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갑질' 대한항공, 경영현안 줄줄이 '불시착·지연' 직원 인사·내부 행사·조인트벤처 설립 등 차질, 무기한 연장
고설봉 기자공개 2018-04-27 10:22:00
이 기사는 2018년 04월 26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너 일가 '갑질' 이슈로 대한항공의 경영 시계가 멈춘 모습이다. 14년째 진행하던 식림행사 일정을 확정하지 못하고, 직원 인사도 발표를 무기한 미루고 있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적극 추진해온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 설립도 출범 시기를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26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올해 몽골 바가노르시 사막화 지역 식림사업 일정을 확정하지 못했다. 2017년 입사자를 중심으로 봉사활동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로 촉발된 사태가 장기화 하며 무기한 연기됐다.
식림행사는 매년 입사 2년차 직원과 운항승무원 등 임직원 200여명이 참여한다. 대한항공은 사막화 진행을 막고 지구를 푸르게 가꾸는 '글로벌 플랜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04년부터 몽골에 '대한항공 숲'을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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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전무의 '갑질' 사태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일가에 대한 퇴진 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조 회장 일가에 대한 전방위 압박이 가속화 하면서 대한항공의 시스템도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조 회장 일가의 강한 오너십으로 경영이 이뤄졌던 만큼 오너십에 공백이 생기자 차질을 빚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대한항공은 이번 식림행사뿐만 아니라 각종 현안에서 의사결정이 미뤄지고 있다. 일반 직원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사 발표도 2주 이상 늦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올해 승진자 등에 대한 최종 결재가 끝났으나 아직까지 발표가 나지 않은 상태다.
장기간 준비해온 사업 전략도 착실히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달 말 예정돼 있던 델타항공과 조인트벤처(JV) 출범도 연기됐다. 조인트벤처 출범을 위해 협의해야 할 사항이 아직 남았지만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내년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양사는 조인트벤처가 출범되면 미주 내 290여개 도시와 아시아 내 80여개 도시를 유기적으로 연결할 예정이었다.
대한항공 내부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조 회장 일가의 '갑질 사건'이 터진 뒤 회사 시스템 자체가 사실상 멈췄다"며 "각종 행사 및 사업 등 의사진행 자체가 멈췄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식림활동은 원래 매년 5월에 가지만 올해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며 "인사 발표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대한항공이 경영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동안 대한항공 및 한진그룹에서는 전문경영인이 설 자리가 없었다. 조 회장 일가가 주요 계열사 경영권을 독차지했다. 계열사 12곳 중 11곳에서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를 맡고 있다.
그룹 내부에 전문경영인 숫자가 극소수에 불과하다. 전 계열사를 통틀어 부사장급 이상 전문경영인은 단 5명뿐이다. 직급을 상무급으로 낮춰도 전문경영인은 크게 늘지 않는다. 12개 계열사에 걸쳐 대표이사급 전문경영인은 14명뿐이다. 이들 계열사에 소속된 임직원 수는 2만7125명이다. 임직원의 단 0.05% 만이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셈이다.
증권사 지배구조 전문가는 "전문경영인이 극소수에 불과하고, 이 마저도 권한이 미미한 상황이어서 조 회장 일가가 경영 전면에서 활동하지 못하자 바로 무너져 내리는 모양새"라며 "전문경영인 체제가 확고하면 시스템으로 회사가 운영되지만 오너십이 강한 상황에서는 혼선을 빚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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