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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비스 분할합병안' 표 대결 벌어지나 [엘리엇 재상륙]"현대차 수용 어려운 제안"…"엘리엇과 모비스 주주 이익 배치"

임정수 기자공개 2018-04-24 08:13:08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4일 07: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주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현대차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2차 입장을 발표하면서 현대모비스 분할·합병안을 놓고 의결권 대결이 벌어질 지 주목된다.

엘리엇은 현대차와 모비스가 합병해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는 모비스를 분할해 글로비스와 합병하겠다는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과는 완전히 배치된다. 지난 4월초 현대차와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을 10억달러(약 1조 500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이후 구체적 요구안을 제시했다.

투자은행(IB) 업계는 이를 두고 현대차그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라고 분석했다.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은 정부와 여론 등 이해관계자(Stake Holders)를 모두 만족시키는 것으로 특정 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지배구조 개편안을 모두 뜯어고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엘리엇이 현대차가 수용하기 어려운 안을 제시한 것은 표 대결 구도를 만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현대모비스는 내달 29일 서울 강남구 테헤란로에 위치한 현대해상화재보험 대강당에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한다. 지난 달 28일 분할 합병안을 발표하면서 주주 명부를 폐쇄하고 이달 12일에 주총 대상이 되는 주주를 최종 확정했다. 회사 분할합병 안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야 한다. 출석 의결권의 3분의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엘리엇이 자체적으로 보유한 모비스 지분율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엘리엇이 보유한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주식 1조 500억원어치를 지분율로 환산하면 기업당 1.4% 남짓이다. 엘리엇은 당초 현대차그룹이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를 분할·합병하는 방식의 지주사 체제 전환을 예상하고 3사 주식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고려하면 현대모비스보다 현대차와 기아차 쪽 보유 지분이 더 많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48%에 달하는 외국인 주주들이 변수다. 국민연금을 비롯한 기관투자자와 소액 주주들의 행보도 주목된다. 이들 지분율은 20% 수준이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모비스 분할합병 비율이 존속 모비스에 다소 불리하게 산출됐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현대모비스는 국내외 기업설명회(IR)을 잇따라 개최해 주주 설득에 나서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이나 소액 주주들이 엘리엇 쪽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배제하기는 어렵다"면서 "표 대결 국면이 됐다"고 진단했다.

모비스 주주들의 이해관계가 엘리엇과 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엘리엇의 제안은 현대차와 기아차 수익률 제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현대차, 기아차, 모비스가 분할합병할 경우 모비스 주가에 득이 될 것으로 보장하기 어렵다. 오히려 지주회사의 투자 제한, 금융 계열사 보유 금지 등의 요건을 맞추려면 지배구조나 사업상 혼란이나 손해가 더 커질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임시 주주총회는 모비스 주주들의 의견을 묻는 절차"라며 "엘리엇의 이익과 모비스 주주들의 이익이 서로 배치되는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엘리엇이 추가적인 요구안을 내 놓으면서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 주가에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엘리엇 입장에서 임시 주주총회에서 표 대결에서 진다고 하더라도 주가 상승이라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엘리엇은 지난 23일 현대차그룹에 추가 서한을 보내 현대차-모비스 분할합병을 통한 지주사 체제 전환 이외에도 자사주 소각, 순이익의 40~50% 배당 등 주주환원책을 요구했다. 또 경험있는 사외이사 3명 추가로 선임하는 등의 이사회 구조와 경영의사결정 구조 개선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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