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궁화신탁, '매물로 회자' 대주주 또 바뀌나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②오창석 부회장 지분 점진적 축소, 경쟁 치열 속 매각 유혹 커져
이승우 기자공개 2018-10-31 13:18:00
[편집자주]
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26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된 지 15년밖에 안됐지만 무궁화신탁은 이미 대주주가 한번 바뀌었다. 설립자 이용만 현 이사회 의장이 2016년 지분을 오창석 부회장에게 모두 넘기면서 주요 주주들도 물갈이 됐다.그런데 대주주로 올라선 지 2년밖에 안된 오창석 부회장이 최근 지분을 조금씩 줄이면서 또 한번 지배구조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무궁화신탁이 이미 매물로 나왔다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하고 있다.
◇대주주 오창석 부회장, 작년부터 지분 축소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3월말 현재 오창석 부회장의 지분율은 19.7%다. 작년말 대비 소유 주식수는 변화가 없으나 지난 3월 신주가 발행되면서 지분율만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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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법인 광장 출신의 오창석 부회장은 2016년 7월 지분 12.7%를 인수하면서 무궁화신탁 경영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한달 후 8월 3.1% 지분을 추가 취득(지분율 15.6%)했고 2017년 3월 6만주를 또 사들이면서 지분율을 18.4%(39만주) 까지 끌어 올렸다.
오 부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았던 때는 지난해 4월이다. 19만주를 추가 취득하면서 지분율 27.4%(주식수 58만주)를 기록했다.
지분을 점진적으로 늘려왔던 오 부회장은 지난해 7월부터 기존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작년 7월에 8만주에 이어 같은해 12월 4만2000주 등 조금씩 지분 축소에 나서기 시작했다. 게다가 신주발행이 겹치면서 지분율은 20% 아래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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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까지만 해도 무궁화신탁의 주요 주주 명단에는 신한은행과 하나대투증권 GS건설 동양건설산업 등이 이름을 올렸다.
2016년 지분 29.9%를 보유하고 있던 이용만 회장이 지분을 모두 매각하면서 주요 주주들도 물갈이 됐다. 이 당시 이용만 회장의 자녀인 헌석씨와 보경씨도 모두 지분을 팔았다. 부인인 주경순 씨만 현재까지 5.4% 지분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 오 부회장이 경영권 매각에 나설 경우 다른 주요 주주들의 변화가 또 생길 수 있다.
◇이미 매물로 회자, 경쟁 치열해져 매각 유혹 커져
무궁화신탁이 매물 후보군이라는 이야기는 그동안 금융권과 신탁업계에서 심심찮게 나왔다. 때마침 오창석 부회장의 지분율 축소와 겹치면서 이미 매물로 나왔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생각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지난 몇년간 부동산 경기가 좋아서 사상 최고 실적을 내고 있는 신탁사 가치가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며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신탁사의 경우 매각에 대한 유혹이 상당히 강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신탁업계를 둘러싼 여건 변화도 무궁화신탁의 매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동안 아파트 시장 호조로 차입형신탁 위주의 고마진 사업을 할 수 있었으나 지방 부동산 경기가 식으면서 성장성에 대한 의문이 생기고 있기 때문이다. 무궁화신탁의 고공성장에도 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고마진 사업인 차입형신탁은 신탁사들이 주로 지방에서 한다"며 "지방 부동산 시장을 감안하면 자의든 타의든 향후 차입형신탁 수주는 급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신생 신탁사를 최대 3곳까지 신규설립을 허가하기로 한 점 역시 무궁화신탁에게는 도전이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질 수밖에 없고 계열사들을 거느린 대기업 혹은 금융그룹들이 유리해지는 시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신탁사 뿐 아니라 운용사와 은행까지 겸비한 곳이 많아지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데 신생 회사가 또 생기면 전업계 신탁사들에게는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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