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 러시+신규 진입' 헤쳐모여 시작됐다 [부동산신탁사 지각변동]①국제·무궁화·코리아 등 잠재매물 거론, 추가 인허가 겹쳐 인력 대이동 예고
이승우 기자공개 2018-11-07 08:22:08
[편집자주]
부동산신탁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성에 금융그룹을 포함한 대기업들이 신탁업 진출을 노리고 있다. 그 사이 기존 대주주들도 엑시트를 계획하고 있다. 정부는 신규 신탁회사 진출을 허용하기로 했다. 부동산신탁산업이 새로운 도약을 할지, 경쟁 과다로 침체의 길을 걸을지 주목되고 있다.
이 기사는 2018년 11월 05일 1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신탁회사의 주인들이 바뀌고 있다. 아시아신탁은 신한금융그룹이라는 대기업의 품에 이미 안겼고 코람코자산신탁 역시 패션기업 LF로 주인이 바뀐다. 이 뿐 아니다. 개인들이 보유하고 있는 무궁화신탁과 국제자산신탁 등 잠재매물이 다수 대기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그 와중에 정부는 부동산신탁 사업자 신규진출을 허용키로 했다. 현재 11개사인 부동산신탁사를 14개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금융위원회가 발표했다. 이미 다수의 투자자들이 신규 라이선스에 눈독을 들이면서 부동산신탁시장의 무한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주인 교체' 코람코·아시아, 다음 타자는
포문을 연 건 코람코자산신탁이다. 코람코자산신탁은 재무부 장관 출신 이규성 회장 주도로 2006년 설립된 곳이다. 설립 10여년이 지난 코람코자산신탁은 지난 몇년간 매각을 꾸준히 타진해왔다. 새주인 물색 작업은 올해 들어서야 결실을 맺고 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매물로 등장한 건 이 회장 중심으로 돌아가는 개인주주협의회의 지배구조상 한계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회장이 고령이 되면서 향후 그 공백을 메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주주들의 판단이 지배적이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코람코신탁은 이규성 회장이라는 맨파워에 기대면서 급성장을 했다"며 "개인주주협의회 주주들은 결국 매각을 통해 차익을 실현하는 방법을 선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LF는 코람코자산신탁에 대한 실사 뿐 아니라 차입형신탁사업 현장에 대한 실사도 마무리한 것으로 안다"며 "가격 협상만 남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코람코자산산탁에 대한 실사가 진행되는 사이 인수(M&A) 딜이 사실상 완료된 곳이 바로 아시아신탁이다. 사상 최대 실적을 낸 덕에 풍부한 자금력을 과시하는 신한금융그룹이 뒤도 돌아 보지 않고 아시아신탁을 재빨리 낚아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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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람코자산신탁과 아시아신탁의 공통점이 바로 개인들이 주요 주주였다는 점이다. 때문에 향후 매물로 나올 부동산신탁사 역시 개인들이 소유한 곳일 가능성이 높다. 그 대상이 바로 국제자산신탁과 무궁화신탁, 코리아신탁 등이다. 국제자산신탁은 유재은 회장이, 무궁화신탁은 오창석 부회장, 코리아신탁은 이노창 회장이 최대주주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신탁업과의 시너지를 노리는 기업들이 많고 실적도 상승해 온 터라 값을 가장 많이 쳐줄 때 개인 주주들이 지분을 내놓고 싶은 유혹이 생길 시점"이라고 말했다.
삼성생명과 교보생명이 공동출자한 생보부동산신탁이 매물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기업공개(IPO) 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풋옵션을 받아줘야하는 교보생명은 자금 수요가 절실한 상태고 삼성생명 역시 그동안 생보부동산신탁 경영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두 회사중 일부가 보유 지분을 제3자에게 넘기는 방식의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금융그룹이 보유하고 있는 신탁사는 탄탄한 지배력을 바탕으로 매물로 언급조차도 되지 않고 있다. KB부동산신탁과 하나자산신탁이 그렇고 군인공제회가 보유하고 있는 대한토지신탁, 시행사인 엠디엠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자산신탁 역시 매물과는 거리가 멀다. 한편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을 진행중인 우리은행도 부동산신탁사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
◇새로운 경쟁자 등장한다, 대규모 인력이동 불가피
기존 신탁사들의 주인이 바뀌는 사이 신규 사업자들이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기존 매물을 사들이지 않더라도 정부를 상대로 신규 사업자 신청을 하게 되면 부동산신탁사업을 새롭게 할 수 있다. 지난달 30일 열린 부동산신탁사 인가설명회에는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건설사, 벤처캐피털 등 다양한 업종의 회사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는 전언이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차입형신탁사업을 몇년간 할 수 없다는 조건은 있으나 신규 부동산신탁회사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라며 "금융권 뿐 아니라 건설업계, 투자업계에서 신규 사업자 신청이 봇물을 이룰 것 같다"고 말했다.
부동산신탁사는 토지거래를 수반하지 않고 아파트나 주택 상가 등을 개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정책적으로 도입한 공공기관이었다. 1991년 정부 주도의 신탁회사가 출범했고 이후 96년에 한국토지신탁과 KB부동산신탁(구 주은부동산신탁), 98년 생보부동산신탁 등 부동산신탁사들이 쏟아졌다. 현재 부동산신탁회사는 11개사다.
안정적인 토지 거래와 개발 목적 외 신탁사들이 높은 수익의 리츠(REITs)와 개발사업을 시작하면서 부동산 신탁사업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되기 시작했다. 작년말 기준 신탁사의 자기자본 대비 평균 수익률(ROE)이 23%에 달할 정도다. 추가 경쟁이 필요하다고 정부가 본 것이다. 정부는 심사를 거쳐 최대 3개의 신규 사업자에 대한 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신규 신탁사업자 인가와 관련 금융위원회는 "부동산신탁업 경쟁 제고를 위한 진입정책이 필요하며 특히 차입형 토지신탁에 대해 적극적이고 유연한 진입정책을 활용할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신규 사업자가 생기면 경쟁 격화는 불가피하다. 더불어 인력 영입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미 부동산신탁업계에서는 인력 수요 급증과 이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탁업계 관계자는 "차입형신탁이나 리츠 등 인력은 이미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상태고 신규 진입 신탁사에서도 기회가 생기고 있다"며 "부동산신탁업 관련 인력의 몸값이 벌써부터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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