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號 LG' 100일, 예상 깬 '신속·공격적' 스타트 화학 투자에만 5조…서브원·판토스 관련 일감 논란 선제 조치
박기수 기자공개 2018-10-08 10:22:00
이 기사는 2018년 10월 05일 15시05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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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예상과 달리 '구광모 호(號) LG'의 첫인상은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취임 직후 조기 인사를 통해 지주사를 이끌어갈 파트너로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을 선임한 것이 신호탄이었다. 이후 사업 부문 매각과 그룹 핵심사업인 석유·화학 분야에서의 미래 투자 등에서 신속하고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구광모(號) LG'는 선제적으로 그룹 핵심 계열사 중 하나인 석유·화학업에 돈뭉치를 풀었다. LG화학은 지난 7월말 이사회를 열고 전남 여수공장의 나프타분해시설(NCC) 및 고부가 폴리올레핀(PO)시설 증설과 충남 당진의 미래 유망소재 양산단지 조성을 의결했다. 투자 금액만 약 2조8000억원에 이른다. 각각 증설 규모만 80만톤으로, LG화학의 연간 에틸렌 생산 능력은 330만톤으로 확대돼 국내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게 된다.
같은 달 LG화학은 중국 난징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제2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20억달러(약 2조3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다. 오는 10월 착공해 내년 10월부터 상업 생산을 시작하고 2023년까지 연간 32GWh(기가와트시)의 생산 능력을 갖춰갈 예정이다. 현재 LG화학은 난징시에 약 3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시설만을 갖추고 있다. 현재 국내외를 합쳐 보유하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 생산 능력은 약 18GWh 수준이라는 점을 비춰봤을 때 공격적 투자라는 평가다.
투자와 함께 일부 지분 정리에도 나섰다. ㈜LG의 자회사인 서브원의 MRO사업 부문 분할 및 일부 지분 매각과 손자회사인 판토스 보유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 두 회사의 매각에는 승계 재원 마련 등 여러 배경이 점쳐지고 있지만 뚜렷한 공통점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로부터의 탈피다.
서브원은 ㈜LG가 지분을 100% 보유한 자회사다. 지난 8월 공정거래법 전면 개정안에 따르면 총수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이 지분을 50% 초과해 보유한 자회사는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그간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서브원이 개정 후에는 규제 대상이 되는 셈이다. 구광모 회장 등 LG의 총수 일가의 ㈜LG 지분율은 46.68%다.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조8938억원, 2109억원을 올려 그룹 내 '알짜'로 꼽히는 서브원은 각 게열사의 소모성 자재 구매를 맡는 역할을 한다. LG트윈타워 사옥 관리와 계열사 공장 건설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터라 내부 일감 비중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에도 매출의 약 80%가 내부 일감에서 나왔다.
서브원의 MRO사업 분할·지분 매각을 결정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에도 소상공인의 영역을 침해한다는 논란에 휩싸여 정리 절차를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지만 당시 공정위의 내부거래 관련 조사 결과가 '이상 없음'으로 나오면서 정리 방침을 뒤집고 서브원을 유지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구광모 체제'로 들어서면서 다시 매각으로 가닥을 잡으며 일부 사회적 비판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꾸준히 '경영권 승계 지렛대'로 불리던 판토스 보유 지분 매각도 지난 4일 결정됐다. 구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인들은 판토스의 지분 19.9%를 보유 중이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인 총수 일가 지분율 20%에는 못 미치지만 이번 매각으로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판토스가 LG상사(㈜LG 자회사)의 자회사이기에 구 회장이 지분을 들고 있지 않아도 지배구조 상 영향은 없다.
판토스 지분을 미래에셋대우에 넘기며 구 회장은 상당규모의 자금을 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 자금을 토대로 고(故) 구본무 전 회장의 ㈜LG 지분을 물려받는 데 활용할 가능성을 전망하고 있다. ㈜LG의 최대주주는 여전히 고 구본무 전 회장(11.28%)이다. 구 회장의 지분율은 6.12%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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