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앓는 인도펀드, 관건은 '유가·환율' [Fund Watch] 연초후 -17.57%, 주요국 중 최악…"경상적자 우려 해소돼야 반등"
최필우 기자공개 2018-11-08 10:16:22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5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덕분에 선전했던 인도펀드가 최근 부진에 빠졌다. 유가 상승과 루피화 약세가 악재로 작용하면서 증시가 급락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유가와 환율 안정을 바탕으로 경상수지 적자 우려가 해소돼야 펀드 수익률 회복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5일 한국펀드평가 펀드스퀘어에 따르면 국내 설정된 인도주식형펀드의 연초후 수익률 평균은 -17.57%다. 이는 해외주식형펀드 평균인 -9.06%를 8.51%포인트 밑도는 수익률이다. 아울러 브라질(7.45%), 러시아(1.19%), 베트남(-7.79%), 중국(-17.09%)을 비롯한 신흥국 주식형펀드 중 가장 부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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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도증시가 급락하면서 인도펀드 수익률을 끌어 내렸다. 인도 SENSEX는 지난 8월 28일 3만 8896으로 마감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분기 경제성장률 8.2%를 기록한 데다 외국인 투자와 수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등 경제 지표가 호조를 보인 게 증시 상승을 견인했다. 하지만 이후 고점 대비 14% 급락해 지난달 26일 3만 3349까지 하락했고, 최근 지수가 조금씩 반등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들어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 왔던 유가가 지난 9월 급등하면서 증시 급락에 영향을 미쳤다. 인도는 원유 수입국으로, 경상수지 적자 국가다. 지난 7월 경상수지 적자 규모 180억달러로 201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고, 유가 급등으로 추가적인 경상수지 악화가 예상되자 증시에 부담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지속적인 인도 루피화 약세가 투자자 우려를 심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인도 중앙은행은 지난달 시장의 기대와 달리 기준금리를 6.5%로 동결했고, 이에 루피화 환율이 1달러당 74루피를 기록하는 등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유가에 대한 불안감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환율 마저 급락하자 외국인 투자자 순매도 흐름이 나타나 증시가 큰 폭의 조정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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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별 수익률을 보면 '피델리티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이 연초후 수익률 -9.56%를 기록해 비교적 선방했다. 지난 8월말 기준 원유와 가스 관련 섹터에 9.82% 비중으로 투자하는 등 유가 상승에 따른 수혜를 입는 종목을 편입한 덕분에 평균을 웃도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이어 'KB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주식)'(-12.92%), '삼성인디아증권자투자신탁2[주식]'(-15.8%), '미래에셋인디아디스커버리증권투자신탁1(주식)'(-16.44%) 등이 평균 수익률을 웃돌았다.
중소형주펀드인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증권자투자신탁1(주식)'과 '삼성인도중소형FOCUS증권자투자신탁UH[주식]'은 대형주펀드 대비 부진했다. 두 펀드의 연초후 수익률은 각각 -17.36%, -23.94%였다. 지난해 중소형주가 증시 상승을 견인한 것과 달리, 올들어 글로벌 변동성이 확대되자 기관투자가들이 우량 종목 투자에 집중하면서 중소형주가 소외됐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인도 증시의 조정폭이 과도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인도가 다른 신흥국과 달리 연 7~8% 수준의 견조한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데다 외환보유고가 4000억달러를 웃도는 등 경제 펀더멘털이 탄탄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내수 중심의 성장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도 중장기적으로 호재가 될 전망이다.
다만 단기적인 부진에서 탈출하기 위해서는 경상수지 적자와 루피화 약세에 대한 우려 해소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에서 인도가 예외국으로 분류될 것으로 보여 원유 수입에 대한 우려는 다소 진정된 상태다. 아울러 내년 달러 강세 기조가 다소 약해지만 역대 최저치를 기록 중인 루피화 환율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형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원유 가격이 점차 안정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고, 내년 달러 강세 둔화와 루피화가 회복이 예상돼 증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인도 모디 총리가 경상수지와 재정수지 적자폭을 줄여 내년 총선까지 현 수준의 지지율을 유지하고, 정치적 불확실성을 최소화 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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