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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진 사임' 신동빈 회장, 무엇을 노렸나 [롯데 비상경영]경영권 분쟁 앞서 '우호세력 지지' 포석…신동주 해임시도 사전 차단

노아름 기자공개 2018-02-22 08:15:20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1일 18: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스스로 일본롯데홀딩스 공동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난 것을 두고 일본 내 지지세력의 결속력 유지를 위한 장기 포석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유지 여부를 두고 재계의 관측은 엇갈렸다.

일각에서는 신 회장이 법정구속은 면치 못했더라도 항소심 및 상고심 절차가 남아있는 만큼 최종 판결 확정까지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유지에 힘을 쏟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소율이 낮은 대신 유죄선고율이 높은 일본과는 달리 1심 결과가 뒤집히는 경우가 잦은 한국의 특수성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의 연속선상에 있는 전망이다.

이와는 달리 신 회장이 일본롯데홀딩스에 부담을 주기보단 일보 후퇴로 이보 전진을 꾀하는 편이 낫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미 일본롯데홀딩스에 '신동빈 사단'을 꾸려둔 데 기반한 진단이다. 신 회장과 함께 공동대표에 올라있던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이 신 회장의 사람으로 여겨질 뿐더러, 고바야시 마사모토 최고재무책임자(CFO) 또한 앞서 벌어졌던 경영권 분쟁에서 신 회장의 손을 들어줬다.

21일 신 회장은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에서 스스로 사임하는 길을 택했다. 이를 통해 그는 향후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에 대응할 방어 논리를 갖추게 됐다.

시장에서는 신 전 부회장은 앞서 신 회장의 사임 혹은 해임을 주장하는 입장문을 낸 만큼 임시주주총회나 정기주주총회에서 신 회장의 해임안을 제안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신 회장이 먼저 대표이사직 사임 의사를 밝히며 이 같은 시도는 처음부터 무력화됐다.

변수는 남아있다. 향후에도 일본롯데홀딩스 경영진의 신 회장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리라고 누구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앞서 신 회장은 미도리 상사 등 관계사가 설립한 공영회와 임원지주회에 더해 종업원지주회의 지지까지 받으며 우호 세력을 구축해왔으나,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구속되며 상황은 달라졌다. 경영진에 엄격한 도덕적 잣대를 적용하는 일본의 기업문화를 신 회장이 빗겨가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 탓이다.

롯데그룹 역시 현안을 무겁게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롯데그룹은 신 회장의 일본롯데홀딩스 대표이사직 사임으로 '원 롯데' 구축이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이른바 '리틀 신동빈'으로 일컬어지는 황각규 부회장을 통해 의사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원 롯데를 이끄는 수장 역할을 해온 신동빈 회장의 사임으로 지난 50여 년간 시너지를 창출해온 한일 양국 롯데의 협력관계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롯데그룹은 황각규 부회장을 중심으로 일본롯데 경영진과의 소통을 통해 현 상황을 극복하고자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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