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12일 16: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급여력(RBC)비율 관리에 공을 들이는 KDB생명보험(이하 KDB생명)이 한국신용평가(한신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 하향 평가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다. 한신평이 KDB생명 후순위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한 단계 내림에 따라 발행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KDB생명은 지난해부터 신용평가회사와 후순위채를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빚고 있다.12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KDB생명은 한신평이 내린 후순위채 등급 하향에 대해 회사차원에서 반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신평은 KDB생명의 RBC비율을 유지할 수 있을 지 불확실성이 있고 영업기반 약화로 이익창출을 통한 경상적인 자본 적정성 유지능력이 낮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를 반영해 KDB생명의 후순위무보증 회사채 신용등급을 'AA-(부정적)'에서 'A+(안정적)'로 조정했다.
신용등급이 하락하면 회사채 발행 시 더 높은 금리를 제공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후순위채 금리의 기본이 되는 국고채 5년물도 작년 말 1% 후반대에서 이달 들어 2.4%내외까지 오르는 등 전체적인 상승세다. KDB생명 입장에서는 신용등급 하향으로 후순위채 발행부담이 가중되는 것이다.
KDB생명은 지난해 말 3000억원 유상증자에 성공해 RBC비율이 상승해 경영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 중이고 추가적인 자본확충 계획도 있는데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않아 억울하다는 의견이다.
신용평가사와 KDB생명가 후순위채를 두고 신경전을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9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는 KDB생명 부채비율 3000%를 초과했다는 이유로 후순위채 2400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사유가 발생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사채관리회사인 키움증권이 2분기 말 KDB생명 부채비율이 3178%라고 금융투자협회에 보고했기 때문이다. 당시에도 KDB생명은 신평사 의견에 대응방안을 모색한 바 있다. 부채비율은 연말 결산이 기준이라 2분기 상황만으로 판단할 수 없고 연말 유상증자를 앞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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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한이익상실은 돈을 빌려준 투자자가 채무자 신용위험 상승을 이유로 대출금을 만기 전에 회수하는 것을 말한다. KDB생명이 맺은 후순위채 계약에 따르면 부채비율 3000% 초과 시 채권자는 조기 상환을 요구할 수 있다. 이 경우 상환해야 하는 후순위채가 2360억원에 달해 자본확충이 급한 KDB생명에 큰 부담이 된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결산 기준으로 KDB생명의 부채비율은 3000%를 초과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신평사의 평가가 맞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조기상환을 요구한 곳이 없었고 올해 1월 유상증자가 완료되면서 곧바로 부채비율이 떨어졌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KDB생명의 부채비율은 3900%가 넘었지만 유상증자 후 2000% 중반 이하로 하락했다.
KDB생명이 보유한 후순위채 중 내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은 1400억원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 4억 달러 규모 해외신종자본 발행을 우선 진행 중이라 RBC비율에 큰 타격은 없을 전망이다. 이번 한신평의 후순위채 신용등급 하락 평가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이번 후순위채 신용등급 하향 소식을 듣고 당황스러웠다"며 "신종자본증권 발행 시 RBC비율이 180%까지 상승한다. 이후 채권 발행계획은 시장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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