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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금호타이어 노조 갈등 지속…채권은행에 쏠리는 눈 27일 자정 MOU 실패시 협의회 통해 '법정관리' 등 결정

김장환 기자공개 2018-02-28 09:36:31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7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과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고있다. 산업은행은 노조가 해외매각에 지속적으로 반대하면 법정관리에 준하는 프리패키지드플랜(P-Plan)에 돌입할 수 있다고 압박하고 있고, 금호타이어 노조는 벼랑끝전술을 펼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7일 자정으로 '데드라인'이 잡혀 있는 양측 협상이 순조롭게 끝나지 않으면 금호타이어의 운명을 가를 '키'는 여타 채권은행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노조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요구한 임금 반납과 임직원 고통 분담 등 자구안 대다수에 합의했다. 하지만 해외매각을 두고 끝내 합의를 거부하며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금호타이어 주식매매계약(SPA)까지 맺었다가 인수에서 발을 뺀 중국 더블스타타이어가 재차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노조가 이를 용납할 수 없다며 자구안 합의를 거부하고 나선 것이다.

금호타이어 노조의 강경 대응에는 더블스타에 팔리게 되면 자구안을 떠나 어차피 장기적으로 구조조정 수순이 불가피하다는 생각이 기저에 깔려 있다. 노조는 과거 해외기업이 국내 기업을 인수한 후 보여줬던 행보를 그 근거로 들고 있다. 최근 있었던 한국GM 사태와 과거 쌍용차 사태가 대표적이다. 글로벌 GM은 산업은행과 맺어둔 지분 매각 및 철수를 금지하는 '비토권' 계약 기간이 끝나자마자 자금 지원을 해주지 않으면 한국시장에서 철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상하이차는 과거 쌍용차 기술만 빼먹고 한국 시장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산업은행은 법정관리 가능성까지 꺼내들며 금호타이어 노조를 압박하고 있다. 이동걸 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업무보고 자리에 참석해 "금호타이어 노조가 회사의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회생시킬 방법이 없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고려하고 있는 방안 가운데 법원 절차도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결국 산업은행은 이날 자정으로 잡혀 있는 금호타이어 자구안 양해각서(MOU) 협상 기한까지 노조와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곧바로 채권단 협의회를 소집하고 대응방안을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법정관리에 돌입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금호타이어의 운명은 여타 채권은행 손으로 넘어가게 된다. 특히 우리은행이 결정적 '키'를 쥐게 될 것이란 평가다. 우리은행은 금호타이어 최대주주이자 주주협의회내 지분 33.69%를 보유하고 있다. 뒤를 이어 산업은행이 32.15% 지분을 들고 있고 나머지 은행들 지분은 모두 10% 미만이다.

금호타이어 채권단 협의회는 채무상환 1년 유예에 '조건부' 동의를 해둔 상태다. 이를 위한 전제 조건이 바로 금호타이어 노조의 자구안 MOU다. 자구안 MOU를 맺지 못하면 채권단은 채무상환 유예를 재차 논의하기로 했다.

산업은행이 기존 입장대로 자구안 MOU 미체결시 채무상환 유예 무산과 법정관리행을 결정한다고 해도 우리은행이 반대하면 목표를 이루기 어려울 수도 있다. 주주협의회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는 75% 이상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우리은행이 쥐고 있는 몫이 단일 반대표만으로도 뜻을 관철시킬 수 있는 35%에 가까운 수준이다. 주주협의회에 포함된 채권은행 중 단 한 곳 은행만 우리은행 뜻에 동참해도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로 가느냐 아니냐를 가늠지을 수 있게 된다.

다만 산업은행 외 나머지 채권은행의 경우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돌입한다고 해도 부담이 크지는 않은 상태다. 대부분 채권은행이 금호타이어 여신을 지난해 '회수의문' 단계까지 떨어뜨려놓았기 때문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도 추가 충당금을 반영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금호타이어 여신을 '요주의'로 반영해두고 있는 산업은행만 다른 경우에 놓여 있다. 따라서 여타 채권은행 입장에서는 금호타이어 법정관리를 결정하고 정상화 후 여신과 지분 투자 자금을 회수하는 게 그리 나쁜 선택지는 아니다. 당장 발생하는 손실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채권은행 고위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채권단은 더블스타가 아니면 대안을 찾기가 어렵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해외매각에 반대하는) 노조 의견을 받아들이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노조가 자구안에 협의를 안한다고 해서 채무 상환 유예가 바로 깨지는 것은 아니지만 반대가 지속되면 채권단 추가 협상이 불가피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산업은행은 이날 자정까지 금호타이어 노조와 자구안 MOU를 맺지 못하면 서둘러 채권단 협의회를 소집하고 후속 조치를 논의할 계획이다. 동시에 금호타이어는 이사회를 열고 법정관리 안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르면 다음주 관련 절차가 마무리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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