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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매출' 동국산업, 30년 강판 외길 빛봤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①'냉연시장 1위' 7800억 원동력, 대원스틸 인수·미국 등 수출확대 주효

심희진 기자공개 2018-06-12 08:25:01

[편집자주]

철강은 '산업의 쌀'이라 불린다. 대한민국 산업 근대화 중심에 이 쌀을 만드는 중견 철강사들이 있었다. 반세기 가깝게 산업의 텃밭을 지키며 성장했다. 하지만 최근 상황은 녹록치 않다. 글로벌 무역 마찰로 인한 피해가 커지고 있고, 중국의 무차별 가격 공세로 수익성 확보에도 난항을 겪고 있다. 격변기 중견 철강사들을 둘러싼 각종 변수들을 살펴보고, 지배구조와 재무구조 등 자체 경쟁력도 점검한다.

이 기사는 2018년 06월 07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0여년간 강판 사업에 주력해온 동국산업이 지난해 설립 후 처음으로 매출 7800억원대를 돌파했다. 대원스틸, 디케이동신 등을 인수한 데 이어 미국, 중국, 일본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 것이 빠른 성장의 발판이 됐다는 분석이다.

1967년 대원사로 출발한 동국산업은 설립 초기까지만 해도 부동산 매매 및 무역 사업을 영위하던 회사였다. 1976년 경상북도 포항에 위치한 주물제품 생산공장을 매입하면서 철강업계에 첫발을 디뎠다. 이후 1978년 포항공장에 철골공장을 추가 증설하면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동국산업이 강판시장에 본격 등장한 건 1990년이다. 그해 10월 동국산업은 사업목적에 냉연강판 제조·판매를 추가하고 포항공장에 생산설비를 준공했다. 1998년 2월에는 협폭 냉연특수강판(CR)뿐 아니라 열연아연도금강판(HGI) 생산라인을 신설해 제품군을 넓혔다.

이후 2004년 동국산업은 법정관리 중이던 대원스틸(현 시흥공장)을 180억원에 인수해 사세를 확장했다. 대원스틸은 특수강 냉연 생산업체로 자동차, 농기계 등을 만드는데 필요한 원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2004년까지만 해도 2000억원대 머물던 동국산업의 자산총액은 신규 자회사 편입으로 이듬해 3500억원대까지 늘었다.

외형 성장을 위한 동국산업의 노력은 계속됐다. 동국산업은 2008년 2월 칼라인쇄강판 전문 제조업체인 디케이동신을 설립했다. 대기업들이 이미 선점해버린 일반 칼라강판 시장이 아닌 특수 칼라인쇄강판, 라미네이팅 강판 등 고급 수요를 겨냥해 수익 제고를 꾀하겠다는 전략이었다.

해외거점 확보에도 주력했다. 동국산업은 2006년 7월 미국 캘리포니아에 디케이아메리카(DK AMERICA)를 설립했다. 디케이아메리카는 현지 시장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냉연강판 판매망을 구축하는 등의 업무를 맡았다.

고부가 제품 판매, 글로벌 마케팅 확대 등과 더불어 포항공장에 광폭압연기 라인이 증설되면서 동국산업의 실적은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07년 약 2900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이듬해 3600억원으로 24%가량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3억원에서 211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자산총액도 3000억원대에서 5000억원대로 절반가량 불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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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는 2010년대 들어 찾아왔다. 조선업 등 전방산업 침체로 철강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동국산업의 성장세도 다소 주춤해졌다. 2011~2012년 매출은 5000억원 고지를 밟았으나 영업이익은 2013년까지 100억원대에 머물렀다.

동국산업이 돌파구로 꺼내든 카드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동국산업은 신규 수요처 발굴을 위해 2013년 4월 중국 상하이에 디케이차이나(DK CHINA)를 설립했다. 이듬해 2월엔 일본 도쿄에 디케이재팬(DK JAPAN)도 마련했다.

비용 절감을 위한 합병도 마다하지 않았다. 동국산업은 2014년 비슷한 제품을 생산하던 대원스틸을 흡수해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덕분에 냉연특수강판 부문에서 70%의 시장 점유율을 자랑하며 업계 1위에 올랐다. 동국산업의 주력제품인 냉연특수강판은 100% 주문생산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소량의 특성화된 규격을 요구하는 개별 수요자를 대상으로 판매하기 때문에 대기업들이 함부로 진입하기 어렵다.

여기에 동국산업은 수익성이 낮은 임가공 사업을 대부분 중단하고 산세강판(PO) 판매를 줄이는 등의 제품믹스도 병행했다. 냉연특수강판의 원재료인 열연제품 공급이 크게 늘면서 재료비 부담이 낮아진 것도 호재였다.

자체 구조조정, 글로벌 수요처 발굴 등의 노력에 힘입어 동국산업의 매출액은 2015년 7000억원대를 돌파한 이래 2016년 7550억원, 지난해 7840억원으로 매년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2015~2017년 350억~500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2015년만 해도 26만6700톤에 머물렀던 냉연특수강판 판매량은 2016년 27만8500톤, 지난해 27만9300톤으로 늘었다. 칼라인쇄강판의 경우 2015년 36만6600톤에서 2016년 40만1600톤, 2017년 40만3300톤으로 생산량이 확대됐다.

동국산업 관계자는 "특히 칼라인쇄강판 시장은 최근 몇년간 중국산 공급과잉, 철강가격 약세, 가전 및 건설경기 부진 등으로 수요가 감소했다"며 "향후에도 고객 접점 판매전략과 경쟁력 있는 제품개발 등을 통해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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