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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바 회계 논란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대한 오해탓? 금감원, 예견된 개발 일정에 자산 재평가는 분식 주장…바이오시밀러 개발 실패할 수 있고 퍼스트 무버 못 되면 상용화 어려워

강인효 기자공개 2018-10-25 08:20:31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4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논란이 제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오는 31일 금융위원회가 증권선물위원회를 열고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에 대한 재감리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분 가치를 재평가하는 과정이 분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 근간엔 바이오시밀러 개발 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는 만큼 자산재평가를 할 만한 이벤트가 없었다는 주장이 담겨 있다.

바이오업계는 바이오시밀러 산업에 대한 오해라고 강변하고 있다. 바이오시밀러는 복제약이지만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을 거치는 등 신약 개발 과정에 준하는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 글로벌 제약사도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실패한 사례도 있다. 특히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더라도 퍼스트 무버, 최초 개발자가 되지 못하면 시장 진입에 늦어져 개발만 해 놓고 팔지 못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5년에 바이오시밀러 2종에 대해 국내 허가를 받고 유럽 허가를 앞두고 있었다. 2015년은 기업 가치에 큰 변화가 있었던 시기인 만큼 기업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한 시기라고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삼성, 바이오시밀러 3종 퍼스트무버로 개발…일본에선 실패 사례도 나와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 매출 1위 의약품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지난 17일(현지 시각) 유럽 시장에 출시하면서 유럽에서 승인받은 바이오시밀러 제품 4종 모두를 출시하게 됐다.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는 2016년 2월과 9월에 엔브렐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를, 올해 3월에는 허셉틴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를 유럽에 출시했다.

이 중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인 플릭사비를 제외하고는 모두가 '퍼스트 무버(first mover·선두 주자)' 제품이다. 유럽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보다 앞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를 출시한 기업은 셀트리온(2014년 2월·제품명 램시마)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베네팔리와 플릭사비는 각각 2015년 9월과 12월에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바이오의약품의 복제약을 말한다. 단백질 합성을 통해 신약을 개발하는 것이기 때문에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 방식을 카피한다고 해도 실패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일본 제약사 다이이찌산쿄(원개발사 미국 바이오 기업 코헤루스)는 지난해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의 임상 3상을 완료했지만, 대량 생산 공정에 실패해 개발을 중단했다.

이처럼 아무 제약·바이오 기업이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업계에서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해 회계 처리 방식을 변경한 것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지적했다.

◇퍼스트 무버 안되면 시장에서 설 자리 찾기 힘들어

바이오시밀러는 특허가 만료된 오리지널 의약품을 복제한 약을 뜻한다. 특허 만료 이후엔 많은 제약사들이 복제약을 내놓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개발 시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퍼스트 무버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야 오리지널 의약품을 대체하고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4개의 바이오시밀러를 모두 상업화하는데 성공했고, 그 중 3개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출시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다른 글로벌 제약·바이오 기업에 앞서 퍼스트 무버 제품을 선보였다는 것은 바이오시밀러 개발 능력이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바이오시밀러의 경우 후발 주자로 시장에 진입하게 되면 상업화에 성공했더라도 시장 잠식에 불리하기 때문에 빠른 허가와 출시가 관건이다. 실제로 여러 글로벌 제약사들이 앞다퉈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뛰어들고 있지만,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비하면 후발 주자다.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의약품에 비해 30% 가량 저렴한 가격이 강점이다. 퍼스트 무버로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면 70%선의 가격 유지가 가능하지만, 후발 주자는 이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공략해야 한다. 시장 선점에 늦어지면 그만큼 수익성을 담보하기 힘들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인 바이오시밀러는 합성의약품 복제약인 제네릭(생물학적 동등성 시험만 거치면 됨)과는 달리 임상시험을 거치는 등 바이오의약품 신약에 준하는 개발 과정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어 "바이오시밀러가 무조건 개발에 들어간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도 아닌 데다 퍼스트 무버로 오리지널 의약품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도 상업화의 성공 여부에 직결된다"면서 "그만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개발 성공 사례가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 처리 변경을 야기한 중요한 이벤트였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한 것은 특별한 사유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 예견된 수순에 따른 결과라는 입장이다. 금융감독원 측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성공은) 애초 회사의 사업계획에 의해 계속 실현된 것으로 (이를 근거로) 2015년에만 특별히 회계 처리 변동 사유가 있었던 게 아니다"고 밝혔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 회계 의혹에 대한 재감리에서 핵심 쟁점은 2015년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회계 처리 방식을 변경해 1조9000억원 흑자 회사로 탈바꿈한 것이 정상적인 회계 처리냐는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바이오시밀러가 국내에서 판매 승인을 받고 유럽에서는 승인을 앞둔 2015년말 기업가치가 급격히 증가, 바이오젠의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 행사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회계 처리를 변경했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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