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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 기준 투자자수 확대, 실효성 의문 [사모 펀드 개편 영향] 일반투자자수는 현행 49인 유지…상위 운용사만 수혜 예상

최은진 기자공개 2018-10-08 08:48:50

이 기사는 2018년 09월 28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투자자수 제한을 100인으로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자산운용업계는 실효성에 의문을 품고 있다. 일반투자자의 경우 현행 49인 제한을 유지할 계획이기 때문에 일부 상위 운용사를 제외하고 실질적으로 변화하는 것이 없다는 주장이다. 투자자수 제한 기준을 권유에서 청약으로 바꿔달라는 자산운용업계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에 대한 불만도 상당하다.

금융위원회는 사모펀드 투자자 수 제한을 현행 49인에서 100인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다만 사모펀드 투자자(일반·전문·기관투자가) 중 일반투자자에 대한 투자자수 제한은 현행대로 49인이 유지된다. 이에따라 자산운용사들은 하나의 사모펀드를 통해 일반투자자 49인과 전문투자자 51인을 모집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사모펀드 모집 시 일반투자자와 상장법인 및 전문투자자로 분류되는 개인투자자 총합이 49인을 넘지 못했다. 투자자수로만 따졌을 때 이번 개편안으로 더 많은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자산운용업계는 실질적으로 체감되는 변화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일반투자자수 제한을 49인으로 유지했다는 점에서 나온 불만이다. 전문 사모 운용사 중 상위사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일반투자자들이 주요 고객이기 때문이다. 전문투자자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일반투자자에서 전문투자자로 전환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당국의 설득에도 불구, 상위사 중심의 발상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상위권 전문 사모 운용사의 경우 흥행 사모펀드들이 투자자수 제한에 걸려 펀드를 키우는 데 한계가 있었지만 투자자수가 확대됨에 따라 더 많은 투자자를 끌어모을 수 있다. 문턱이 낮아진 전문투자자로 전환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하며 투자하려는 일반투자자 수요가 많을 것으로도 예상된다.

A운용사 관계자는 "일반투자자들이 전문투자자로 전환 신청하는 번거로움을 감내하면서 투자하는 상품은 대부분 상위사의 흥행 사모펀드가 될 것"이라며 "대부분의 운용사들이 일반투자자들로 고객을 채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일반투자자수 제한 규제가 풀리지 않는 한 당장 큰 실효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고 말했다.

투자자수 제한 기준을 권유에서 청약으로 변경해달라는 자산운용업계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현행법 상 펀드에 실질적으로 투자하는 '청약'이 아닌 펀드 가입을 마케팅하는 '권유'를 기준으로 투자자수를 계산한다. 자산운용업계는 더 많은 고객들에게 상품을 알리고 끌어모으기 위해 실제 청약 기준으로 투자자수를 규제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공사모 구분이 모호해질 수 있고 불완전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점 등을 내세우며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B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수 계산 기준을 권유가 아닌 청약으로 바꾸게 되면 49인룰이 유지되더라도 운용사들은 많은 혜택을 볼 수 있다"며 "업계는 투자자수 확대보다 투자자수 계산 기준을 청약으로 변경하는 방안이 사모펀드 시장을 획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실질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산운용업계는 투자자수 확대로 소규모 펀드가 정리되는 효과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 펀드에 받을 수 있는 투자자수가 늘어남에 따라 같은 펀드를 여러개 설정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C운용사 관계자는 "투자자수 확대로 인해 당장 눈에 띄는 변화는 소규모 펀드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과 일부 흥행 헤지펀드에 자금이 쏠릴 수 있다는 것 정도가 될 것"이라며 "이번 개편으로 일부 상위사 정도만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 대체적인 업계 의견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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