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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식 주주소통의 첫 무대 [thebell desk]

김일문 산업2부 차장공개 2018-03-23 08:11:30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2일 07:5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입이 바짝바짝 타들어간다. 갈증을 없애려 연신 냉수를 들이킨다. 박정호 사장이 의장 자격으로 처음 단상에 선 SK텔레콤 주주총회장에서 진땀을 뺐다.

박 사장에게 첫 주주총회는 아마추어 가수의 데뷔 무대 만큼이나 긴장된 순간으로 기억될 것 같다. 주주들과 처음 만나는 자리였기 때문이었을것이다. 더욱이 그동안 다른 주총과 다른 분위기를 연출해야 했다.

이날 주주총회는 무려 2시간 넘게 걸렸다. 표결 사항이 있긴 했으나 주주들에게 발언 기회를 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의사진행이 너무 늦다는 불만부터 배당이 적어졌다는 비난까지 박 사장은 "한마디 하겠다"는 모든 주주들에게 마이크를 쥐어줬다.

통상적으로 주주들은 일년에 딱 한 번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경영진을 직접 만날 수 있다. 그 만큼 주주로서 하고 싶은 말도 많고, 또 경영진에게 듣고 싶은 것도 많을 수 밖에 없다. 수많은 주주들이 한꺼번에 모이는 자리다보니 사고도 많다. 고성이 오고가고 몸싸움이 일어나는가 하면 종종 험악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 회사들은 주총장에 직원들이나 일명 용역형 주총꾼들을 풀어 놓는다. 불필요한 의사 발언이 이어지면 이를 제지하고 의사 진행발언을 한다. '이번 안건은 회사에서 잘 알아서 할테니 박수로 통과시킵시다'란 멘트가 단골 표현이다. 다른 소액 주주들의 불만이나 질문은 원천봉쇄 당하기 일쑤다.

훼방을 놓기 위한 주총꾼들도 있다. 의사 발언을 방해할 목적으로 주총장을 찾아 진행을 일부러 방해한다. SK텔레콤 주총장에서도 심증이 가는 인물들이 몇 있었다. 대개 이같은 주총꾼들은 소액의 촌지를 노리는 경우가 다반사다.

박정호 사장은 그동안 주총을 이끄는 이사회 의장들과 사뭇 다른 태도를 취했다. 주총꾼들의 의견도 하나하나 들었다. 평소 강조했던 '소통'의 방식을 주주총회에서도 선보였다. 주총꾼들의 말도 안되는 주장도 하나하나 경청했다. 급기야 다른 주주들이 주총꾼의 훼방성 발언을 말리기 시작했다.

박정호 사장은 이번 주주총회는 새로운 시도란 점에서 박수받을만하다. 올핸 곤욕을 치럿지만 내년엔 달라질 것을 기대해본다. 주주들의 의식까지 한단계 더 성숙해지면 선진국에서 진행되는 축제같은 주주총회를 만드는 것도 불가능해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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