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홀딩스, 지주회사 전환 마무리 단계 접어드나 일동후디스 지분율 4.7%P 끌어올려…'비상장사 지분 40% 보유' 행위제한 요건 충족 선택한 듯
강인효 기자공개 2018-11-21 08:03:51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0일 15: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그룹의 지주회사 체제 완성을 위한 마지막 퍼즐이었던 일동후디스의 향방이 분명해지고 있다. 그룹 지주회사인 일동홀딩스가 3분기에 일동후디스 지분을 늘리면서 '비상장 자회사 40% 지분 보유'라는 공정거래법상 행위제한 요건 충족에 한 걸음 다가섰기 때문이다. 일동홀딩스는 내년 3월까지 일동후디스 지분 40% 이상을 보유해 자회사로 편입하거나 일동후디스 계열 분리를 선택해야만 하는 상황이다.20일 일동그룹에 따르면 일동홀딩스는 3분기말 기준 일동후디스 주식 40만5265주(지분율 34.64%)를 보유 중이다. 이는 상반기(35만주·지분율 29.91%)보다 5만5265주가 늘어난 수치다. 일동홀딩스의 일동후디스에 대한 지분율은 4.73%P 높아졌다. 일동홀딩스가 일동후디스 지분을 늘린 것은 지난 2011년 이후 7년 만이다.
업계에선 일동홀딩스의 이번 일동후디스 지분 매입과 관련해 일동그룹이 지주회사 체제 완성 마무리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일동제약은 지난 2016년 8월 1일 지주사 전환을 위해 투자사업 부분을 담당하는 '일동홀딩스(존속회사)'와 의약품사업 부문을 맡는 '일동제약(신설회사)'으로 인적 분할했다. 또 사업 다각화를 위해 물적 분할을 실시하고 바이오 및 건강기능식품 사업부문을 맡는 '일동바이오사이언스(신설회사)'와 히알루론산 및 필러사업 부문을 담당하는 '일동히알테크(신설회사)'를 세웠다.
일동홀딩스는 이듬해인 2017년 3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가 됐다. 일동제약 주식을 공개 매수해 지분율을 20.81%까지 끌어올린 덕분이다. 일동홀딩스는 일동제약 지분율 확대로 자산총계 1927억원, 지주비율(자회사 주식 가액 합계액/자산총액) 52.86%를 기록해 지주회사 성립 요건을 갖췄다.
동시에 행위제한 요건도 대두됐다.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는 성립 요건과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먼저 성립요건은 별도기준 자산총계 1000억원(2017년 7월부터는 5000억원으로 상향), 전체 자산 중 자회사 지분 가액 비율이 50% 초과다. 행위제한 요건은 △상장 자회사 20%, 비상장 자회사 40% 지분 보유 △비계열회사 지분 5% 초과 소유 금지 △금융회사 지배금지 △자회사 외의 계열회사 주식 소유 금지 등이다.
일동그룹은 3분기말 기준 10개의 계열회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 중 상장사는 2곳, 나머지 8곳은 비상장사다. 10개 계열사 중 일동홀딩스가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곳은 일동후디스가 유일하다.
일동홀딩스가 행위제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선 지분율을 40% 이상으로 끌어올려 일동후디스를 자회사로 편입시키던가 아니면 계열 분리를 택해야 하는데, 일동후디스 지분율을 5%가량 올리면서 전자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동그룹은 윤원영 회장 일가 소유이지만, 같은 브랜드를 쓰는 일동후디스는 이금기 회장이 최대주주로 있다. 이로 인해 일동후디스가 계열 분리 후 독자 노선을 걸을 것이라는 이야기도 계속해서 나왔다.
지주회사는 현행법상 유예기간 2년 이내에 법이 지정한 지주회사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실제로 일동그룹 경영진과 일동후디스 경영진이 최근 들어 수시로 만나 자회사로 편입할 것이냐 아니면 계열 분리를 할 것이냐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동홀딩스가 7년 만에 일동후디스 지분을 늘린 것을 볼 때 자회사 편입을 위한 포석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따라서 일동홀딩스가 내년 3월 전까지 일동후디스 지분을 추가로 매수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브랜드 가치나 인지도 등을 따졌을 때 일동후디스가 '일동'이라는 브랜드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게다가 일동후디스뿐 아니라 일동이나 후디스 등 개별 이름 모두 일동홀딩스가 소유하고 있어 일동후디스 입장에선 계열 분리될 경우 일동홀딩스에 상표권 사용료를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일동후디스가 일동그룹 자회사로 편입되면 '일동'이라는 브랜드를 계속 사용함으로써 그 가치를 이어갈 수 있게 돼 충분히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약사 출신인 이금기 회장은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까지 지낸 인물로 일동제약에 대한 애착도 큰 데다 윤원영 회장과의 관계도 무난한 만큼 서로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인 (일동후디스의) 자회사 편입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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