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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어음, A급 이하 기업 조달창구 역할 '톡톡' BBB급 비우량 기업 수혜 증가…공모채 구축 우려는 과제

전경진 기자공개 2018-08-01 15:03:27

이 기사는 2018년 07월 27일 17:2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이 A급 이하 기업 자금 조달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특히 시장성 조달이 쉽지 않은 BBB급 기업들이 수혜를 보고 있다. 정부의 단기금융업 인가 반년여 만에 실질적인 효과가 나오고 있는 셈이다. 다만 A급 회사들의 공모채 시장 이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이날 이랜드월드의 500억원 차입금 마련을 주선했다. 당초 한국투자증권은 500억원 전액을 발행어음 수탁금으로 매입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투자를 원하는 금융기관이 많아 직접 투자는 보류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11월 발행어음 판매 개시 후 적극적인 딜소싱에 나서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 한국투자증권은 이랜드리테일에 400억원을 직접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기업대출 형태로 발행어음 수탁금을 사용한 것이다. 이랜드그룹은 수 년간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높은 부채비율과 낮은 신용등급으로 시장성 자금 조달에 부침을 겪어왔다. 한국투자증권이 발행어음을 판매하면서 이랜드그룹의 자금 활로가 넓혀진 셈이다.

특히 BBB급 기업들이 고루 수혜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에만 두산인프라코어 사모채 매입뿐 아니라 한양, 한라 등 BBB급 건설사들에게도 자금을 지원했다. 현재 부동산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에 BBB급 건설사들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공모 조달에 나서도 만기 2년 이하 단기물 위주로 딜이 성사될 뿐이다. 이외에도 대동공업 등 중소·중견기업들 역시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비상장 기업과 중소·중견기업들을 대상으로 꾸준히 딜소싱을 하고 있다"며 "코스닥 기업들에 대한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2호 단기금융업 인가 IB인 NH투자증권도 발행어음 기반 딜소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발행어음을 판매한지 채 한 달이 안돼 이미 삼성중공업에 신용공여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중공업의 신용등급은 BBB+다..

업계에서는 초대형 IB의 단기금융업 인가 효과가 예상보다 빨리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올해 9월부터 초대형 IB들의 신용공여 한도가 확대(자기자본의 100%→200%)되면 직접적인 수혜를 입는 기업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란 주장 역시 제기된다. 현재 한국투자증권 발행어음 규모는 2조5000억원 수준으로 전해진다. NH투자증권은 7000억원 규모다. 두 IB의 최대 발행 한도 합만 18조원가량 된다. 막대한 자금이 시장에 풀리 수 있는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공모채 구축을 우려하는 목소리 역시 제기된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현재 발행어음 판매시 2.3%(1년 만기)의 금리를 고객들에게 약정하고 있다. 이런 비용(금리)을 감당하기 위해서는 최소 3% 중반대 딜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고객들로부터 수신받은 재원으로 수익률이 높다고 부도위험에 있는 기업들에 투자할 순 없다.

이에 A급 회사들에게 대한 적극적인 딜소싱 역시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수요예측에서 산정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금리보다 조금 낮은 수준으로 투자 제의를 하는 식이다. 이 경우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A급 회사 중 일부는 공모채 발행 대신 IB들의 직접 투자를 수용할 가능성이 크다.

IB업계 관계자는 "현재도 일부 A급 회사들은 '좋은 금리 조건의 투자'를 이유로 공모 대신 사모 조달 위주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며 "발행어음 운용이 시급한 IB들 입장에서는 금리 조건만 맞다면 A급 회사들이 오히려 더 안전한 투자처로 유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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