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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하우시스, 너마저', 5년만에 사모채…공모 회피 LG전자·디플 등 이어 계열사 사모 조달 확대…수요예측 기피 의도

김시목 기자공개 2018-08-22 12:48:00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1일 16: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모채 시장의 모범생으로 통하던 LG하우시스가 5년 만에 사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했다. 외형은 사모채지만 공모채와 다를 바 없는 규모와 만기를 가졌다. AA급 우량 이슈어의 수요예측 회피란 점에서 업계의 비판도 불가피해졌다. LG 계열사들의 사모 조달은 올해 유독 늘어나는 추세다.

LG하우시스는 이달 21일 500억원 사모채를 발행했다. 트랜치를 5년물과 10년물로 나눠 200억원, 300억원을 조달했다. 발행 금리는 각각 2.65%, 3.58%로 결정됐다. 사모채 발행 제반 업무는 KTB투자증권이 맡았다. 조달 자금은 차환 및 운영비로 투입된다.

LG하우시스의 사모채는 2013년 이래 처음이다. 이후 공모로만 자금조달에 나서왔다. LG하우시스가 2014년 이후 공모채 시장을 찾은 것은 다섯 차례로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공모채 시장 내 모범 이슈어 위상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공모채 대신 사모채를 택했다. 회사채 만기 물량을 장기물로 전환하겠단 목적이라고 해도 우량 크레딧을 보유한 기업의 사모채란 점에서 시장의 비판을 면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미 공모시장에서 풍부한 수요기반을 번번히 입증해왔다.

사모채는 신고서 의무가 없는 등 절차상 은밀함과 간편함을 담보할 수 있다. 발행사 입장에선 구미가 당기는 조달이다. 하지만 공모채 시장 구축은 물론 수요예측에 따른 가격(금리) 결정 기능을 왜곡시킬 수 있기 때문에 우량 발행사의 사모채는 오점이 명확하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공모채 시장 내 우등생으로 분류되는 LG하우시스가 손쉬운 투자자 확보와 장기물 조달이란 목적 탓에 수년 만에 사모 시장에 등장했다"며 "특히 사모채 발행이 흔치 않았던 우량 이슈어란 점에서 이번 조달에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LG그룹 핵심 계열사들은 올해 줄줄이 사모사채 시장을 찾고 있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하우시스 등 공모채 시장 내 우량 평판을 보유한 계열사들이 대부분이다. 세 곳 모두 10년물 이상 장기 회사채 중심으로 투자자를 끌어모은 것으로 파악된다.

LG디스플레이의 경우 설립 이래 첫 사모채 조달을 위해 등급 하향 시 강제상환 조건이 달린 굴요적 조건까지 감내했다. 업황 침체로 수익 및 재무안정성에 불안감이 커지면서 조달 환경이 악화한 탓이다. 하지만 공모채 시장 외면의 정당한 명분이 되진 못했다.

시장 관계자는 "공모채 시장 확장의 중심이던 LG 계열사들의 이탈은 의미하는 바가 크다"며 "사모 시장으로 눈길조차 주지 않은 곳들이란 점에서 공모채 시장 구축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분명 시장 전체에 부정적 재료들"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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