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중공업, 회생계획안 ‘우여곡절 끝’ 통과 주주·채권자 가결요건 충족, 파인트리 인수 확정… 소액주주vs회사측 '치열한 공방'
진현우 기자공개 2018-11-07 08:48:51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2일 17: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진통을 거듭하던 STX중공업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를 통과했다. 당초 소액주주들이 주주조 분리와 비핵심자산 헐값 매각 반대 탄원서를 제출하며 난항을 겪었지만, 산업은행의 찬성표에 힘입어 회생계획안 가결 요건을 맞췄다. 조건부 인수계약자였던 파인트리파트너스도 STX중공업 인수 종결에 마침표를 찍었다.STX중공업은 이날(2일) 열린 제2·3차 관계인집회에서 주주조 86.2%, 회생담보권자조 97.3%, 회생채권자조 91.8%의 동의를 얻었다. 세 개조 모두 가결요건을 충족해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 통과 요건은 △주주조(출석한 주주의 50% 이상) △회생담보권자조(75% 이상) △회생채권자조(66.67% 이상)의 찬성이다. STX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자본총계가 플러스라 주주들도 의결권을 부여받았다.
금일 열린 관계인집회에선 산업은행이 당락을 가를 캐스팅보터로 주목받았다. 산업은행은 STX중공업 지분 34.5%를 들고 있는 최대주주이자 동시에 최대 채권자다. 8대1 감자를 이유로 회생계획안 반대를 공공연히 밝혀온 소액주주들은 산업은행이 주주로서의 입장보다 채권자로서의 입장을 우선시할 것에 우려를 표명해 왔다.
그간 소액주주들이 법원에 산업은행과 본인들을 따로 분리해 투표를 진행해야 한다고 탄원서를 제출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결과적으로 산업은행은 주주로서의 손해(8대1 감자)보다 채권자로서의 이득(채권 회수)을 고려해 찬성표를 던진 셈이 됐다. 산업은행은 회생담보권자조와 회생채권자조에서도 각각 전체 의결권 비율에서 약 69%, 약 9%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회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이 내부적으로도 상당한 이견이 있었던 건 사실"이라며 "다만 파인트리파트너스 외 마땅한 원매자가 없다는 점, 회사 유동성이 점점 소진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결국 회생계획안 찬성으로 의견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도 거셌다. 3분 발언권을 획득한 한 소액주주는 "작년에 20대1 감자가 이뤄진 뒤, 1년여 만에 다시 8대1 감자까지 당하게 됐다"며 "반면 인수자인 파인트리파트너스는 8대1 감자를 진행하고 재병합까지 마친 뒤에 2500원 규모의 유상증자로 들어온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STX중공업 법률자문을 맡은 법무법인 세종은 "채무자회생법상 권리 순위는 회생담보권자, 회생채권자, 주주조이다"며 "회생채권자들의 변제비율(27.5%)을 보면 권리감축은 73% 정도라, 이들보다 후순위에 있는 주주들은 73% 이상의 권리감축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8대1 감자비율을 결정한 배경을 채권자들에게 설명했다.
이에 소액주주는 "비슷한 사례인 팬오션과 동부건설은 각각 1.3대1, 9대7의 감자를 진행했다"며 "예비 인수자인 파인트리파트너스가 제시한 감자비율(8대1)이 인수자에 지나칠 정도로 유리하게 설정됐다"고 반발했다. 양측의 치열한 공방은 약 2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일부 소액주주들과 채권자들은 법원이 순수 주주조로 분리하지 않고 투표를 진행하자, 투표 결과를 지켜보지 않고 자리를 떠났다.
회생계획안은 담보로 잡힌 자산을 처분해 변제 우선순위에 따라 채권자들에게 상환하겠다는 내용이 주된 골자다. KDB산업은행은 대구광역시 소재 아파트(8억6900만원), 대구공장(640억원), 창원3공장(391억원)을 담보로 잡고 있다. 이를 제외한 나머지 채권액의 73.94%는 현금 변제, 26.06%는 출자전환 된다. 앞서 창원3공장은 대신F&I가 391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농협은행은 경상남도 창원에 있는 수정만사업장 부지(270억원)에 대한 신탁 수익권을 양도받는 형태로 보유 중인 회생담보권을 상환받는다. 그밖에 농협은행의 채권액 중 46.59%가 인수대금으로 상환된다. 한국수출입은행과 경남은행은 시인된 채권액의 49.80%, 85.75%를 각각 현금으로 변제받는다.
STX중공업은 작년 1월 회생계획안을 인가받았다. 따라서 작년에 변제를 약속받고도 상환을 받지 못한 회생채권이 존재한다. 이번에 인가된 회생계획안은 변제기일이 작년이었던 회생채권은 전액 현금으로 변제하되, 2018년부터 새롭게 변제하기로 정해진 회생채권은 27.5%를 현금 변제하기로 결정됐다.
회생담보권과 회생채권 중 출자전환되는 채무액은 액면가 2500원의 보통주 1주로 발행된다. 신주는 변경 회생계획안이 인가된 금일(2일)부터 11영업일째에 효력이 발생한다. STX중공업은 출자전환을 마친 뒤 주식 전체를 대상으로 보통주 8주를 1주로 재병합하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다. 자본금 규모의 적정화를 위해서다.
파인트리파트너스의 잔금납입도 재병합을 거친 다음날 이뤄진다. 이때 STX중공업은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1954만주)를 파인트리파트너스에 배부할 예정이다. 신주는 상장일로부터 6개월간 한국예탁결제원에 보호 예수된다. 회사채 인수대금은 유상증자로 발행한 신주가 효력을 발휘한 날 치러질 예정이다. 회사채 발행규모는 498억7000만원으로 이자는 연 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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