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0월 31일 08시1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4월 출시된 코스닥 벤처펀드의 성적표는 초라하다. 최근 한달간 공모형 상품의 수익률은 -17%. 주가 급락의 직격탄을 맞았다. 같은기간 코스피는 15%, 코스닥은 24% 하락했다. 코스닥 벤처펀드의 누적 수익률로 따져봐도 모두 마이너스다.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투자한 금액 중 10%를 소득공제 받기 위해 손실을 떠안게 된 셈이다. 이 마저도 3년간 유지하지 않으면 세제혜택 받은 돈을 고스란히 토해내야 한다.
운용사들의 시름도 깊다. 내년 주식시장 전망도 부정적인 견해가 팽배한 가운데 어떻게 수익을 올릴 지 우려스럽다는 설명이다. 공모형 상품의 경우 편입 종목에 한계가 있어 코스닥 투자 외엔 달리 답도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운용업계 일각에서는 정책 실패라는 지적이 흘러나온다.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일이 코스닥 시장의 꼭지였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까지 회자될 정도다. 중소벤처기업에 자금을 대고 이들 기업의 과실을 투자자들이 향유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는 이미 빛을 잃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막 기획될 당시 금융당국에서 보였던 자신감이 떠오른다. 정부가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어, 시장 분위기가 금새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고무 돼 있었다. 소득공제와 공모주 우선배정 인센티브는 투자자들에게 큰 혜택이 될 수 있다고도 했다.
자신감은 무리수로 이어졌다. 대대적인 홍보를 위해 자산운용사들이 4월 5일에 맞춰 일제히 펀드를 출시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운용사들이 각자 시장 판단으로 정해야 할 펀드 출시 시기를 당국이 정해준 셈이다.
공모주만으로도 충분히 신주 비율을 채우고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기대도 공수표였다. 코스닥 벤처펀드 출시 이후 증시 약세와 함께 공모주 시장은 더욱 위축됐다. 그나마 기대했던 빅딜도 줄줄이 연기되거나 철회됐다. 공모주 수익률이 저조했던 것도 물론이다.
중소벤처기업의 숨통은 좀 트였을까. 이 질문에도 운용업계는 '아니오'라고 답한다. 오히려 무리한 베팅으로 좀비기업만 양산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는다. 결국 코스닥 벤처펀드 기획의 중심이었던 '코스닥-벤처기업-투자자' 모두가 얻은 것 하나 없는 상황에 처한 것.
물론 단기간의 성과로 정책을 판단할 수는 없다. 그러나 코스닥 벤처펀드를 둘러싸고 시장 곳곳에서 감지되는 위험 신호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코스닥 벤처펀드가 오히려 시장 리스크를 키우고 있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 정상적으로 보이진 않는다. 누구 하나 효익을 본 이 없는 정책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코스닥 벤처펀드는 실패작'이라는 업계의 불만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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