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랜드, 中 사업 온라인으로 '승부수' TF팀 꾸려 현지 위기대응력 ↑…투자금 부담 감안 계획 재정비
노아름 기자공개 2018-02-26 08:36:14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2일 09: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의 중국사업 청사진은 얼마나 구체화됐을까. 앞서 아울렛 출점확대를 고려했으나 관련 계획은 사실상 답보 상태에 놓인 것으로 보인다. 패션에서 유통으로 외연을 넓히려던 이랜드그룹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이랜드그룹의 중국사업 양대 축은 패션과 유통이다. 일찌감치 시장 안정화에 성공한 패션부문에선 연매출 2조 원을 내고 있다. 다만 패션부문 매출은 2014년 이후 4년째 2조 원 대에 머무르고 있어 성장둔화에 따른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이에 이랜드그룹은 온라인 사업에 힘을 실었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O2O(Online to Offline), 물류, IT(정보통신)기술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 이외에도 전략적으로 육성할 브랜드를 선정해 매장을 늘리는 한편 자체적으로 태스크포스팀(TF)을 구성해 중국 내 유통채널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中사업 패션 의존도 90% 이상…의류부문 '매출 3조' 문턱서 고전
패션업계에서는 중국시장에 직진출한 국내 의류기업 중 성과를 내고 있는 곳은 이랜드그룹이 유일하다고 입을 모은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공들여 온 SPA(제조유통일괄) 브랜드 '에잇세컨즈'도 지지부진한 확장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형지그룹은 중국에 냈던 자사 여성복과 남성복 현지 매장을 모두 철수시켰다.
저가 브랜드의 고급화 전략을 편 이랜드그룹은 2013년까지 연평균 30%씩 매출을 불려왔다. 다만 2014년 이후 성장세는 둔화됐다. 저성장국면이 장기화되며 백화점 업황이 나빠졌고 백화점 내 매장을 냈던 이랜드그룹의 패션브랜드 또한 타격을 입었다. 지난해까지 4년 간 이랜드그룹의 중국 패션사업부문 매출은 3조 원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랜드그룹이 우선적으로 꺼낸 카드는 유통업 강화다. 국내서 뉴코아아울렛을 통해 쌓아온 운영 노하우와 중국 현지업체와 다져온 유대관계를 바탕으로 대형 아울렛을 캐시카우로 삼겠다는 복안이다. 앞서 2020년 중국 매출 25조 원이라는 경영목표가 나올 수 있었던 배경에도 유통사업의 성장세를 낙관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25조 원 중 60%에 해당하는 15조 원을 쇼핑몰에서 낼 계획이었다.
청사진에 그치지 않으려면 매출처를 다변화하거나 안정적 실적 창출이 가능한 쇼핑몰을 추가적으로 확장해야 했다. 다만 지난해 국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며 중국 사업확대는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보인다. 쇼핑몰 출점에 속도를 내기보단 1곳을 우선적으로 개점한 뒤 추이를 지켜보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재무상황에도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랜드그룹은 기존 백화점 매장을 리뉴얼해 프리미엄 아울렛으로 바꾸고 있다. 백화점 리뉴얼에는 점포당 평균 300억 원 가량의 투자금이 소요된다. 지난해 초 이랜드그룹은 2017년 한 해동안 20곳의 점포를 열 계획이었는데 이러한 계획이 현실화되기 위해서는 6000억 원이 투자돼야 했다.
◇전략육성 브랜드 선정 등 대응력 제고
이랜드그룹은 중국 쇼핑몰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반면 비교적 투자금이 덜 소요되는 온라인사업이나 패션브랜드 기반 확대에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이랜드그룹은 온라인 시장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광군제 기간 동안 국내 기업으로서는 3년 연속 매출 1위 자리를 지켰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광군제 당일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전년 동기대비 39% 증가한 767억 원의 매출을 거둬들였다.
이랜드그룹의 내실 다지기 노력이 선행됐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중국 현지사업 전담팀을 꾸리고 배송 서비스 향상을 위한 기술연구를 진행했다.
이랜드중국 사업부는 2014년부터 중국 경기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TF팀을 구성하고 중국 내 소비변화와 유통채널 변화 대응력을 키웠다. 이외에도 O2O를 올해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했다. 고객 최단거리 배송, QR코드를 활용한 배송정보 제공, 클라우드 서비스 안정성 향상을 통해 서비스의 질을 높였다.
올해는 유아복을 포함해 주력 브랜드의 매장 수를 늘릴 계획이다. 의류브랜드 '이랜드'와 영유아브랜드 '쇼콜라', '포인포베이비'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 내 700여 곳의 매장을 갖춘 '이랜드'는 올해 110여 곳을 추가 출점할 계획이며, '쇼콜라'와 '포인포베이비'는 각각 40여 곳, 50여 곳의 매장을 늘릴 계획이다.
이랜드그룹 관계자는 "중국사업 계획을 전반적으로 재정비하고 있으며 온라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패션, 유통, 온라인 등을 주력사업으로 키울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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