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 '든든한' 계열물량…규제강화에 지배구조 '흔들' [금융위기10년, 기로에 선 건설사]③GS칼텍스·리테일, 꾸준한 매출처..일감몰아주기 강화에 지분변화 가능성
이승우 기자공개 2018-08-22 08:28:16
[편집자주]
2018년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생한 지 10년째 되는 해다. 지난 2008년 건설업계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미분양 가구 수가 10만을 넘어서며 건설사별로 유동성 위기에 봉착했고, 결국 수많은 건설사들이 무너졌다. 최근 들어 다시 위기가 반복될 수 있다는 경고등이 켜지고 있다. 지방을 중심으로 미분양 가구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른 건설사들은 10년이 흐른 지금, 어떻게 변했을까. 더벨은 지난 10년간 건설사들의 진화 과정, 그리고 현재의 상황을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6일 1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타 그룹 계열 건설사와 달리 GS건설의 지배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나 다른 계열사들의 지분 없이 그룹 총수 개인들의 지분 연합으로 지배력이 행사되고 있다. 허창수·진수·정수 회장 등 허씨 일가를 비롯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28%대에 달한다.GS건설은 그룹 계열사들과 지분 관계가 없지만 GS칼텍스와 GS리테일, 심지어 LG와 LS 계열사들로부터도 물량을 받고 있다. GS건설에게는 안정적인 물량공급처가 되고 있고 발주를 낸 계열사들 역시 믿고 공사를 맡길 수 있어 서로가 윈윈(win-win)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일감몰아주기 규제가 강화되면서 이 관계가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관계사들의 지원이 축소되면서 GS건설의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게됐다. 혹은 허 씨 일가들의 지분율이 낮아지는 방향의 지배구조 개편도 가능한 시나리오가 됐다.
◇계열사 물량, 언제나 '든든한' 매출처
지난해 GS건설의 매출은 11조6000억원 가량이다. 이중 계열사 혹은 관계사로부터 일으킨 매출은 8000억원 정도다. 비율로 따지면 7%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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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규모의 매출은 아니지만 꾸준히 그 수준을 유지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GS건설에게는 계열사 물량은 천군만마같은 존재다. 특히 GS칼텍스와 GS리테일 등의 물량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게다가 범계열인 LG와 LS 그룹 계열사까지 플랜트 혹은 건축 공사 발주를 하고 있다.
한기평 관계자는 "GS칼텍스와 GS리테일 등 그룹 주력 계열사와 SOC 민자사업 관련 관계 회사와 거래가 많다"며 "풍부한 시공경험을 바탕으로 범계열인 LG와 LS그룹의 플랜트 및 건축공사까지 수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계열 혹은 관계사 물량은 반대로 생각하면 발주처 입장에서 믿고 맡길 수 있는 사업이 될 수도 있다. 그동안 꾸준히 손잡고 일해 온 터라 다른 건설사에게 맡길 수 없는 공정과 원가율 등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발주처인 관계사 혹은 계열사들도 GS건설을 계속해서 선택하고 있는 이유가 있다는 뜻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범 계열로부터의 안정적인 수주 기반은 GS건설의사업 안정성과 수익성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화학이나 디스플레이 등은 전문성이 중요한 영역으로 발주처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시공사를 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량이 많지는 않지만 계열사나 관계사 물량이 GS건설의 공종 다변화를 이룰 수 있는 기반이 되기도 했다"며 "향후 주택시장에서 어려움을 겪게될 경우 안정적인 계열사 물량들은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감몰아주기 규제강화, 지배구조 개편 빨라지나
문제는 정부가 일감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하면서 GS건설이 직격탄을 맞게 됐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준이, 기존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인 기업'에서 20%인 기업으로까지 확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 기업이 되면 계열사나 관계사 매출이 1000억원을 상회할 경우 증여세가 부과된다. 현재 매출액 기준으로 보면 GS건설도 이 규제의 적용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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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허씨 일가는 이같은 규제 흐름에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낮춰왔다. 특히 지난 2014년에는 현재 규제 수준인 총수 일가 지분 30%를 넘지 않기 위해 지분율을 29%로 정확히 맞추기도 했다. 하지만 앞으로 강화되는 20% 규제에 맞추기 위해서는 더 많은 지분을 팔아야 한다.
문제는 지분율을 20% 아래로 낮출 경우 경영권에 상당한 위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GS건설의 외국인 지분율이 20%를 넘고 있는데다 국민연금 지분율도 12%(3월말 기준)에 달하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코드를 도입,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할 가능성이 높은 국민연금도 우호군만은 아닐 수 있다.
신평사 관계자는 "지난 2015년 GS리테일의 파르나스호텔 지분 인수 등 실질적인 지원 사례도 있고 허창수 회장 일가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주회사 체제에는 편입돼 있지 않으나 GS건설의 그룹내 중요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지분 축소보다는 승계를 통한 지분구도의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LG가는 4세 승계를 완료한 상태로 GS 그룹 역시 미룰 이유가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관계사나 계열사 물량을 포기하면서까지 정부 규제를 벗어나려고 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의 계속된 압박에 지분율을 더 낮추느니 차라리 GS건설 지분을 승계하는 게 나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방식이든 GS 계열사나 관계사 물량이 줄어들 가능성은 높아졌다. 계열사들의 필수 일감을 제외하고서는 최대한 발주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GS건설의 매출 감소는 불가피한 것.
신평사 관계자는 "그동안 꾸준히 시공을 맡아 다른 곳에 맡길 수 없는 사업이라면 마진을 포기하더라도 GS건설이 계속해서 수주를 하겠지만 그 외의 공사에 대해서는 가능한 줄이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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