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큐어바이오, 앤디포스 M&A 최대 수혜자 되나 경영진 유증 참여로 최소 2배 차익, 이사회도 장악

박창현 기자공개 2018-10-30 08:21:19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바일 기기용 양면 테이프 제조업체인 '앤디포스'가 바이오 기업으로 변모한다. 바이오 기업인 '큐어바이오'를 인수하고 동시에 바이오 부문을 사업 목적에 추가할 방침이다. 큐어바이오 경영진들이 앤디포스 재투자에 나서고 경영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점에서 큐어바이오가 오히려 앤디포스를 인수하는 구조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바이오 바람을 타고 앤디포스 주가가 고공행진을 펼치면서 큐어바이오 핵심 경영진들은 이미 2배 이상의 투자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다. 경영 참여는 물론 자산 증식 효과까지 거두면서 큐어바이오 경영진이 이번 M&A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르고 있다.

앤디포스는 연내 유상증자(120억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을 통해 마련한 자금으로 바이오 기업 큐어바이오 지분을 취득할 계획이다. 이 투자 거래는 최대주주 변경에 따른 후속 조치라는 평가다. 기존 최대주주였던 인텍컴 외 4인은 이달 초 보유 주식 69.38%를 케이클라비스사이언스신기술조합 외 4인에게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새주인은 경영권 취득과 동시에 유증과 BW, 전환사채(CB) 발행 계획을 내놨다. 발표 당시 투자처를 밝히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조달 자금을 큐어바이오 지분을 사들이는데 쓰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큐어바이오는 치료제와 화장품 소재, 진단키트 개발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바이오 기업이다. 한국바이오진단과 JW바이오사이언스, 대웅제약 등을 사업/재무 파트너사로 두고 있으며 지난해 240억원 매출을 올렸다.

주목할 점은 피인수법인인 큐어바이오 경영진의 행보다. 이들은 현재 앤디포스 유증 투자자 명단에 대거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전체 투자금액도 약 76억원에 달한다. 김성훈 큐어바이오 기술 자문이 가장 많은 40억원을 투입하고, 고성수 사외이사와 정윤택 대표이사도 각각 16억원, 8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뒤를 이어 송인국 생산본부장과 박민철 연구본부장이 각각 3억5000만원, 2억3000만원을 주식 투자금으로 내놨다.

큐어바이오는 단백질 효소(ARS)에 기반한 치료제와 진단제품 개발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앤디포스 역시 새로운 사업 목적에 ARS 파생 분야를 대거 추가할 예정이다. 큐어바이오가 곧 앤디포스의 바이오 사업 기반인 셈이다.

주식 시장에서는 앤디포스의 바이오 사업 진출 기대가 일찍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미국 증시 폭락 여파로 이달 들어 코스닥 지수가 700선 아래로 붕괴된 와중에도 앤디포스는 52주 신고가를 써내려갔다. 7000원 대에 형성됐던 주가는 이달 26일 종가 기준으로 1만7300원까지 치솟았다.

주가 상승으로 앤디포스 유증 참여를 결정한 큐어바이오 경영진들은 수 십억원의 평가 이익을 거두고 있다. 이들은 현재 주가의 절반 수준인 8170원에 앤디포스 주식을 취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당장 40억원을 투입한 김성훈 기술 자문은 주식 발행시 평가 가치만 84억원에 달하게 된다. 주식 투자와 동시에 100% 투자 수익을 거둘 수 있다. 다른 경영진들 또한 투자원금 만큼의 순수익이 기대된다.

물론 1년간 보호 예수 조치가 내려지기 때문에 즉각적인 차익 실현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이미 취득 예정 주식 가치가 급등한 만큼 해당 자산을 담보로 자기 자본 투입 없이도 손쉽게 투자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김성훈 고문과 정윤택 대표, 고성수 이사는 큐어바이오 주주들이다. 계획대로 거래가 진행되면 큐어바이오 보유 지분을 팔고, 그 자금으로 상장사인 앤디포스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사실상 비상장주식(큐어바이오)을 상장주식(앤디포스)으로 맞바꾸게 되면서 우회상장 효과를 거두게 됐다는 평가다. 이후 주가 상승에 따른 과실은 온전히 이들 주주들의 몫이 된다.

앤디포스 이사회 또한 큐어바이오 영향력 아래 놓인 양상이다. 앤디포스는 신임 사내이사로 박민철 큐어바이오 연구부장과 토마스 니만(THOMAS X. NEENAN) 글로벌 기술고문을 내정한 상태다. 고성수 사외이사는 감사로 선임됐다. 잔여 이사회 자리는 M&A 거래의 재무적 투자자(FI)인 케이클라비스사이언스신기술조합과 에이치사이언스 관계자가 맡을 예정이다. 결과적으로 전략적 투자자와 재무적 투자자가 공동 경영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앤디포스

앤디포스 FI들은 최대한 높은 주가를 유지해 보다 많은 투자 차익을 거두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 큐어바이오 경영진에 최대한 많은 권한을 부여해 가시적 성과 도출에 힘을 보탤 가능성이 높다. 큐어바이오 중심의 경영 재편이 예측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거래 구조만 놓고 보면 큐어바이오와 재무적 투자자가 함께 앤디포스를 인수한 형태"라며 "큐어바이오 주주들만 놓고 보면 우회 상장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