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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 美 생산설비 확대…선제적 대응에 안도 [미국發 통상 압박]2016년 현지법인 설립, 휴스턴 유정용강관 업체 인수 완료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23 08:21:12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2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의 통상 압박으로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린 가운데 세아제강은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2014년 미국 상무부로부터 반덤핑 관세를 부과받은 이후 휴스턴 지역에 유정용강관 설비를 구축하는 등 선제대응을 마친 덕분이다. 다만 현지에서 생산할 수 있는 물량에 한계가 있기 때문에 무역 제재에 따른 손실을 완전히 피해갈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1960년 10월 설립된 세아제강은 탄소용접(ERW) 강관, 스테인리스용접(STS) 강관 및 티타늄 튜브(Titanium tube), 아연도금·컬러 강판 등을 제조하고 있다. 1967년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자체 제작한 강관을 해외에 수출한 기업이기도 하다. 현재 경상북도 포항, 경상남도 창원, 전라북도 군산, 전라남도 순천 등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다. 해외 거점은 미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에 마련돼 있다.

세아제강이 미국시장에 본격 진출한 건 1978년부터다. 세아제강은 현지 거점 확보를 위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세아 스틸 아메리카(SeAH Steel America)'를 설립했다. 이후 송유관 및 유정용강관(OTCG)의 수출 확대를 위해 1979년 3월 미국석유협회(API)로부터 케이싱(casing), 튜빙(tubing) 등에 관한 모노그램을 획득했다. 1990년에는 미국 파이프 판매회사인 'State Pipe & Supply'를 인수해 현지 공급망을 넓혔다.

2000년대 초 세아제강의 대미 수출 규모는 약 14만톤으로 전체 매출의 11%가량을 담당했다. 수출액의 절반은 송유관 및 유정용강관 판매가 도맡았다.

세아제강은 2007년 포스코와 손잡고 미국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세아제강과 포스코는 US스틸과 함께 미국 피츠버그에 연산 27만톤의 고급 API 강관공장을 건설하는 작업을 추진했다. 총 투자비 9300만달러 중 포스코가 35%, 세아제강이 30%를 출자했다. 같은 해 세아제강은 'SeAH80'의 유정용강관을 자체 개발하는 데도 성공했다.

2006~2007년까지만 해도 2000억원대였던 강관 수출액은 2008년 6300억원으로 3배가량 증가했다. 해외 판매가 확대되면서 세아제강의 실적도 눈에 띄게 개선됐다. 2000년대 중반 1조2000억~1조50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2008년 처음으로 2조원대를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400억원 안팎에서 2008년 2446억원으로 6배가량 증가했다. 자산총액 역시 1조원을 넘어섰다.

세아제강은 늘어나는 유정용강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13년 QT(Quenching-Tempering) 설비를 확대했다. QT는 전기를 활용해 강관을 여러 번 가열함으로써 이를 단단하게 만드는 열처리 설비다. 이외에도 세아제강은 전북 군산공장에 API 강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덕분에 2010년 4000억원대였던 미국 수출액은 2013년 8100억원, 2014년 9880억원으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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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14년부터 이어진 저유가로 유정용강관의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호실적은 오래가지 못했다. 통상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는 돼야 셰일가스 업체가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때 100달러였던 국제유가가 40~5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셰일가스 개발이 잠잠해졌다. 그 결과 2014년 8300억원까지 늘어났던 강관 수출액은 2015년 5200억원, 2016년 4600억원으로 감소했다.

2014년 톤당 97만원이었던 수출용 강관 판매가격이 2015년 85만원, 2016년 70만원으로 하락한 것도 악재였다. 미국 상무부가 국내 철강업체들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영업 환경도 악화됐다. 당시 세아제강은 유정용강관과 송유관에 대해 각각 6.66%, 2.30%의 관세율을 부과받았다. 이로 인해 2012~2014년 2조4000억원대로 늘어난 세아제강의 매출액은 2015년 2조2000억원, 2016년 1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2014년 1642억원에서 2015년 777억원, 2016년 772억원으로 줄었다.

미국의 통상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세아제강이 꺼내든 카드는 현지 생산설비 구축이다. 세아제강은 관세 적용을 피하기 위해 2016년 10월 휴스턴 지역에 '세아 스틸 인베스트먼트 아메리카(SeAH Steel Investment America)'와 그 자회사인 '세아 스틸(SeAH Steel) USA'를 각각 설립했다. 세아 스틸 USA는 약 900억 원을 들여 'OMK Tube'의 유정용강관 및 열처리 공장과 'Laguna Tubular Product'의 열처리 공장 등을 인수했다. 지난해 6월에는 미국 유정용강관 후처리 업체인 'OCTG LLP'의 부지도 매입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고강도 무역 제재안을 발표하면서 철강업계에 비상이 걸렸지만 선제대응에 나선 세아제강은 한시름 놓은 분위기다. 다만 오는 4월 미국 정부가 '한국 등 12개 국가에 53% 관세 부과'를 골자로 하는 2안을 채택할 경우 판매물량 전부를 현지에서 조달하지 않는 한 경영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강관의 경우 미국향 수출이 전체 생산량의 36%로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최종 제재안이 결정되면 타격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하지만 세아제강은 현재 타사에 비해 낮은 관세율을 적용받고 있는 데다 미국에 연산 15만톤의 생산설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무역규제 강화에 유연하게 대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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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아제강 관계자는 "아직 최종안이 나온 게 아니기 때문에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지금까지 취합된 3개의 제재안 모두 다른 내용을 담고 있다 보니 오는 4월까지 기다려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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