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세미콘, 이익률 6%…정리해고·자산매각 효과 [사면초가 반도체 패키징]①직원수 200명, 자산 560억 감소…SK 협력사도 간신히 연명
이경주 기자공개 2018-07-03 08:00:40
[편집자주]
반도체 슈퍼 싸이클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해 관련 장비와 소재 업체들까지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하지만 반도체 패키징 기업들은 소외됐다. 반도체 메이커들의 사업 내재화로 실적 개선은 요원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도 어렵다. 사면초가에 빠진 반도체패키징 업체들의 현황을 분석하고 활로를 모색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2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뿐만 아니라 SK하이닉스 반도체 패키징 협력사들도 어려운 상황에 있는 건 마찬가지다. 핵심 협력사 에이티세미콘은 지난해 6%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반도체 슈퍼싸이클 낙수효과라기 보단 강도 높은 구조조정 결과였다. 에이티세미콘은 3년동안 직원수를 200명 줄이고 500억원이 넘는 자산을 매각하면서 이익을 냈다.에이티세미콘은 지난해 매출 1032억원 영업이익 6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6%다. 매출은 전년에 비해 15.6%늘고 영업이익은 80억원 적자에서 흑자전환한 수치다. 매출이 늘긴 했지만 전년 실적이 워낙 안 좋았던 것에 따른 기저효과다. 에이티세미콘은 2014년 1505억원, 2015년 1262억원이었던 매출이 2016년엔 893억원으로 급감했다 작년 소폭 회복된 수준이다. 반도체 특수기인 작년 매출이 2014년보다 500억원 가량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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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세미콘은 SK하이닉스 협력사임에도 낙수효과를 크게 보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이익률이 45.5%(매출30조, 영업이익13조)를 기록했다.
에이티세미콘은 SK하이닉스로부터 가공된 웨이퍼를 받아 잘게 자르고 PCB(인쇄회로기판) 등을 붙인 후 완제품 형태로 포장하는 후공정 패키징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 협력사 중엔 가장 많은 물량을 담당하고 있다. 주요 경쟁사는 해외 패키징 업체 ASE코리아다. 에이티세미콘은 또 다른 후공정인 반도체 테스트 사업도 하고 있다. 테스트는 웨이퍼나 반도체 칩을 전수 검사해 불량 여부를 가리는 작업이다. 사업비중은 패키징이 70%, 테스트가 30% 수준이다.
에이티세미콘이 지난해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3년 동안 진행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 노력 덕분이었다. 에이티세미콘은 2014년 말 직원수가 633명으로 같은 해 정부로부터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 선정으로 선정될 정도로 직원이 많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 반도체 업황 악화로 인한 공급과잉으로 적자가 지속되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지난해 말까지 200여명을 감원해 직원수가 429명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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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세미콘은 더불어 공정가동률 하락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휴장비 등 자산처분에도 나섰다. 그 결과 2014년 말 1330억원 수준이던 유형자산이 지난해 말 766억원으로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구조조정 노력은 원감절감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에 비해 15% 늘었지만 매출원가는 같은기간 855억원에서 886억원으로 3.6% 늘어나는데 그쳤다. 이익을 낼 수 있었던 가장 큰 배경이다. 동시에 에이티세미콘은 같은 기간 판관비(판매비와 관리비)도 118억원에서 85억원으로 27.8% 줄여 이익 극대화를 노렸다. 눈물 겨운 비용감축 노력이 없었다면 지난해도 적자가 지속됐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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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티세미콘이 반도체특수 낙수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SK하이닉스가 고가모델용 패키징을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내재화하는 추세기 때문이다. 그나마 SK하이닉스는 협력사들 사정을 감안해 늘어나는 패키징 수요를 전부 내재화하진 않고 있다. 일정 비중을 꾸준히 협력사들에게 맡기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에이티세미콘 매출이 늘어난 배경이다.
에이티세미콘은 올해도 특수 수준은 아니지만 꾸준히 매출이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 에이티세미콘은 올 1분기 매출이 276억원으로 전년동기 247억원 대비 30억원 가량 늘었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2억원에서 19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도 패키징을 내재화하고 있는 추세긴 100%는 아니고 일정 비중은 협력사에게 맡기고 있다"며 "늘어나는 수요를 100% 자력으로 소화하기엔 비용이 많이 들고, 향후 업황이 하락싸이클에 진입할 경우 가동률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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