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제비스코, '자회사-기아차 계약위반' 직격탄 [Company Watch]손해배상금 120억 물어줘, 공장 이전비용 부담 가중
심희진 기자공개 2018-03-07 11:06:34
이 기사는 2018년 03월 06일 15: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남제비스코가 자회사 케이엔케이코팅스 때문에 울상이다. 주요 거래처인 기아자동차가 케이엔케이코팅스에 클레임을 제기하면서 120억원가량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여기에 원재료 가격 상승에 따른 판관비 부담까지 겹치면서 강남제비스코는 2008년 이후 최저 실적을 기록했다.강남제비스코가 대규모 설비 투자를 추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실적 부진에 대한 아쉬움은 클 수밖에 없다. 강남제비스코는 2020년까지 경기도 안양 소재 공장을 평택 포승공단 부지로 옮길 계획이다. 지난해 창출된 현금은 줄어든 데 반해 생산설비 이전 비용은 당초 계획보다 500억가량 더 늘어나면서 자금 부담만 커진 상황이다.
강남제비스코는 1988년 12월 케이엔케이코팅스를 설립했다. 케이엔케이코팅스는 자동차용 도료를 전문적으로 제조해 판매하는 업체다. 강남제비스코와 일본 간사이페인트(KANSAI PAINT)가 각각 60대 40 비율로 케이엔케이코팅스 지분을 들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 거점을 두고 있는 케이엔케이코팅스는 주로 카니발, 쏘렌토 등 기아자동차 브랜드에 사용되는 여러 페인트를 개발하며 외형을 키웠다. 2015~2016년 케이엔케이코팅스의 연평균 매출은 500억원 이상, 영업이익은 90억~100억원 수준이다. 안정적인 판매망을 구축한 덕분에 20%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유지했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케이엔케이코팅스가 위기를 맞은 건 기아자동차와의 갈등이 빚어지면서다. 지난해 기아자동차는 케이엔케이코팅스가 거래계약 조항을 위반해 피해를 입었다며 100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해당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던 케이엔케이코팅스는 약 119억원을 기아자동차에 지급했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케이엔케이코팅스와 거래처 간 클레임 문제로 100억원가량의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며 "사안이 아직 종결되지 않았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자회사의 클레임 비용 지출은 강남제비스코의 연결실적을 잠식했다. 2015~2016년 2600억원대였던 강남제비스코의 매출원가가 3000억원 안팎으로 늘어나면서 2017년 연결 영업이익은 123억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이는 2008년 86억원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순이익도 전년대비 41% 줄어든 22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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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클레임 비용 외에 지난해 매출원가가 증가한 또 다른 원인으로는 원재료비 상승이 꼽힌다"며 "다만 타 도료업체들에 비해서는 실적 낙폭이 적은 편에 속한다"고 말했다.
강남제비스코가 10년 만에 최저 실적을 기록한 데에는 수지, 안료 등 원재료 가격이 오른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강남제비스코는 원재료의 대부분을 금호피앤비화학, 한화토탈 등으로부터 조달하고 있다. 지난해 국제유가 상승 및 수급상황 악화로 2016년 1㎏당 1400원대였던 유지 가격이 1570원대로, 약품 가격은 1700원에서 2000원대로 오르면서 판관비가 증가했다.
강남제비스코가 대규모 설비 투자를 추진 중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데에 아쉬움이 남는다. 강남제비스코는 2020년까지 경기도 안양시에 위치한 생산공장을 평택시 포승공단 내 소유부지로 옮길 예정이다. 당초 계획에 따르면 이전 작업에 드는 비용은 약 1000억원이었으나 지난달 강남제비스코는 이를 1500억원으로 늘렸다. 최신식 설비 교체뿐 아니라 확장 이전을 추진하기로 결정하면서 제반비용이 상승했다. 자기자본의 30% 넘는 금액이 필요한 만큼 자체 유동성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강남제비스코 관계자는 "이사회가 최근 강화된 소방법 등의 기준을 충족하려면 비용이 더 들 것이라 판단해 예산을 늘렸다"며 "이외에 설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에도 자금이 추가로 편성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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