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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대폭 손질했지만 "개선 필요" 한 목소리 [2018삼성인식조사/남은과제들]①순환출자고리 30개→4개…현실과 인식 간극 풀어야

김일문 기자공개 2018-05-15 07:50:07

[편집자주]

더벨은 2018삼성인식조사를 통해 일반인과 경제계 전문직 종사자들의 삼성에 대한 의견을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도출된 내용을 바탕으로 삼성에 남은 과제를 점검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국민들이 삼성에 바라는 바와 그동안 삼성이 시도했던 노력들, 그리고 앞으로 삼성이 풀어야 할 과제를 조망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5월 02일 08: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에 대한 대중과 전문가들의 평가는 여전히 박하다. 그 중에서도 지배구조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과 실제 삼성의 모습엔 간극이 넓다.

상당수 국내 재벌기업들처럼 삼성의 지배구조도 과거에는 복잡한 순환출자 구조로 이뤄졌다. 최근엔 순환출자고리도 대부분 해소하는 등 비교적 깔끔해졌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의 지배구조엔 문제가 많다는 인식이 남아 있다.

더벨의 삼성 인식조사에서도 이러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삼성 개혁 방안에 대해 질문한 결과 상당수가 지배구조 개편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삼성에 대한 외부의 시선이 여전히 곱지 못하다는 점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은 나쁘다'는 프레임이 더 강하게 작용하는 탓에 지배구조 개편을 위한 노력은 빛을 보지 못했다.

삼성이 풀어야 할 숙제는 4개의 남은 순환출자고리와 정부 당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금산분리 이슈다. 순환출자고리 이슈는 조만간 해결이 가능해 보이며, 금산분리 이슈는 해결책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마지막 과제만 해결한다면 삼성은 지배구조 이슈에선 자유로워질 수 있다. 이를 제대로 국민들이 알고 삼성의 지배구조를 투명하다고 '인식'하는 것도 필요하다.

◇순환출자고리 30개→4개 축소…사실상 삼성물산 지주사 체제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이 본격화 된 시점은 5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과거 삼성의 지배구조는 수많은 계열사들이 얽히고 설켜 어지러운 모습이었지만 2013년 말부터 순차적으로 순환출자 고리를 제거해 나갔다.

과거 삼성은 오너들이 소유한 에버랜드(현 삼성물산)를 정점으로 제조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간 복잡한 지분 관계를 나타내고 있었다. 상호 출자와 순환출자로 적은 소수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띠었다. 하지만 수차례 진행된 지분 거래로 복잡한 실타래가 하나하나 풀렸다.

2013년 말 삼성물산과 삼성전기가 삼성카드 지분 6.3%를 삼성생명에게 매각하고, 6개월 뒤 삼성카드가 제일모직 지분 4.7%를 삼성전자에 넘겼다. 전자 계열사와 금융 계열사간 교차 소유하고 있던 지분 관계를 정리했다. 에버랜드에 제일모직 패션사업부를 붙여 상장시키고, 최종적으로는 삼성물산과 합병함으로써 현재의 지배구조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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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주요 계열사 지분 관계도

물론 삼성물산과 제일모직간 합병에 대해선 이재용 부회장의 승계를 위한 작업이었다는 평가도 나오기도 했지만 지주사 격인 삼성물산이 삼성생명과 그 아래 금융 계열사를 지배하고, 삼성전자를 통해 전자 계열사를 휘하에 두는 골격이 갖춰지게 됐고 순환출자 고리 해소를 위한 단초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지배구조 자체는 과거에 비해 훨씬 단순해졌다.

과거 30개에 달했던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는 현재 4개로 크게 줄었다.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삼성물산 지분을 보유한 탓에 아직 4개의 순환출자 고리가 남아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이를 해소하겠다는 것이 삼성의 계획이다.

더벨 삼성인식조사에서 '삼성에 조언을 한다면'이라고 물은 결과 '지배구조를 단순화 시켜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 나왔다. 하지만 이는 지난 5년간 삼성의 변화를 체감하지 못한 결과로 보인다. 더욱이 정부가 금산분리 이슈를 강도높게 지적하면서 삼성의 지배구조에 문제가 많은 것처럼 비춰지고 있다.

◇금산분리 해소 압박…해결 과제지만 묘수없어

삼성의 지배구조상 현안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의 처분이다.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되고, 보험계약자들의 돈으로 핵심 계열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정부측 논리다. 반면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금산분리 규정이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법 위반 사항이 아니라는게 삼성의 주장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금산분리 해소를 위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을 종용하고 있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8.23%, 1062만주에 달한다. 삼성화재가 보유한 지분 1.44%, 185만주를 더하면 10%에 육박하는 물량이다. 단순 시가만으로 34조원에 육박한다. 외부에 매각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삼성전자 경영권 훼손이란 양보할 수 없는 문제가 생긴다. 이를 해소할 뾰족한 해법은 아직 없는 상황이다.

삼성의 지주사격인 삼성물산이 이 지분을 가져오는 것이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지만 재무여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 서초 사옥 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통해 돈을 끌어모으고 있는 삼성물산의 움직임도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인수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주가가 꾸준히 상승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지분을 삼성전자에 팔아 마련한 돈으로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을 인수하는 방안이 주식시장을 중심으로 거론된다. 하지만 법개정 움직임과 삼성에 대한 여론 등을 감안하면 이 역시 쉽지 않은 선택이다.

무엇보다 삼성의 숙제는 '변화하는 노력을 외부에서 알아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지배구조가 상당 부분 투명해졌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많다.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하고 금산분리 이슈를 해소해도 여전히 삼성에 대해선 삐딱한 시선을 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삼성의 변화를 외부에 제대로 알리고 인식을 개선하는 것이 더 중요한 과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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