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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권오준의 리튬사업' 제동 걸리나 집권 2기 핵심 '신성장 동력 발굴'…'수장 교체' 동력 약화 불가피

심희진 기자공개 2018-04-19 08:14:21

이 기사는 2018년 04월 18일 13: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갑작스럽게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시장의 이목은 권 회장의 숙원 과제였던 2차전지 사업에 쏠려 있다. 포스코 측은 올초 컨퍼런스콜을 통해 상반기 내로 리튬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지만 컨트롤타워 부재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장밋빛 전망에 노란불이 켜졌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권 회장은 집권 2기 핵심 목표로 '리튬 사업 확대'를 꼽았다. 파이넥스(Finex), 니켈과 더불어 3대 신수종 소재로 거론되는 리튬을 상용화해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었다. 4차 산업혁명의 다이아몬드라 불리는 리튬은 전기자동차의 핵심인 2차전지를 만드는 데 반드시 필요한 자원이다. 정보통신(IT) 기술 발전과 맞물려 리튬의 시장 규모도 빠르게 커지는 중이다. 2015년 톤당 6500달러 수준이던 탄산리튬의 가격은 최근 1만달러까지 상승했다.

포스코는 2016년 아르헨티나에 파일럿플랜트(pilot plant)를 가동해 리튬 사업의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했다. 이후 2017년 2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1500톤의 리튬 추출공장을 설립했다. 올초엔 호주 리튬광산 개발업체 지분 일부(4.75%)를 인수했다.

권 회장의 지휘 하에 그룹 계열사들도 음극재, 양극재 등 2차전지 소재 사업을 확대했다. 포스코켐텍은 음극재의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증설 작업에 돌입해 지금까지 총 9개 설비를 구축했다.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비중을 높이기 위해 일본 미쓰비시와의 기술 협력도 강화했다. 지난해 2월에는 LG화학과 3060억원 규모의 음극재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양극재 생산을 전담하고 있는 포스코ESM은 주력 제품인 리튬망간산화물(LMO), 리튬티타늄산화물(LTO)의 기술 인증 및 판매를 시작했다. 지난해 1월엔 저속전기차용 고용량 양극재인 'PG(POSCO Gradient)-NCM(Nickel Cobalt Manganese)' 양산에 성공했다. 권 회장의 투자 의지는 지배구조 변화로도 나타났다. 2012년 출범한 포스코ESM의 주주는 포스코(50%)와 휘닉스소재(50%)였다. 지난해 말 유상증자 과정에서 포스코가 지분율을 75.32%까지 끌어올려 경영권을 확보했다.

리튬 개발은 권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장에 오른 2009년부터 지난 8년간 키워온 숙원 과제다. 권 회장은 중장기적으로 포스코켐텍, 포스코ESM의 2차전지 소재 부문을 하나의 플랫폼으로 통합해 리튬 사업의 시너지를 강화할 계획이었다.

성장가도를 달리던 포스코의 신성장동력 발굴은 '총수 사퇴'라는 거대한 암초에 부딪혔다. 18일 오전 임시 이사회에서 권 회장은 사임 의사를 표명했다. 최고경영자(CEO)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후임 인사가 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겠다는 입장이지만 활동범위가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리튬 개발을 진두지휘하던 권 회장이 물러남에 따라 그간 동력을 받아왔던 사업 추진도 잠시 주춤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권 회장의 자원개발 프로젝트를 둘러싼 비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 향후에도 기술력 확보에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투입돼야 한다는 점 등도 2차전지 사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권 회장이 RIST원장 재직 시절부터 리튬을 비롯한 2차전지 소재 사업을 적극 추진했던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라며 "권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나면 리튬 사업의 동력은 약화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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