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 반세기 '국민단맛' 책임진 종합식품사 [식음료 명가 재발견①]74년 바나나맛우유, 92년 메로나로 위기 극복
전효점 기자공개 2018-07-18 07:57:18
[편집자주]
국내 식음료업계가 성장 한계에 봉착했다. 시장이 정체된 가운데 업계간 경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창립 이후 반세기 넘게 크고 작은 난국을 수없이 헤치며 살아남은 식음료 명가들조차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더벨은 식음료 명가들의 성장과 현 주소, 100년 명가로 도약하기 위한 노력들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7월 13일 15시1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만 51세가 된 빙그레는 이제 매출 8500억 원, 시총 5800억 원, 부채비율 20%에 이르는 견실한 식품업계 맏형이 됐다. 국내에서는 상온, 냉장, 냉동 등 전 부문에서 유통 채널을 보유한 유일한 종합 식품기업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전통적인 스테디셀러 외에도 더위사냥, 비비빅, 엑설런트, 끌레도르 등 소비자에게 사랑 받는 수많은 빙과류와 가공유제품으로 ‘국민 단맛'을 책임지고 있다.1967년 전신 대일유업에서 출발한 빙그레가 반세기 동안 구축해 온 브랜드 진용은 화려하다. 바나나맛우유·메로나·투게더 등 스테디셀러들은 회사가 가장 어려웠던 시기마다 태어나 회사를 일으켜 세운 발판이 됐고 오늘날까지 국민 간식으로 사랑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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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인수 후 1980년대 빙그레의 사업다각화는 거침이 없었다. 1977년에 발효유 사업에 뛰어든 후 1981년 요플레를 출시해 '국민 간식'의 전설을 이어갔다. 1982년에는 빙그레로 사명을 바꿨다. 1985년에는 일본 닛신식품과의 기술제휴를 통해 라면 사업에 뛰어들었고 일본 썬메리제과 영업권을 인수해 베이커리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사업 다각화는 오늘날 빙그레가 냉장 유제품·냉동 빙과류·상온식품 부문에서 확고한 기틀을 잡은 계기가 됐지만 그늘도 함께 만들었다. 1992년 빙그레는 지나친 사업 다각화로 부실기업이 된 상태에서 한화그룹으로부터 계열분리 했다. 부친에게 빙그레를 물려받고 신임 회장이 된 차남 김호연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혹독한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했다.
그해 메로나가 태어났다. 당시 고가의 과일이었던 멜론을 소재로 한 사각 모양의 쫀득한 아이스크림은 출하 당해 10대 히트상품에 선정되면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누적 적자 100억 원, 부채비율 4000%이던 빙그레에게는 또 다른 효자 상품이 됐다.
김 회장은 증자와 투자유치에 나서는 한편 썬메리베이커리 사업을 삼립식품에 매각하고 냉동식품 등 비주력사업을 철수하면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그리고 부채비율을 1992년 4183%에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360%까지 낮추는 등 괄목할 만한 개선을 일궈냈다. 한발 앞서 건전성을 찾은 재무 구조로 IMF 외환위기도 무사히 통과하며 빙그레 제2의 창업을 이끌었다.
2013년부터는 브라질, 중국 상하이, 미국 법인을 잇따라 설립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도 본격화 했다. 빙그레는 25개 국가에 연간 450억 원 규모로 수출하고 있다. 줄어드는 내수 시장을 보완하기 위해 글로벌로 중심축을 이동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가정간편식(HMR) 사업과 생크림 B2B 사업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 5월에는 '에버그로' 브랜드명으로 반려동물 식품 사업에도 나서면서 사업다각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박영준 빙그레 대표는 "지금까지 주력 브랜드 중심으로 내수 시장을 공고히 다져 왔다면 올해부터 본격적인 신성장동력 발굴, 해외 시장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필요한 전략을 과감히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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