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밸류운용, 줄어든 안건…선명해진 반대논리 [운용사 의결권 분석] 반대표 '8→31건' 증가
이효범 기자공개 2018-07-05 10:14:46
이 기사는 2018년 07월 03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 안건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운용사들과 마찬가지로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 범위를 확대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안건이 줄면서 찬반을 결정하는데 신중해졌다는 게 내부적 평가다. 또 의안분석 서비스를 활용해 한층 명확한 반대논리를 제시한다는 점도 특징이다.3일 더벨이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의결권 행사내역(2017년 4월 1일~ 2018년 3월 31일)을 분석한 결과 기업수와 안건수는 각각 61개와 390개로 나타났다. 전기(2016년 4월 1일~2017년 3월 31일) 대비 기업수는 30개 줄었고, 안건수는 217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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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한 9개 운용사 가운데 메리츠자산운용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만 전기 대비 의결권 행사 범위가 축소됐다. 특히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메리츠자산운용에 비해 기업수가 안건수 감소 폭이 더 컸다. 적극적으로 의결권 행사 범위를 확대하지 않은데다, 펀드 내 5% 이상 보유한 기업이나 100억 이상 투자한 기업 수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의결권 행사 대상 범위를 의도적으로 축소하지는 않았다"며 "기준에 해당하는 대상기업수가 줄었고, 작년에 비해서 기업들의 안건수도 많이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답변했다.
안건수가 대폭 줄었지만 전기대비 반대표는 오히려 많아졌다. 반대표를 행사한 안건은 총 31건으로 집계됐다. 반대율은 7.95%를 기록했다. 다른 운용사들에 비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전기 대비 6.63%p 증가한 수준이다. 2016년 4월 1일~2017년 3월 31일 동안 의결권을 행사한 안건 607개 중 반대표가 8건에 불과했던 것과 확연한 차이를 보인 셈이다.
반대표가 늘어난 것은 안건 감소 덕분에 한층 더 꼼꼼한 분석을 한 영향도 있다. 더욱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전 펀드매니저의 분석에 의존해왔던 것에 더해 의안분석 서비스도 참고하기 시작했다.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거의 대부분의 안건에 의안분석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의 선임 시 한층 더 면밀한 검토를 할 수 있게 됐다는게 내부적인 평가다.
전기에 반대표를 행사한 안건은 한국전력공사 이사 및 감사선임 3건, 동원개발 감사 선임 1건, 휴젤 사내이사 선임 2건 등 총 6건이다. 여기에 경동도시가스와 롯데푸드의 전환사채(CB) 및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위한 정관변경의 건에도 모두 반대표를 던졌다.
이번 의결권 행사 내역에서 반대한 안건은 더욱 다양해졌다. 우선 사내이사, 사외이사, 감사위원 등 이사회 구성원 선임 안건에 집중돼 있다. 반대표를 행사한 총 31개 안건 가운데 22건에 몰려 있었다. 이밖에 정관변경 3건, 재무제표 및 이익잉여금처분계산서 승인 3건, 임원퇴직금 지급규정 변경 및 임원보수한도 승인 2건, 자본감소 승인 1건 등 총 9건에도 반대의결을 했다.
반대논리도 한층 구체적이고 명확해졌다. 전기에 이사 및 감사선임 안건에 대한 반대사유로 △업무관련 경력 부재 및 전문성 미검증 △다른 후보자가 더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 △ 현 경영진 경영성과가 양호해 주주제안에 따른 사내이사 찬성 근거 부족 등이었다. 이번 의결권 행사 기간 동안에는 △연속재임연수 7년 이상의 장기연임 △기업과 특수관계인 해당 △후보검증 절차 미비 △신의성실 의무 부재한 이사회의 추천 인사 △지난 3년간 이사회 참석률 저조 △분식회계 이뤄진 시기에 사외이사 재직 경력 등을 반대사유로 꼽았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 관계자는 "의안분석을 받기 전에는 이사나 감사후보의 경력사항 등을 자세히 파악하는데 한계가 있었다"며 "의안분석을 통해 이같은 정보를 접하는게 수월해졌고 반대표를 행사하는 사례도 늘어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스튜어드십코드 도입 이후 전반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데 있어서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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