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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광약품, 안트로젠 잇단 매도…이성구 대표 홀로서기 액면가 투자 후 주당 10만2000원 처분, 20배 차익

강인효 기자공개 2018-08-28 07:53:31

이 기사는 2018년 08월 27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광약품이 보유 중인 안트로젠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기로 하면서 이 회사 창업자인 이성구 대표가 최대주주로 등극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보다 앞서 부광약품의 특수관계인이자 오너 일가도 지난해말부터 잇따라 안트로젠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

안트로젠은 이성구 대표와 부광약품이 함께 설립했지만 최근 주가 급등으로 부광약품을 비롯한 부광약품 오너 일가가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이 대표의 홀로서기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안트로젠 최대주주인 부광약품은 지난 24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보유하고 있는 안트로젠 주식 40만주(전체 발행주식 대비 5.03%)를 처분하기로 결정했다. 이사회 결의일로부터 3개월 안으로 장내 매매 또는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안트로젠 주식 40만주를 처분할 예정이다.

부광약품은 안트로젠 주식 처분 목적에 대해 "투자자금의 회수를 통한 수익 실현"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사회 결의일 당일 안트로젠 종가인 10만2000원을 기준으로 처분 예상금액은 약 408억원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안트로젠은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업체로 지난 2000년 부광약품 상무였던 이성구씨가 창업한 회사다. 이후 이씨는 2013년 부광약품 대표에서 물러날 때까지 안트로젠 대표도 겸임했고, 현재도 계속해서 안트로젠 대표직을 맡고 있다. 부광약품은 안트로젠 설립 당시 15억원을 투자해 주식 30만주(30%)를 확보했다. 당시 주당 5000원에 안트로젠 지분을 사들였다. 이번 처분 단가가 주당 10만2000원임을 감안할 때 20배 넘는 평가수익을 얻을 것으로 전망된다.

부광약품이 안트로젠 주식을 대량으로 처분하면서 최대주주도 변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주식 처분 전까지 부광약품의 안트로젠 보유 주식수는 160만171주(지분율 20.12%)였다. 부광약품은 이번 주식 처분으로 안트로젠 지분율이 15.09%(120만171주)까지 떨어진다.

현재 부광약품에 이은 안트로젠 2대 주주는 창업자인 이성구 대표다. 이 대표는 안트로젠 보통주 95만7073주와 전환사채(CB) 2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합한 이 대표의 지분율은 14.17%(115만7073주)다. 부광약품이 이번 이사회 결의대로 안트로젠 40만주를 처분한 뒤 향후 이 대표가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을 행사해 이를 보통주로 전환하게 되면 부광약품과의 주식수 차이는 4만3098주에 불과해진다. 이 대표가 장내 매매를 통해 추가로 5만주 가량만 확보하게 되도 최대주주 지위는 변경되게 된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안트로젠 설립 당시부터 부광약품과 이성구 대표가 함께한 것으로 볼 수 있지만 이 대표가 창업 이후부터 계속해서 독자적으로 경영을 해왔다"면서 "부광약품은 안트로젠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가해 투자했고, 이번에 그 결실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부광약품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최대주주 측이 지분을 매각하면서 안트로젠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돼왔다. 2016년 안트로젠이 코스닥 시장에 상장할 당시 부광약품은 이 회사 주식 160만171주(당시 지분율 21.44%)를 보유하고 있다고 신고했다. 이밖에 안트로젠 최대주주 측은 대부분 부광약품 오너 일가로 구성돼 있었다. 부광약품 오너인 김동연 회장(7만9400주)을 비롯해 김 회장의 부인인 백정순씨(14만1800주) △김 회장의 장남인 김상훈 사장(25만7240주) △김 회장의 장녀인 김은주 부광메디카 이사(3만900주) △차녀 김은미(3만3990주)씨 등 최대주주 측 지분율은 28.78%(214만7793주)였다.

김 회장은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8차례에 걸쳐 보유한 안트로젠 주식 전량인 7만9400주를 장내 매도했다. 김 회장은 안트로젠 지분 매각대금으로 약 41억원을 벌어들였다. 김 회장의 부인인 백정순씨도 올초 보유 중인 14만1800주 전량을 장내에서 처분했다. 백씨의 매각대금은 98억원으로 집계됐다.

김은주 부광메디카 이사와 김은미씨도 지난해말부터 지난달까지 각각 10차례, 8차례에 걸쳐 보유 중인 안트로젠 주식 전량을 장내 매각했다. 김 이사와 김씨는 매각 대금으로 각각 약 22억원과 18억원 가량을 손에 쥐었다.

부광약품 오너 일가 중 김상훈 사장만이 현재 유일하게 안트로젠 주식을 보유 중이다. 김씨는 올 1월부터 지난달까지 5차례에 걸쳐 안트로젠 주식 12만5375주를 장내서 처분했다. 기존 보유하고 있던 25만7240주의 절반 가량을 처분한 셈이다. 김 사장은 이 기간동안 98억원 가량을 현금화했다. 현재 안트로젠 최대주주 측은 부광약품과 김상훈 사장 2인뿐이다.

안트로젠 최대주주 측 지분 변동 현황
부광약품의 경우 이사회 결의대로 앞으로 40만주를 처분한다는 것을 가정(자료: 안트로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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