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글로비스 합병 '특별결의' 산넘어 산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모비스, 알짜사업 이관에 매출·현금흐름↓…합병비율도 주목
임정수 기자공개 2018-03-30 08:12:09
이 기사는 2018년 03월 29일 11: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이 현대모비스를 정점으로 한 지배구조 개편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현대모비스 분할 합병 방안에 대한 주주총회 특별결의라는 산을 넘어야 한다. 현대모비스 주주들이 주력 사업부를 떼어 내면서 덩치가 줄어드는 것을 용인할 수 있을지 여부가 관건이다. 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처럼 합병비율에 대한 적정성 문제가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현대모비스는 오는 5월 2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주총 의안은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에 대한 건이다. 지난 28일 분할 합병안을 발표하면서 주주 명부를 폐쇄했다. 주주총회 전인 오는 4월 12일에 주주를 확정할 계획이다.
회사 분할합병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하는 사안이다. 주주총회에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분할합병안에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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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의 경우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그룹 계열사 등이 보유한 지분율이 총 32.89%다. 지분율 순대로 기아자동차(16.88%), 정몽구 회장(6.96%), 현대제철(5.66%), 자사주(2.72%), 현대글로비스(0.67%) 등이 나눠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그외 5% 이상 지분을 보유한 주주는 국민연금공단(9.82%)이 유일하다.나머지 기타 주주들이 57.29%를 보유하고 있다.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려면 오너와 계열사 지분 외에 30~40% 이상 의결권의 지지를 추가로 얻어내야 한다.
하지만 현대모비스 주주들 입장에서는 분할합병안이 불만스러울 수 있다. 모듈사업부와 AS부품 사업부를 글로비스로 떼어내면 모비스의 덩치가 크게 쪼그라들기 때문이다. 현대모비스의 시장가치는 28일종가 기준으로 25조 4000억원으로 추산된다. 분할되는 모듈과 AS사업부의 가치가10조원, 존속 모비스 가치는15조원 내외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AS부품 사업부는 현대모비스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 온 알짜 중 알짜 사업으로 꼽힌다. 모듈과 AS사업부가 창출하는 연간 매출은 14조원에 달하고 영업이익률도 10%로 상당히 높다. 글로비스는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반면에 모비스는 사업 영역이 반으로 쪼개진다.
존속 현대모비스는 친환경 사업과 첨단운전자보호장치(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 사업 등이 남는다.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전장 부문 강화를 고려하면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지만 기술개발(R&D)을 위한 대규모 투자도 수반한다. 당장의 매출과 현금흐름 감소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주주들의 입장이 주가에도 반영되고 있다. 29일 주식시장에서 알짜 사업부를 이관받는 현대글로비스의 주가는 10% 가량 급등한 반면에 사업이 쪼그라드는 현대모비스 주가는 5% 이상 떨어졌다.
현대모비스 주주들이 보상으로 받게 되는 글로비스 주식 수도 주주들의 찬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분할된 현대모비스와 현대글로비스의 합병 비율은 0.61 대 1이다. 현대모비스 주주들은 주식 1주당 현대글로비스 신주 0.61주를 배정 받는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합병비율 문제가 제기된 바 있다"면서 "그룹 총수 일가가 보유한 글로비스 지분 희석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비스 주주에게 배정하는 합병 신주 수를 가능한 범위 내에서 최소화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은 이와 관련해 "비상장회사로 간주되는 현대모비스 분할사업부의 경우 전문 회계법인이 본질가치를 산정했고, 상장사인 현대글로비스의 경우 기준주가를 적용해 두 회사의 합병비율을 정했다"면서 "자본시장법상 규정대로 분할 및 합병비율을 정해 문제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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