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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티씨, 매출처 편중 탓 IPO 수요예측 참패 기관 외면, 21대1…글로벌 기업 피어그룹 선정, 공감 못 얻어

신민규 기자공개 2018-08-14 10:56:33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3일 15: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식각장비업체인 에이피티씨가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문제로 지적됐던 SK하이닉스에 대한 높은 매출 의존도가 국내 기관에 상당한 리스크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업황 둔화 가능성이 제기되는 시점에 글로벌 유명 반도체 기업을 피어그룹으로 선정한 점도 기관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부분으로 알려졌다.

에이피티씨는 지난주 공모가 산정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20.99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국내외 기관 대부분은 공모가 밴드(1만1500~1만3000원) 하단을 크게 밑도는 가격을 적어냈다.

에이피티씨와 대표주관사인 대신증권은 공모가를 밴드 하단 이하인 9000원으로 확정하고 공모규모를 크게 줄였다. 당초 230만주 공모를 계획했지만 184만주로 줄이면서 실제 공모규모는 265억원에서 166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따라 일반투자자 배정물량도 46만주에서 36만8000주로 줄어 청약부담은 다소 덜게 됐다.

국내 기관은 에이피티씨의 매출이 사실상 100% 가까이 SK하이닉스에 의존하고 있는 점을 가장 우려했다. 실적이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음에도 매출처가 지나치게 편중돼 있어 매력을 반감시켰다는 게 기관 설명이다.

밸류에이션 산정 과정에서 비교기업을 해외 유명회사로 선정한 점도 발목을 잡았다. 에이피티씨는 반도체 전공정 장비 시장 점유율 상위 30위 기업을 기준으로 비교기업을 선정했다. 이러다보니 글로벌 1위 반도체 장비 회사인 AMAT(Applied Materials)를 비롯해 유명기업(Lam Research, Tokyo Electron, Orbotech)이 대거 편입되는 결과를 낳았다. 국내 상장사 가운데 유사기업이 없긴 했지만 눈높이가 지나치게 높다는 지적이 일면서 기관들의 공감을 얻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장후 유통물량이 꽤 많다는 점도 기관들의 우려를 샀다. 에이피티씨의 경우 상장예정주식수(보통주 기준) 2323만4595주 중 보호예수 대상 수량은 보통주 총 1013만2520주로 43.61%를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56.39%가 상장일부터 유통물량으로 출회될 수 있는 셈이다.

에이피티씨의 코스닥 상장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해 거래소로부터 심사 미승인을 받은 바 있다. 당시 주관사였던 키움증권을 대신증권으로 교체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시장에선 공모가를 낮추긴 했지만 청약 미매각 위험은 상존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반기부터 알짜딜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굳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까지 들어갈 투자자가 많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국내 기관투자가는 "투자자 사이에선 사장이 벤처캐피탈 출신이란 점도 다소 걸리는 대목으로 바라보는 경우도 있었다"며 "반도체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도 해 시점상 운이 따라주지 않은 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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