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동제약 지주사 전환' 꽃놀이패 쥔 이금기 회장 [지배구조 분석]유증 참여시 지배력 강화..일동후디스 계열분리 활용 가능
박창현 기자공개 2017-02-10 08:16:13
이 기사는 2017년 02월 09일 13: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동제약그룹이 본격적인 지주사 전환 절차에 돌입하면서 윤원영 일동제약 회장과 함께 지배구조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지분을 각각 10% 씩 보유하고 있는 이 회장 일가의 선택에 따라 지배구조 판도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 회장이 그룹 지배구조 재편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는 평가다.이 회장 입장에서는 △일동제약그룹 지배력 강화 △일동제약 시세 차익 실현 △일동후디스 계열분리 등 다양한 카드를 검토한 뒤 가장 효과적인 전략적 판단을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일동제약그룹은 최근 지주사 전환의 마지막 관문인 지주사(일동홀딩스)-사업회사(일동제약)간 주식 맞교환 작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일동홀딩스는 지주사 요건을 갖추기 위해서 현재 3.32%에 불과한 일동제약 지분율을 20%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
일동홀딩스는 지주사 요건 충족을 위해 현물출자 유상증자 카드를 꺼내들었다. 과정은 간단하다. 먼저 일동홀딩스가 일동제약 주주들을 대상으로 유증 참여 청약을 받는다. 청약에 응한 주주들은 일동제약 주식을 일동홀딩스에 지급하고, 그 대가로 일동홀딩스 신주를 받는다.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 주식을 맞교환하는 절차인 셈이다.
통상 지주회사와 사업회사 간 주식 맞교환 거래가 완료되면 지배주주인 오너 일가의 그룹 지배력이 크게 강화된다. 오너 일가는 그룹 지배력 강화가 목적이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지주사 유증에 참여한다. 반면 일반 주주들은 향후 주가 추이와 투자 매력도 등을 고려해 지주사 주식 보유를 꺼리는 경우가 많다. 결국 지주사 신주를 오너 일가가 독차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지배력 강화 효과를 거두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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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동제약의 경우, 이금기 회장이라는 변수가 있다. 일동제약 최고경영자(CEO) 출신인 이 회장과 그 일가는 일동제약과 일동홀딩스 지분을 각각 8% 넘게 보유하고 있다.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는 일동후디스 보유분까지 더할 경우, 보유 지분율이 10%에 육박한다.
일동홀딩스는 다음 달 중 일동제약 발행 주식의 29.14%에 해당하는 520만 주를 공개매수할 계획이다. 현재 윤 회장 일가가 보유하고 있는 일동제약 주식수는 470만 여주다. 이 회장 측 보유 주식수도 150만 주가 넘는다. 양 측이 동시에 청약에 참여하면 공개매수 수량을 초과하기 때문에 추가적인 안분 절차가 필요하다. 윤 회장 입장에서는 지주사 전환을 통한 지배력 극대화 효과가 반감될 수 밖에 없다.
윤 회장과 달리 이 회장에게 청약 참여는 여러 선택지 중 하나다. 일동제약그룹에 대한 지배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분율 희석을 막는 차원에서 당연히 유증 참여를 선택해야 한다.
하지만 유증 참여보다는 시세 차익을 우선시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현재 공개매수 대상인 일동제약 공개매수 가격은 1만 9035원으로 확정됐다. 반면 반대급부로 지급될 일동홀딩스 신주 가격은 미정이다. 신주 발행가격은 청약일 직전 5거래일을 기준으로 정해진다. 따라서 그 기간까지 일동홀딩스와 일동제약 주가 추이를 살핀 후 시세 차익액에 방점을 두고 청약 유무를 결정할 수도 있다.
유증 청약 참여 여부를 일동후디스 계열분리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일동후디스 최대주주는 지분 29.91%를 보유한 일동홀딩스지만 실질적인 지배력은 이 회장이 행사하고 있다. 이 회장 일가가 가진 지분(42%)을 다 합치면 일동홀딩스 보유분을 가뿐히 뛰어넘는다.
다만 지주사 전환 요건 충족을 위해 일동홀딩스가 비상장 자회사인 일동후디스 지분을 40%까지 늘리거나, 기업공개 절차를 진행하게 되면 일동후디스 지배구조도 요동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독립 경영 체제를 확립하기 위해 상호 보유 지분을 맞바꾸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이 회장 입장에서는 당장 급할 것이 없다. 주가 추이를 살핀 후 다음달까지 청약 여부를 결정지으면 된다. 일동후디스 상장도 지배지분을 갖고 있는 이 회장 측이 의사결정권을 쥐고 있다. 결국 이 회장 측은 충분한 시간을 갖고 각 카드의 이해득실을 철저히 따져볼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일동홀딩스 유상증자에 두 오너 일가가 모두 참여하면 말 그대로 쌍두체제가 더욱 공고해진다"며 "일동홀딩스 신주가 늘어나면 지배구조 재편이 불가피한 만큼 양 측간에 긴밀한 협의 후 큰 그림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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