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연매출 1조 청사진 '엇갈린 전망' [Company Watch]연 25% 성장 이어가야 vs M&A 통한 외형 확대 필요
서은내 기자공개 2018-03-20 08:07:06
이 기사는 2018년 03월 19일 14: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매직이 생활가전 렌탈 시장에서 '1위 달성'을 목표로 내세웠다. 2020년까지 매출 1조 원대에 진입하고 렌탈 계정은 300만개에 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SK매직의 현재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5242억 원이며 렌탈 계정은 약 130만개다. 3년 내에 매출은 두 배, 렌탈 계정은 2.3배로 불리겠다는 그림이다.최근 SK매직의 빠른 성장세를 보면 불가능한 시나리오도 아니다.SK매직은 최근 3년 동안 약 68%의 성장률을 보였다. 하지만 렌탈 시장의 치열한 경쟁 상황을 감안하면 이같은 성장 추세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기 어렵다.
업계에선 M&A 가능성에 대해 더 무게를 두고 있다. SK매직 자체 자금으론 불가능하지만 모회사 및 그룹의 지원이 있다면 가능한 일이다. SK매직 자체의 성장이든, M&A든 결국 모회사의 지원과 의지에 달려 있다.
◇경쟁 심화되는 렌탈시장…연평균 25% 성장 가능할까
류권주 SK매직 사장은 최근 신제품 발표회에서 2020년까지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려면 앞으로 3년간 매년 25%씩 성장해야 한다.
과거 3년 추세만 본다면 성장률 25% 달성은 가능해보인다. SK매직의 계정은 2014년 말 57만9000개에서 지난해 130만 개로 3년 새 두배 가량 늘었다. 매출도 2014년 3103억 원에서 3년 새 5241억 원으로 68% 증가했다. 2020년 목표치인 2배 수준에는 조금 모자라지만 불가능한 성장률도 아니다.
최근 SK매직이 이룬 성과는 든든한 모회사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SK매직은 전통 강자들에 비해 방판 조직이 약했던만큼 초기 홈쇼핑을 적극 활용했다. 비싼 홈쇼핑 채널의 수수료를 감당하며 일정 수의 계정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판매관리조직을 확대했다.
렌탈사업 확대에 필수인 대규모 자금 조달 과정에도 모회사의 백그라운드가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렌탈업 초기에는 마케팅, 광고비뿐 아니라 렌탈제품 마련에 거액 투자가 필요하다. SK매직은 지난해 9월 공모 회사채 400억 원을 발행해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며 오는 4월에도 700억 원 규모로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회사채 시장에서 SK매직은 SK네트웍스를 포함한 그룹의 사업 지원의지가 높다는 점이 채권 발행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다만 현재 경쟁이 격화되는 렌탈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낙관하기만은 어렵다. 렌탈시장에서 급격한 성장세를 나타내는 건 SK매직만이 아니다. LG전자가 신개념 렌탈 제품군을 도입하고 할인 마케팅 정책을 펴고 있다. 쿠쿠홈시스도 점유율 싸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시장에 다시 모습을 드러낸 렌탈원조 웅진의 등장도 또 하나의 변수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 시장은 최근 자리를 수성하려는 전통 강자들과 저가 및 할인 정책, 새로운 제품기능으로 점유율을 뺏어오려는 후발 주자들의 치열한 싸움이 진행 중"이라며 "1위업체인 코웨이와 나머지 업체들 간 격차는 여전히 크나 코웨이의 점유율은 줄어드는 반면 후발 업체들이 빠른 속도로 치고나와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양상이다"라고 설명했다.
직전 3년간 SK매직의 급성장은 SK에 편입된데에 따른 기저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향후 3년간 이런 성장세가 그대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 터닝포인트가 될 새로운 방식의 제품 또는 전략이 필요하다. 올해 SK매직은 새 정수기 제품의 특장점으로 스테인리스 직수관을 내장에 따라 오염 가능성이 적다는 점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LG전자와 SK매직이 과거 직수방식의 정수기를 출시했을 때만큼의 특별한 매력은 부족하다는 게 업계 평가다.
◇SK네트웍스, 렌탈업체 추가 M&A 가능성도
SK매직 자체 성장 만으론 3년 만에 현재의 두 배가 넘는 300만계정 달성은 비현실적인 목표란 분석도 나온다. 모회사나 SK그룹 차원에서 추가적인 M&A를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이유다.
류권주 대표는 공식석상에서 "타당성이 있는 매물이라면 렌탈업체 인수도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종업체간 카니발라이제이션(잠식가능성) 영향을 최소화한다면 인수합병 방안은 점유율이나 외형 확대에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다.
최근 투자금융업계에서 청호나이스가 잠재적인 매물로 회자되고 있다. SK매직이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도 뒤따른다. 한 신용평가사 애널리스트는 "SK매직은 사업 확장단계에서 재무부담이 확대되는 추세이며 투자비, 마케팅비용 등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고는 있지만 볼륨확대 정책에 따른 자연스런 현상"이라며 "렌탈 시장에서 SK매직만으로 시장 지위력 확보가 어려운만큼 모회사나 그룹 차원에서 파이낸싱 등을 활용해 인수에 뛰어들 개연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SK네트웍스가 6000억 원 이상 자금을 쏟아부어 SK매직을 인수한 지 1년 반 밖에 흐르지 않았다는 점, 그리고 현재 모회사의 자금 사정을 감안할 때 당장의 추가 인수 확률이 높지 않다는 얘기도 있다. 또다른 신평사 애널리스트는 "모회사인 SK네트웍스 역시 자금 상황이 녹록치는 않다"면서 "가능성을 배제하긴 어려우나 당장의 기업 인수 가능성이 높다고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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