대상에 포함됐지만 감독실익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보험업의 자산 비중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금융위에 따르면 2개 이상 금융회사가 포함된 기업집단 중 금융자산 5조원 이상 복합금융그룹은 통합감독 대상이다. 교보생명그룹은 보험업(교보생명,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과 금융투자업(교보증권) 등 2개 이상의 권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금융자산 규모도 100조원을 넘긴다.
문제는 교보생명그룹의 경우 보험업 비중이 높아 실질적 동종금융그룹으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앞서 금융위는 금융그룹 통합감독 도입방안을 발표하면서 실질적 동종금융그룹에 대해선 적용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그룹내 주력 금융업권 이외의 금융업 비중이 미미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실질적 동종금융그룹 기준으로 그룹내 자산·자기자본 비중 또는 해당 금융업권내 시장점유율이 5% 미만인 경우로 한정했다.
실제로 태광그룹 소속 흥국금융은 흥국생명, 흥국화재, 흥국증권, 흥국자산운용, 고려저축은행, 예가람저축은행 등 6개 계열사로 구성된 복합금융그룹이다. 하지만 실질적 동종금융그룹으로 분류돼 감독대상에서 제외됐다. 흥국금융의 금융자산은 37조원이 넘지만 보험업을 제외한 비주력 금융계열사의 자산규모가 1조원 정도로 전체 금융자산의 3%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
교보생명그룹의 총자산은 108조1888억원이다. 보험업을 제외한 비주력 금융계열사의 자산규모는 6조5205억원으로 전체 금융자산의 6% 수준이다. 금융위가 제시한 실질적 동종금융그룹 기준을 살짝 넘긴 셈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그룹은 보험업 비중이 높아 사실상 동종금융그룹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감독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며 "향후 보험업의 자산 규모가 늘어나면 통합감독 대상에서 제외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 관계자는 "2016년 결산기준 시뮬레이션 결과를 토대로 통합감독 대상을 선정했지만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다만 통합감독 대상 선정에서 자산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시장점유율 등을 두루 고려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어 "향후 법제화 과정에서 통합감독 대상 금융그룹을 확정할 예정인 만큼 감독실익과 다른 그룹과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최적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