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떼어낸 SK플래닛, 실적·재무 달라질까 올 상반기에도 흑자 전환 실패…부실사업 분사, 반전 가능성 주목
김장환 기자공개 2018-09-20 08:04:1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19일 14: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플래닛이 올 상반기에도 대규모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지속된 손실에 악화된 재무구조가 이로 인해 더욱 부실해졌다. 대규모 적자 원인으로 지목됐던 11번가 사업을 이달 떼어낸만큼 하반기에는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19일 SK텔레콤에 따르면 자회사 SK플래닛은 올 상반기 859억원대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1484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는 점과 비교해볼때 손실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여전히 그 규모가 컸다.
SK플래닛의 매출 규모도 이 기간 크게 줄었다. 올 상반기 매출은 4133억원으로 전년 동기 5286억원 대비 약 21.8% 감소한 수준이다. 이 기간 매출 외형 감소는 광고대행사업을 전담했던 M&C부문을 매각한 영향이다.
SK플래닛은 지난해 중순 M&C를 분사해 SM엔터테인먼트에 매각했다. SK플래닛 M&C부문은 신문·방송·디지털·프로모션 등 광고대행업을 벌여왔다. 국내 광고대행사 중 5위 규모였다. M&C부문 매각은 11번가, OK캐쉬백, 시럽 등 기존 사업에 주력해 수익성을 개선시키기 위한 목적이었다.
SK플래닛은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에도 대규모 손실을 이어갔다. 2017년 한 해 동안 SK플래닛이 기록한 순손실은 5137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에만 3600억원 넘는 적자를 냈다. 11번가 사업 부실이 대규모 적자 원인으로 지목됐다.
이런 가운데 SK플래닛은 최근 11번가 분사를 결정했다. 이달 1일 분사 절차가 마무리됐다. 11번가를 글로벌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처럼 키우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내린 결정이다.
정작 업계에서는 11번가 분사 결정이 매각을 보다 수월하게 진행하기 위한 목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SK플래닛은 과거 11번가를 롯데와 신세계그룹 등에 매각하려다가 가격 이견으로 이를 성사시키지 못했다. 이후 꾸준히 원매자를 찾아온 것으로 전해진다.
11번가 분사가 완료되면 사모펀드 H&Q가 자금을 유치하기로 했다. H&Q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 방식으로 5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유증이 완료되면 H&Q는 20%대 지분을 보유한 11번가 2대 주주로 올라설 수 있게 된다.
11번가 분사와 함께 알짜 자회사였던 SK테크엑스를 흡수합병한 만큼 올 하반기 적자 규모를 예년에 비해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SK테크엑스는 SK플래닛이 소프트웨어 개발 및 미디어 플랫폼 사업을 분사해 지난 2016년 3월 설립했던 곳이다. 분사 후 해마다 안정적 실적을 보여줬던 곳이다. 2016년 282억원, 2017년에는 268억원대 순이익을 기록했다. SK플래닛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을 고려해 SK테크엑스를 이달 1일 흡수합병했다.
한편 올 상반기 대규모 손실로 인해 SK플래닛 재무구조는 더욱 약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 6월 말 기준 SK플래닛 부채총계는 8043억원, 총 자본은 5263억원으로 152.8%대 부채비율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부채비율(149.9%) 대비 3%포인트 가량 오른 수준이다. 올 하반기에도 적자가 지속되면 재무부실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
SK플래닛은 2011년 10월 1일 SK텔레콤에서 분사돼 설립된 곳이다. 플랫폼 전문 기업을 표방하고 있는 SK플래닛은 콘텐츠 유통과 전자상거래 커머스 사업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OK캐쉬백과 일명 디지털 지갑으로 불리는 시럽월렛(Syrup Wallet) 등이 주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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