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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스틸, 수출물량 80% 의존 '비상위원회 구성' [미국發 통상 압박]유정용강관 '외형성장 견인', 저유가 속 '이중고'

심희진 기자공개 2018-02-21 08:27:25

이 기사는 2018년 02월 20일 16: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휴스틸이 미국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철강 제품에 고율 관세를 매기는 수입 규제안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휴스틸의 재도약을 견인한 미국 시장이 경쟁력을 저하시킬 위협 요소로 변할 가능성이 짙어졌다.

휴스틸은 타개책을 모색하기 위해 비상위원회를 꾸린 상태다. 미국의 압박에 대해 휴스틸이 어떠한 대응안을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재도약의 발판' 미국 유정용강관 시장 진출

1967년 4월 설립된 휴스틸은 포스코, 무안강철 등으로부터 매입한 원재료로 강관을 제조하는 업체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법정관리 상태였던 휴스틸은 2001년 7월 신안그룹에 인수되면서 경영정상화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휴스틸이 도약의 발판으로 삼은 건 해외시장이다. 중국, 미국, 동남아시아 등지로 강관 판매처를 다변화한 결과 2000년대 초반 600억원대였던 수출액은 2004년 865억원, 2005년 940억원, 2006년 110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매출액도 2004년 3000억원대를 돌파한 이래 2005년 3268억원, 2006년 3744억원, 2007년 4128억원으로 꾸준히 늘어났다.

휴스틸은 2008년 미국 유정용강관(OCTG) 시장 진출로 다시 한 번 변곡점을 맞았다. 원유와 천연가스 시추에 사용되는 유정용강관은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휴스틸은 고강도 유정용 강관을 생산하기 위해 QT 설비를 도입했다. QT는 전기를 활용해 강관을 900℃ 이상의 고온으로 가열한 뒤 다시 600℃에서 재가열하는 설비다.

휴스틸 관계자는 "총 수출에서 미주지역이 차지하는 비중이 80%인데 제품군 대부분이 유정용강관"며 "QT설비 도입으로 미주향 수출 물량은 이전보다 3~4배 늘었다"고 말했다.

유정용강관 사업 확대에 힘입어 휴스틸은 글로벌 석유 메이저인 쉘(Shell)을 포함해 미국 에너지 업체인 윌리엄스(Williams) 등의 공급업체로 등록됐다. 그 결과 수출액은 2007년 1309억원에서 2008~2009년 2000억원 중후반대로 두 배가량 늘었다. 매출액은 2008년 처음으로 6000억원을 돌파했다. 2007년까지만 해도 톤당 70만원대였던 수출용 강관 판매가격이 145만원으로 상승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휴스틸 관계자는 "2008년에는 수출 시장의 호조 덕분에 내수판매 부진을 만회할 수 있었다"며 "특히 유가상승이 석유 채굴을 촉진함에 따라 유정용강관의 수요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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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유가에 따른 판매 감소·美 관세 확대 검토 '이중고'

하지만 호실적은 오래가지 못했다. 2014년 이후 장기간 이어진 저유가로 유정용강관의 수요가 급격히 줄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70~80달러는 돼야 셰일가스 업체가 채산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한때 100달러였던 국제유가가 40~50달러까지 떨어지면서 셰일가스 개발이 잠잠해졌다. 그 결과 2014년 50%까지 늘어났던 미국향 강관 수출 비중은 2015년 45%, 2016년 30%로 하락했다.

2010년대 초 톤당 100만원대 중반이었던 수출용 강관 판매가격이 2015년 82만원, 2016년 68만원으로 하락한 것도 악재였다. 미국 상무부가 휴스틸 등 해외 철강업체들에 반덤핑 관세를 매기면서 영업 환경도 악화됐다. 이로 인해 2011~2012년 400억원대로 늘어난 휴스틸의 영업이익은 2015년 82억원, 2016년 13억원으로 감소했다. 매출액도 2014년 5500억원에서 2015년 4385억원, 2016년 3640억원으로 줄었다.

휴스틸 관계자는 "지난해 수출량이 늘어난 덕분에 실적이 회복되긴 했다"며 "하지만 미국의 보호무역 주의가 강화된 탓에 시황이 계속 좋진 않았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철강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이는 작업에 착수하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오는 4월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 정부는 △한국과 중국·브라질·베트남 등 12개국 제품에 최대 53%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모든 수출국가의 물량을 2017년 대비 63%로 줄이는 방안 △모든 철강제품에 일괄적으로 24%의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 중 한 가지를 발효할 예정이다.

휴스틸은 이에 대응하기 위해 최근 비상위원회를 꾸렸다. 비상위원회는 생산공장 이전, 중국 등 타 지역 비중 확대 등 다양한 카드를 놓고 논의를 벌이고 있다. 현재 휴스틸의 생산라인은 국내 3곳(충청남도 당진·전라남도 목포·대구)에 한정돼 있다. 해외 거점으로는 미국 판매법인(Husteel U.S.A)만 존재한다.

휴스틸 관계자는 "미국 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해 비상위를 구성했다"며 "아직 논의 중인 단계라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대처할지 확답을 줄 순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17일 정부 관계부처와 철강업계가 미팅을 가졌는데 차후에도 대응방안 강구를 위해 몇 차례 더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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