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04월 20일 08시18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일 바이오와 제약 섹터 기업의 주가가 곤두박질 쳤다. 지난해 말부터 주가가 가파르게 상승한 중소형 회사를 위주로 급락세를 보였다. 나이벡과 코아스템, 파미셀 등 몇몇 기업은 하락율이 20%에 육박했다.바이오주의 가격 변동성(Volatility)은 본래 국내 증시에서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섹터 전반의 주가가 급작스레 폭락하자 투자자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날 주가 급락의 원인으로 지목된 건 공교롭게도 당일 유진투자증권이 발표한 한장의 보고서였다.
'중소형주 시장의 바이오 버블, 시장 건전성 심하게 훼손'이라는 제목에서 이미 강경한 어조를 느낄 수 있다. 이 보고서에선 글로벌 바이오 인덱스인 NBI(Nasdaq Bio Index)와 국내 KRX 헬스케어 지수 등을 비교하면서 '바이오 거품' 논리를 전개한다. "파티는 끝나간다"는 마지막 말로 보고서는 끝을 맺고 있다.
올 들어 개미 투자자 가운데 바이오 주식을 1주도 사지 않은 이가 없다고 할 정도로 열풍이었다. 당연하게도 유진투자증권과 보고서를 쓴 애널리스트는 개인 투자자로부터 뭇매를 맞고 있다. 네이버 증권의 유진투자증권 게시판엔 보고서를 성토하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1일 평균 3~4건에 불과하던 게시글이 어제 하루에만 수백여 건으로 늘어났다. 바이오와 제약 등 개별 기업의 게시판에 걸린 글을 더하면 수만여 건으로 불어날 기세다. 일부 투자자는 이날 새벽까지도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격분한 투자자의 마음은 이해가 간다. 바이오 산업 육성엔 정부가 앞장서 팔을 걷어 부치고 있고 글로벌 증시에서도 신약개발 기업의 가치를 현재 실적에 맞춰 평가하지 않는다. 쌈짓돈을 털어 유망하다는 바이오 주식을 샀는데, 평가를 절하하는 보고서에 주가가 급락하면 달가울 리가 없다.
하지만 경종을 울리는 게 애널리스트의 일이라고 말하면 무리가 있을까. 물론 바이오 섹터와 개별 기업의 주가 향방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정답을 갖고 있지 않다. 다만 애널리스트가 직업적 양심 아래 시도하는 소신 발언을 아예 용납하지 않는 분위기가 조성될까 우려된다. 그간 증권사 보고서가 오직 매수만 외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유진투자증권의 보고서 이후 다른 증권사의 애널리스트는 "파티는 끝나지 않았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바이오시밀러 영역에선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미 한국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고, 빅파마(글로벌 제약사)에 기술 수출한 신약개발사도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바이오의 저력을 신뢰하는 시각도 역시 만만치 않다.
이번 화제의 보고서에선 정확히 지적하고 싶은 기업이 따로 있었을지 모른다. "전임상단계의 물질만 확보했다는 뉴스만 나와도 급등한다" "바이오와 전혀 상관없는 업체가 바이오 사업을 추가하고 인력을 확보해도 주가는 고공 행진한다"는 대목이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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