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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신탁, 관료·금융권 거물 포진 '화려한 이사진'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③재무부장관 출신 이용만 회장 '맨파워', 이팔성·권혁세 등도 한때 동참

이승우 기자공개 2018-11-01 13:33:00

[편집자주]

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9일 15: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출 380억원, 순익 170억원(2017년 기준)에 불과한 중소 신탁사임에도 불구하고 무궁화신탁의 이사진은 그 어느 회사보다 화려하다.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과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 내로라하는 금융권의 인사들이 사외이사진에 합류한 적도 있다. 이들은 임기 만료 등의 이유로 퇴진했으나 그 후임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공격적 사외이사 영입, 사업확대 위한 든든한 후원군

6월말 현재 무궁화신탁의 이사진은 총 8명으로 구성돼있다. 이용만 회장은 보유 지분을 오창석 부회장에게 2016년 넘긴 이후에도 상근 회장직을 맡고 있다. 대표이사는 삼성물산과 서울랜드를 거친 최병길 씨가 맡고 있다. 나머지 상근 이사가 오창석 부회장과 한국감정원·한국부동산신탁 경력의 권준명 사장이다.

무궁화신탁 이사진
@2018년 6월말 현재

사내이사와 더불어 사외이사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미래에셋증권 사장을 지냈던 조한홍 이사와 기업은행장 출신 조준희 이사가 눈에 띈다. 권종호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장과 오퍼스프라이빗에쿼티 대표인 김정호 이사 역시 거물급으로 불린다.

지난해에는 사외이사진이 더욱 화려했다.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더불어 권혁세 전 금융감독원장이 이름을 올리고 있었다. 이팔성 전 회장은 2017년 3월 처음 사외이사로 선임됐고 올해 3월 임기 만료로 퇴임했다. 그 자리를 조준희 행장이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권혁세 전 감독원장은 2017년 1월 처음 사외이사로 선임, 임기 만료가 2020년이었으나 임기를 채우지 않고 지난해 퇴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궁화신탁이 내로라하는 인사들로 사외이사진을 꾸린 건 그만큼 사업을 공격적으로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2016년 대주주가 변경된 이후 차입형신탁을 비롯해 공격적인 사업에 나서기 위한 발판이었던 셈이다.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무궁화신탁의 외형과 수익은 지지부진했다. 2013년까지 영업이익은 10억원 안팎에 그쳤고 당기순익도 한자릿수에 머물렀다. 영업수익이 100억원을 넘어선 건 2014년 이후부터다. 고마진 사업인 차입형신탁 사업을 시작하면서 외형과 수익성이 급상승하기 시작했다.

신탁사 관계자는 "무궁화신탁이 대주주 변경 전후로 꽤 공격적으로 사업을 하기 시작했다"며 "이를 뒷받침하며 안정적인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거물급 사외이사를 영입한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용만 회장의 파워, 지난 정권의 그림자 '부담'

중소 신탁사임에도 불구하고 화려한 이사진을 갖출 수 있는 건 이용만 회장의 맨파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의 시작과 끝이 이규성 회장이었다면 무궁화신탁에게는 이용만 회장이 있었던 셈이다. 1933년생인 이용만 회장은 제35대 재무부 장관 출신이다.

다만 광범위한 인맥을 포섭하면서 정치권과 연계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는 점은 부담이다. 무궁화신탁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9년 금융투자업 인가를 받은데다 정치권과 연계 의혹을 받고 있는 '문제의' 양재동 파이시티 부지 공개매각을 진행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는 파이시티 사업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에게 뇌물을 건낸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되기도 했다. 최 전 원장과 박 전 차관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인물들이다. 게다가 무궁화신탁 사외이사였던 이팔성 전 회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린 실세였고 권혁세 전 원장 역시 이명박 정부 시절 금감원장에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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