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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신탁, '흔들림 없는' 무차입경영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②설립후 외부차입 제로, 현금성 자산 889억원…관리형신탁 부작용 '소송 리스크'

이명관 기자공개 2018-11-01 08:33:40

[편집자주]

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17: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신탁은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두고 있다.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차입형 토지신탁사업은 자제하고 일반 관리형 토지신탁과 대리업무를 통해 수익을 올려왔다.

이 같은 보수적인 전략 기조는 재무제표에도 잘 나타난다. 아시아신탁은 줄곧 무차입 경영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반면 유동성은 자산 규모대비 풍부한 편이다. 총 자산의 절반 이상이 현금성 자산으로 이뤄져 있다. 이렇다 보니 부채비율도 50%를 밑돈다. 다만 최근 고유계정 지출 부담이 되는 소송이 증가하면서 자산건정성 관리에 빨간 불이 켜졌다.

◇설립 후 12년간 무차입, 부채비율 45%

지난해 말 국제자산신탁의 별도기준 부채 총계는 406억원이다. 이중 차입부채는 '제로(0)'다. 부채를 구성하고 있는 항목들을 보면 선수수익(182억원)과 미지급비용(50억원), 미지급 법인세(73억원)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같은 무차입 상태는 2006년 설립 이래 12년 동안 이어지고 있다.

자본 상태도 건실하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신탁의 자본 총계는 894억원이다. 납입자본금은 몇 차례 증자를 거치면서 지난해 말 기준 117억원을 나타냈다. 2008년부터 순이익이 쌓이기 시작했고, 이익잉여금도 738억원까지 불어났다. 2012년 134억원에서 최근 5년 사이 5배 이상 증가한 셈이다.

무차입 경영 덕분에 전반적인 재무건정성 지표도 양호한 것으로 평가된다.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영업용 순자본비율(NCR)은 지난해 말 기준 563% 수준이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권고하는 최소비율 150%를 4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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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호조 덕분에 보유 현금성 자산도 불어났다. 2012년 97억원에서 지난해 889억원으로 늘어났다. 대부분 환금성이 높은 정기예금과 수시입출식 저축성예금(MMDA)으로 구성됐다. 주목할 점은 총 자산의 68% 가량이 현금성 자산으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이렇다 보니 아시아신탁의 부채비율도 50%를 밑돈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45% 수준이다. 이는 아시아신탁이 리스크 관리에 주안점을 있는 덕분이다. 3.5%에 달하는 높은 보수율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신탁사들이 차입형 토지신탁을 늘렸던 시절에도 아시아신탁은 속도 조절을 했다. 한정된 자금만 투입했다.

아시아신탁의 차입형 토지신탁의 수탁고는 지난해말 기준 2458억원이다. 이는 총 수탁고 22조5099억원의 1.1%에 불과한 액수다. 지난해 신규 수주도 없었다. 7조2669억원의 관리형 토지신탁과 13조2898억원의 담보신탁의 비중이 가장 높았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아시아신탁은 국내 11개 부동산 신탁사 중 가장 내실 있는 곳이란 평을 받는 곳"이라며 "위험도가 큰 차입형 토지신탁은 보수적으로 접근하며 리스크 관리에 치중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관리형 토지신탁 부작용, 소송 리스크 노출

전반적으로 안정적인 재무상태를 나태내고 있지만 아시아신탁에게 고민거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급증한 소송비용에 따른 재무위험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신탁이 피고로 연류된 소송가액은 약 67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366억원 대비 83% 증가한 액수다. 이는 자본총계(894억원)의 74%에 달하는 수준이다. 소송건수도 지난해 109건으로 100건을 넘어섰다.

이중 아시아신탁이 패소하는 경우 고유계정에서 판결금을 지급해야 하는 소송은 총 74건이다. 소송가액은 619억원으로 이중 손해배상청구 1031억원, 신탁비용상환청구 38억원, 부당이득반환청구 101억원, 분양대금 반환청구 32억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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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소송 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들어 소송사건은 26건 증가한 135건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소송가액도 598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중 NH농협캐피탈(약 28억원), 예금보험공사(21억원)와 진행 주인 소송에선 패소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NH농협캐피탈에 2심 패소로 대법원에 상고했고, 예금보험공사에는 1심에서 패소한 상태다. 이를 반영해 아시아신탁은 관련 소송 충당부채로 49억원을 잡아둔 상태다.

업계는 아시아신탁의 잇따른 소송 연루는 관리형 토지신탁 사업을 중심으로 단기간에 급성장한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07년 관리형 토지신탁을 들고 업계에 등장한 아시아신탁은 수탁고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단숨에 업계 상위권 업체로 도약했다. 설립 3년 만에 수탁고는 16조 원에 달했다.

다만 관리형 토지신탁의 사업 구조상 소송 리스크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관리형 토지신탁의 경우 실질적인 사업 주체는 시행사지만 명목상 인허가권과 토지소유권을 신탁사가 갖는다. 이해관계자 간 분쟁이 발생 시 서류상 사업주체인 신탁사가 민원의 대상이 된다. 더욱이 사업이 부실화될 경우 신탁사는 시행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 사업 완료 후 하자보수도 신탁사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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