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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중추 GS칼텍스, 결국 '허세홍'이 품었다 GS글로벌서 2년만에 복귀, '바이오부탄올·복합수지' 육성 과제

심희진 기자공개 2018-11-28 08:38:18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7일 1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6년까지만 해도 GS그룹 오너4세 맏형격인 허세홍 사장은 유력한 차기 GS칼텍스 대표이사였다. 하지만 이듬해 허 사장이 돌연 GS글로벌로 자리를 옮기면서 시장에는 여러 추측이 잇따랐다. 일각에선 허 사장이 아닌 또 다른 오너 4세인 허준홍 부사장이 대표이사 자리를 물려받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제기됐다.

승계를 둘러싼 각종 추측성 분석은 2019년도 정기임원 인사를 통해 말끔히 사라졌다. GS칼텍스를 품은 인물은 허 사장이다. 2년만에 제자리로 복귀한 허 사장은 본류인 에너지 사업과 더불어 미래 먹거리를 육성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국제유가에 민감한 정유부문 의존도를 낮추고 바이오부탄올, 복합수지 등 신사업 비중을 늘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력 후계자' 허세홍, 2년만에 사령탑으로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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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9년생인 허 사장(사진)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스탠포드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첫 사회생활은 일본 오사카전기에서 시작했다. 이후 뱅커스트러스트(Bankers Trust), 아이비엠(IBM), 셰브론(Chevron) 등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GS그룹에 입사한 건 2007년이다. GS칼텍스 싱가포르 법인장과 생산기획공장장, 석유화학·윤활유 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함과 동시에 신규 시장에서 주요 계약을 잇따라 성사시키며 글로벌 역량을 인정받았다.

2016년까지만 해도 허 사장은 오너 4세 가운데 가장 유력한 차기 GS칼텍스 대표이사였다. 아버지인 허동수 GS칼텍스 회장의 전철을 그대로 밟고 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했다. 허 회장은 1973년 입사 후 1993년까지 GS칼텍스 한곳에서만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약 20년 동안 GS칼텍스 대표이사로 활동했다. 허 사장도 그룹 입사 이래 줄곧 GS칼텍스에서 실무경험을 쌓았다.

2016년 3월 허 사장이 오너 4세 가운데 유일하게 GS칼텍스 이사진에 합류하면서 차기 대표이사설에 더욱 무게가 실렸다. 허 사장은 허 회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등기임원 자리를 곧바로 메웠다.

하지만 지난해 허 사장이 돌연 GS글로벌로 자리를 옮기면서 여러가지 추측이 난무했다. 일각에선 GS칼텍스에 남아있는 허준홍 부사장이 경영권을 이어받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허 부사장은 고 허만정 창업주의 장손인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이다. 그룹 가계도와 장자승계 가풍을 고려하면 허 부사장이 핵심 계열사의 사령탑을 맡는 것도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분석이다.

허 사장과 마찬가지로 허 부사장 역시 10년 이상 GS칼텍스에서만 근무해왔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했다. 2005년 생산기획팀에 입사한 허 부사장은 LPG(액화석유가스) 사업부문, 윤활유 사업부문 등에서 경험을 쌓았다.

그러나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2019년도 정기 임원인사에서 GS칼텍스를 품은 인물은 허 사장이다. 허 회장 퇴임 후 가교 역할을 했던 허진수 회장은 조카에게 바톤을 물려주고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미래 먹거리 '바이오부탄올·복합수지' 육성 과제

신임 대표인 허 사장은 GS칼텍스의 미래 먹거리를 육성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GS칼텍스는 국제유가에 민감한 정유사업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추진 중이다. 차세대 연료인 '바이오부탄올'과 첨단소재인 '복합수지' 사업이 대표적이다.

옥수수 등 식용재료로 생산되는 바이오부탄올은 향후 휘발유를 대체할 미래 연료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GS칼텍스가 만드는 바이오부탄올은 기존 업체들과 달리 폐목재를 재활용하고 있어 더욱 친환경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앞서 GS칼텍스는 2016년 9월 약 500억원을 투자해 전라남도 여수에 바이오부탄올 데모플랜트(demo plant)를 만들었다. 데모플랜트란 상업생산에 돌입하기 전 수익성 등을 점검하기 위해 만든 시범단계 설비다. GS칼텍스는 2017년 말 기계적 준공을 마치고 올해 가동에 돌입했다. 허 사장 지휘 하에 원료 확보, 연구개발(R&D)을 통한 역량 확대, 수요처 발굴 등의 상용화 작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복합수지 사업을 육성하는 것도 허 사장의 과제로 꼽힌다. 복합수지는 폴리프로필렌(PP)·폴리아미드(PA) 등의 원재료에 충전제와 첨가제를 섞어 만드는 소재다. 자동차, 세탁기, 에어컨, 냉장고 등 가전제품에 사용된다. 자동차부품이 경량화되면서 복합수지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GS칼텍스는 2020년까지 글로벌 복합수지 생산능력을 연 36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허 사장은 올레핀 프로젝트(MFC·Mixed Feed Cracker)를 성공적으로 마쳐야 하는 임무도 맡고 있다. GS칼텍스는 정유 대신 화학분야의 비중을 높이기 위해 전라남도 여수에 올레핀 생산시설을 짓기로 했다. 약 2조6000억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사업이다. GS칼텍스는 2021년부터 연산 에틸렌 70만톤, 폴리에틸렌 50만톤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재 설계작업 중이며 내년 착공에 돌입할 방침이다.

업계에선 허 사장이 GS글로벌 재직 당시 신사업을 적극 추진한 점이 이번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허 사장은 전통 상사업인 트레이딩(trading)에만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바꾸기 위해 자원개발 시장에 진출했다. 2017년 4월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BSSR 석탄광 지분 5%를 인수한 것이 대표적이다. GS칼텍스의 지속성장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데 적임자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GS글로벌의 체질개선은 허 사장의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허 사장은 GS글로벌 대표이사 취임 후 자원개발, 발전설비 사업 등 신성장동력을 누누히 강조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GS칼텍스 입사 전 글로벌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만큼 해외 사업기회를 모색하는 데 실력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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