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경쟁력 키워드 '글로벌 행보' [배터리 사업 열전]③동유럽 생산거점 마련, 호주업체와 원재료 구매 계약
김병윤 기자공개 2018-03-06 08:13:45
[편집자주]
최근 화학업계 대표 키워드는 배터리다. IT·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성장에 힘입어 미래 먹거리로 급부상하고 있다. 기술개발과 인력확보 등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전략 노출을 둘러싼 눈치보기 또한 상당하다. 생존 게임에 뛰어든 배터리업체의 상황을 들여다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7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이노베이션이 전지사업과 관련해 제공하고 있는 정보는 많지 않다. 수주잔고뿐 아니라 배터리부문의 매출조차 밝히지 않고 있다.정보 공개에 보수적인 SK이노베이션이 드물게 밝히고 있는 수치가 생산량이다.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2020년 전기차(EV)배터리 생산능력 목표치로 20GWh를 제시했다. 지난해 김준 대표가 언급한 수치 대비 두 배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의 생산력은 1.1GWh다. 3년 동안 캐파(capa)가 20배 정도 확대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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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생산력 확대라는 비전에 발맞춰 대대적인 신증설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SK이노베이션은 △증평 공장 분리막 설비 12·13호기 △서산 제2배터리 공장 7호기 등 증설 계획을 밝혔다.
투자의 핵심은 주요 EV시장인 유럽이다. SK이노베이션은 8400억원을 들여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착공은 다음달 초 이뤄질 예정이다. 헝가리 공장에서는 연간 7.5GWh의 배터리가 생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상적으로 완공을 마칠 경우 LG화학·삼성SDI와 마찬가지로 유럽 생산기지를 확보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업체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중국 등 다른 아시아국가 내에서 생산거점이 추가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주가 관리에도 적극적"이라며 "어려운 사업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대중에게 쉽게 접근하는 마케팅에도 적잖은 지출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시장에서의 행보 가운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원재료 구매 계약이다. 최근 SK이노베이션은 호주 배터리 원재료 생산업체인 오스트레일리안 마인즈(Australian Mines)와 코발트·니켈 등의 구매계약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EV배터리 제조업체가 해외 원재료 생산사와 장기 계약을 체결한 것은 처음이다.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경쟁사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EV배터리에 대한 장기적인 안목을 통해 계약 체결에 성공할 수 있었다"며 "수요가 늘어나는 흐름에 발맞춰 여러 파트너를 물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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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원재료 구매 계약은 수익성 측면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최근 배터리의 주요 원재료인 코발트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 전지 생산업체의 수익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에너지산업 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코발트 가격은 kg당 77.8달러까지 치솟았다. 전년 대비 150%, 2년 전과 비교해 250% 급등한 가격이다.
SNE리서치 관계자는 "전세계 코발트 생산의 60%를 차지하는 콩고(DRC)가 코발트를 전략 광물로 지정하는 등 시장을 장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코발트 수출업체에 대한 세금이 상향되고 초과 이득세까지 부과될 예정이기 때문에 코발트 가격은 지속적으로 상승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전지사업 마진(margin)의 핵심은 원재료 가격의 변동성"이라며 "SK이노베이션은 이번 계약으로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면서 가격 불확실성의 부담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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