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자산신탁, 모회사 '엠디엠' 유사시 지원여력은? [부동산신탁사 리스크점검]③현금성자산 2000억 상회, 타 계열사 지급보증은 '부담'
김경태 기자공개 2018-11-02 08:54:17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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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기 이후 열위한 시행사를 대체해 부동산 신탁회사들이 개발형 신탁, 즉 차입형 신탁 사업을 적극적으로 늘렸다. 부동산 경기 활황을 등에 업고 신탁회사들의 외형과 수익성은 급격히 개선됐다. 하지만 과도한 사업 확장과 부동산 경기 위축 가능성 등으로 최근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더벨은 부동산신탁회사들의 재무구조와 사업현황 전반을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30일 17시0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한국자산신탁의 신용등급에 모회사 엠디엠의 지원가능성을 반영하지 않고 있다. 한국자산신탁이 그룹 계열 중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주력이라 판단했기 때문이다.하지만 유사시 엠디엠의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지원 가능성은 달리 판단될 수 있다. 엠디엠그룹은 부동산개발사업에서 매번 승승장구하면서 풍부한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어 지원 여력이 넉넉한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엠디엠이 다른 계열사와도 지급보증 등 이 얽혀 있어 지원이 제한적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승승장구 엠디엠, 현금성자산 '풍부'
문주현 엠디엠그룹 회장은 1세대 부동산디벨로퍼로 국내 부동산개발업계의 산증인으로 통한다. 그는 검정고시를 거쳐 경희대 회계학과에 들어갔다. 대학 졸업 후 나산그룹에 입사해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그러다 IMF 외환위기로 나산그룹이 부도나자 졸지에 실업자가 됐다. 취업 대신 엠디엠을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뛰어들었다. 처음에는 분양대행으로 실력을 쌓은 뒤 부동산개발을 시작했다.
2007년 부산 해운대 푸르지오 월드마크 센텀가 사실상 최초의 대형사업이었다. 당시 업계 최초로 시공사 지급보증 없이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성사시키는 수완을 발휘했다. 해당 사업 덕에 엠디엠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엠디엠의 2007년 매출은 178억원에 불과했지만, 2009년과 2010년에 2년 연속 2000억원을 넘었다. 당시 굴러들어온 현금은 2011년 한국자산신탁을 인수하는 밑천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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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에도 엠디엠은 하는 사업마다 건건이 대박을 터뜨렸고, 몸집도 나날이 커졌다. 2016년에는 연결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각각 4579억원, 1801억원, 1915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거의 매년 대규모 이익을 남긴 덕에 곳간도 불룩해졌다. 엠디엠의 현금성자산은 2016년 말에 최대를 기록했다. 당시 현금 및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상품, 단기대여금이 각각 3383억원, 269억원, 63억원이었다. 작년 말에는 감소했지만 각각 1660억원, 302억원, 359억원으로 총 2323억원에 달한다. 신용평가사에서도 엠디엠의 유동성이 풍부한 수준이라 평가하고 있다.
엠디엠 외에 엠디엠플러스도 한국자산신탁이 위기를 겪으면 구원 투수로 투입될 수 있는 곳이다. 엠디엠플러스 역시 부동산개발업을 하는 곳인데 최근 엠디엠을 대신해 그룹의 주력사로 부상하고 있다. 문 회장의 장녀와 차녀인 현정 씨와 초연 씨가 지분을 각각 47.62% 갖고 있다. 나머지 4.76%는 문 회장이 보유해 엠디엠과 떨어진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엠디엠플러스는 2013년 매출이 444억원이었는데 2014년에 1000억원을 돌파했다. 2015년에는 4555억원으로 엠디엠을 넘어섰다. 2016년과 작년에는 각각 9000억원, 1조원을 돌파했다.
작년 말 기준 엠디엠플러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억원에 불과하다. 하지만 단기금융상품이 4477억원에 달한다. 엠디엠플러스는 작년 말 기준 남아 있는 분양매출이 약 2조원에 달한다. 여기에 서울 광진구 화양동 동아자동차운전전문학원 부지 등 최근 그룹이 확보한 수도권 알짜 토지 대부분에서 사업 주체로 나설 예정이다. 실적 수준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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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계열사 지급보증, 한자신에 제한적 지원 가능성도
엠디엠그룹은 부동산개발, 신탁, 리츠, 대출, 투자, 자산운용을 하는 수직계열화를 통해 종합부동산금융그룹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계열사로는 한국자산신탁과 부동산개발업체 엠디엠·엠디엠플러스 외에 한국자산캐피탈, 엠디엠투자운용, 한국자산에셋운용 등이 있다. 부동산 사업의 수직계열화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지만, 리스크를 계열사들이 공유해 사업 위험이 전이되는 단점이 있다.
한국자산신탁은 특수관계자들과 거래를 하고 있지만 미미한 수준이라 당장 위험이 옮아갈 가능성은 적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작년 말 기준 특수관계자와의 거래에서 수익은 129억원, 23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각각 80억원, 4억원이다. 자금거래는 대여와 회수가 각각 약 4억원에 불과했다.
다만 모회사 엠디엠이 다른 계열사에 대규모 지급보증을 하고 있다는 점은 한국자산신탁에 대한 지원 정도를 낮추는 요인이다. 엠디엠은 작년 말 기준 엠디엠플러스에 1조510억원의 지급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지급보증액이 가장 큰 것은 화양동 동아자동차운전전문학원 부지 관련으로 3502억원이다. 엠디엠플러스도 계열사 채무에 보증을 서고 있다. 엠디엠과 한국자산캐피탈의 채무와 관련해 1265억원 규모의 보증을 제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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