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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건설, 주택비중 껑충…미분양 '잠재리스크' [금융위기10년, 기로에 선 건설사]②사업축 플랜트에서 주택으로, 평택·청주 등 분양 차질

이명관 기자공개 2018-08-30 08:30:37

[편집자주]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08년 건설업계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건설사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수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건설사들은 10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더벨은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4일 10: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건설도 2014년 불어온 부동산 경기 호황기에 편승해 주택사업을 강화시켰다. 손실의 원흉인 플랜트 사업을 최근 몇 년간 대폭 줄이고 주택을 포함한 건축 비중을 늘려나갔다. 사업의 중심 축이 과거 플랜트에서 중심축이 주택으로 완전히 옮겨왔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미 매출액의 절반 이상을 주택사업이 책임질 정도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일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우려로 지목된다. 미분양에 따른 보증 관련 우발채무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포스코건설의 일부 사업장에서도 미분양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주택비중 66%로 껑충…'미분양 우려'

올해 상반기 포스코건설의 건축사업 부문 매출액은 전체의 66%를 차지한다. 건축사업 부문의 매출액 비중은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작년말 기준으로 58%를 기록했다. 2015년까지만 해도 건축사업 중이 30%대에 머물렀으나 최근 몇 년 동안 부동산 경기 상승 기조와 맞물려 포스코건설도 전략적으로 비중을 늘린 것으로 해석된다.

포스코건설은 건축 부문은 자체주택사업을 비롯해 재건축·재개발, 오피스와 상가 빌딩 등에 대한 사업 등을 포함한다. 건축사업 부문의 비중이 늘면서 플랜트를 비롯한 인프라사업, 에너지사업 부문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축소됐다.

지난 6월 말 기준 건축부문의 수주잔고는 10조 3444억원이다. 이는 전체 수주잔고의 73%에 해당하는 규모다. 특히 전년 말 보다 비중이 4% 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나머지 사업 부문의 수주잔고를 살펴보면 플랜트 2053억원, 인프라사업 1조6146억원, 에너지사업 1조9018억원 등을 나타냈다. 모두 전년 말보다 비중이 0.5~3%포인트 가량 낮아졌다. 건축부문에 대한 의존도가 당분간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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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지나치게 건축부문 비중이 확대되면서 후유증 우려가 제기된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이 증가하면서 부동산 경기가 침체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탓이다. 미분양 문제가 심화되면 관련 보증채무가 현실화되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건설사의 몫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신용평가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지속적으로 민간건축 부문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은 사업 안정성 측면에서 보면 부담요인"이라며 "주요 사업장이 최근 부동산 경기의 불안정성이 높아진 경기도와 경상도 지역에 몰려있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미분양 사업장 발생 시작…송도개발 사업도 부담

포스코건설은 자체 브랜드인 '포스코 더샵'의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전반적으로 양호한 실적을 올려왔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상 징후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조합주택사업인 경기도 평택 지제센토피아 지역주택조합 2개 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총 881가구 중 62가구만 분양됐다. 나머지 819가구는 미분양으로 남아있다.

이게 끝이 아니었다. 지난 5월 포스코건설이 시공을 맡은 '청주 더샵 퍼스트파크' 사업장에서도 대규모 미분양이 발생했다. 전체 1112가구 분양에 나섰으나, 574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했다. 이렇게 지난 6월 말 기준 포스코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미분양 규모는 1393가구다. 미분양 사업장의 평균 분양률은 20.72% 수준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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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미분양이 발생한 사업장은 주택보증공사(HUG)에서 지정한 미분양 관리 지역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미분양 리스크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더욱이 현재 수준의 분양률로는 원가조차 건지기 어렵다. 포스코건설이 이들 사업장의 신축에 투입하는 예상 금액은 평택 사업장 5894억원, 청주 사업장 2018억원 등 총 7913억원 수준이다. 분양 매출액을 감안할 때 최소 60% 이상의 분양률을 기록해야 원가를 건질 수 있는 셈이다.

주택사업 대한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아픈 손가락인 송도국제도시 개발 사업에 대한 리스크도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송도국제업무단지 개발사업은 2015년 이후로 사업이 중단된 상태다. 진행률은 72% 수준이다. 사업 파트너인 미국 부동산회사 게일인터네셔널과 법적 분쟁을 벌이면서 사업이 표류 중이다.

사업 중단에 따른 손실은 계속해서 쌓여만 갔다. 국제업무단지 토지를 담보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차입을 통해 개발사업에 필요한 투자금을 마련한 후 사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이를 갚는 구조였기 때문이다. 손실에 대한 부담은 포스코건설로 전이됐다. 포스코건설이 PF에 대한 보증을 제공했던 탓이다. 결과적으로 포스코건설은 4901억원을 대신 상환했다.

이 뿐만 아니다. 송도국제도시개발 사업에 대한 매출채권이 5280억원에 달한다. 단기대여금 명목으로 투입한 자금만 지난 6월 말 기준 2827억원 가량 된다. 사업이 지속해서 속행되지 못한다면 남아있는 PF 차입에 대한 부담도 뒤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19년 하반기 만기도래 PF 규모는 9575억원 규모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기가 1년 이상 남아 있기 때문에 당장 자금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법적 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아 향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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