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PB'가 지핀 이랜드리테일 IPO 흥행 불씨 30여 개 의류브랜드 실적, 모던하우스 빈자리 메워
양정우 기자공개 2018-04-23 10:15:1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0일 18: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리테일이 패션 자체브랜드(PB)로 기업공개(IPO) 흥행의 불씨를 지폈다. 재무 개선 차원에서 캐시카우인 모던하우스를 팔면서 당분간 실적이 흔들릴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30여 개의 패션 PB가 모던하우스의 빈자리를 메우는 동시에 실적 성장을 이끌고 있다.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2조 638억원, 22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1조 9005억원, 2163억원)보다 12%, 4% 가량 늘어난 규모다. 두 실적은 모두 모던하우스와 과거 연결법인(이랜드파크 등)을 제외한 수치다.
이랜드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면서 이랜드리테일의 프리IPO와 모던하우스 매각을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이랜드리테일은 핵심 사업(모던하우스)을 판 동시에 이랜드파크 등 일부 계열사 지분을 이랜드월드에 매각했었다.
모던하우스를 팔기 전 이랜드리테일의 2016년 실적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3조 1226억원, 2620억원 규모였다. 모던하우스 사업을 제외한 지난해 실적이 아직 예전 수준엔 이르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 IPO를 지켜보는 IB업계에선 지난해 실적을 선방한 결과로 보고 있다.
사실 이랜드리테일이 영위한 도심형 아울렛(전국 50여 개 매장) 비즈니스는 내수 부진과 경쟁 심화에 직면해 있었다. 이런 위기 가운데 캐시카우를 팔아치우면서 실적 악화가 우려돼 왔었다. 그러나 뜻밖에도 매출 규모를 1600억원 이상 끌어올리는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이랜드리테일이 깜짝 성장한 배경엔 패션 PB 사업이 자리를 잡고 있다. 본래 이랜드리테일은 NC와 뉴코아아울렛, 2001아울렛, 동아백화점 등 주요 매장에서 저가 의류와 이월 상품을 판매하는 사업 모델을 갖고 있다. 하지만 자체 의류 상품인 패션 PB 30여 개를 론칭하면서 히트를 치는 데 성공했다.
이랜드리테일의 패션 PB는 △신사(Lanzi, tot 등) △숙녀(Datum, alto TUBE 등) △캐주얼(JVIM, CINDY 등) △아동(CINDY KIDS 등) 등 4개 섹터로 나눠져 있다. 기존 이랜드 브랜드와 달리 자체 생산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췄고, 빠른 트렌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리테일이 패션 PB의 인기에 힘입어 실적 성장에 성공했다"며 "유통업계 최초의 시도이자 가장 많은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패션 변화를 민감하게 반영하는 동시에 가성비를 갖춰 최근 소비 트렌드에 부합한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반 이랜드리테일은 프리IPO를 실행하면서 투자자와 내년 상반기까지 IPO를 약정했다. 자칫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상장해야 했지만 패션 PB 덕분에 IPO 흥행의 청신호가 켜진 것이다. 실적 성장세가 이어지면 이랜드리테일은 제 값을 받을 수 있는 여건을 갖출 수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재무구조는 모던하우스 매각(7000억원)과 프리IPO를 거치면서 이미 상당히 개선된 상태다. 부채비율은 2016년 말 209.37%에서 지난해 말 103.23%까지 떨어졌다.
이랜드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방안에서 이랜드리테일 IPO는 대미를 장식할 이벤트다.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밸류에이션에 따라 모회사 이랜드월드의 구주매출 규모가 좌우된다. 그룹의 지주사 격인 이랜드월드의 재무개선 효과가 결국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결과에 달려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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