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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진출 추진' 넥스틸, 자금여력 있나 [미국發 통상 압박]보유현금 30억 불과, '이전비용 400억' 외부차입·JV설립 논의

심희진 기자공개 2018-03-15 08:20:5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3일 14: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넥스틸이 미국 정부의 관세 인상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에 유정용강관(OCTG) 생산거점을 마련키로 결정했다. 시장의 관심은 넥스틸이 생산라인 구축에 필요한 400억원대 자금을 어떻게 마련할지에 모아진다. 이는 넥스틸의 최근 3년치 영업이익을 합한 것과 비슷한 금액이다.

2016년 말 기준 넥스틸이 보유한 현금성자산이 30억원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외부 차입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넥스틸은 재무구조가 훼손되는 것을 막기 위해 해외 강관업체와의 합작법인(JV)을 구성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고려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넥스틸은 연내 정상가동을 목표로 미국 휴스턴에 유정용강관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휴스턴 공장의 생산능력은 최소 15만톤에 달할 예정이다.

넥스틸 관계자는 "올해 안에 국내 강관 생산라인 5곳 중 일부를 미국으로 이전할 계획이지만 아직 정확한 일정은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생산규모는 세아제강의 미국법인(15만톤)을 넘어설 것"이라고 말했다.

넥스틸이 해외에 생산공장을 마련하는 건 설립 이래 처음이다. 지금까지 넥스틸은 경상북도 포항·경주 등 국내에서만 연산 72만톤 규모의 생산라인을 가동해 왔다. 유일한 해외법인인 넥스틸아메리카(Nexteel America LLC)는 현지 고객사의 클레임 대응, 판매망 확충 등의 제한적 역할만 수행하고 있다.

넥스틸이 미국시장 진출을 꾀한 데에는 트럼프 정부의 통상 압박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현지시간)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유정용강관 대미수출 1위인 넥스틸의 경우 지난해 10월 연례재심 예비판정에서 최고 수준인 46.37%의 관세율을 맞은 바 있다. 이번 규제 조치가 더해지면 넥스틸은 앞으로 총 70%의 관세를 부담해야 한다. 이를 상쇄하기 위해 현지에 생산설비를 구축해 수출물량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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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넥스틸의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2016년 말 기준 넥스틸의 현금성자산은 약 30억원이다. 현금화할 수 있는 단기금융상품(159억원)을 포함한다 해도 190억원에 못 미친다. 휴스턴 공장 설립에 필요한 금액은 약 400억원이다.

최근 3년간 실적이 감소하면서 유동성 확보에 적신호가 켜졌다. 유정용강관은 원유, 가스 등을 추출하는 데 사용되는 제품으로 국제유가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2010년대 초 100달러였던 국제유가가 2014년 이후 40~5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셰일가스 개발이 더뎌졌고 강관 수요도 줄었다. 여기에 제품 수출가격이 톤당 100만원 중반대에서 70만~80만원으로 하락하면서 경영환경은 더욱 나빠졌다.

그 결과 2014년 246억원이었던 넥스틸의 순이익은 2015년 25억원, 2016년 14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2015년에는 외상(매입채무)에 대한 현금 결제액이 늘고 선수금 유입액이 줄어든 탓에 전체적으로는 518억 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넥스틸은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자 생산라인 5곳 중 1곳의 가동을 중단하기도 했다.

부족한 현금을 메우기 위해 외부 차입에 나서는 것도 방법이지만 재무 상태가 좋지 않다는 점에서 이마저도 쉽지 않다. 2016년 말 넥스틸의 단기차입금은 약 553억원이다. 유동성장기부채(143억원)까지 합하면 1년 안에 갚아야 하는 차입금만 700억원에 달한다. 반면에 2015~2016년 연평균 영업이익은 100억원 초반대에 불과하다. 당장의 부채 상환도 부담되는 상황이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부채비율이 2015~2016년 300%에 육박한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넥스틸은 비용 절감 차원에서 해외 강관업체와 공동으로 지분을 출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근 국제유가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트럼프 정부의 에너지 자립화 정책으로 셰일가스 개발이 늘어나면서 유정용강관 생산에 관심을 보이는 해외업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넥스틸 관계자는 "여러 강관업체들과 함께 현지 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논의 중"이라며 "하지만 현재로선 자금마련 대책에 대해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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