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부, 재기지원펀드 소진 가속화 요구 정책목적-투자적합대 미스매칭…투자율 약 30%
배지원 기자공개 2018-11-30 08:21:29
이 기사는 2018년 11월 29일 15: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가 모태펀드 운용기관 한국벤처투자를 통해 재기지원분야 펀드의 투자소진을 더 빨리 집행해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태펀드는 지난해 말 예산 약 2500억원을 투입해 재기지원 분야 펀드를 대폭 늘렸다.29일 업계에 따르면 중기부는 재창업을 한 업체들이 재기지원펀드를 통해 충분히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는 민원을 받고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소진을 늘릴 것 요구했다. 반면 벤처캐피탈 입장에서는 재창업 회사는 무수히 많지만 벤처투자에 적합한 대상을 찾기 어려워 미스매칭이 생기고 있다는 입장이다.
결성한 지 약 1년된 재기지원펀드의 평균 소진률은 약 30%다. 다만 펀드 규모가 200억원에서 780억원으로 폭넓고 하우스별로 소진률에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재기지원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곳은 총 11곳이다.
정부는 연초부터 실패에 대한 두려움이 없도록 모험적인 창업활동을 적극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그 일환으로 모태펀드로 재기지원 기금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책적인 차원에서의 재기지원과 벤처펀드를 통한 투자 사이에는 차이가 크다는 평가다.
오히려 투자대상이 될만한 회사의 폐업이력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게 벤처캐피탈의 입장이다. 재기지원펀드 주목적 투자처는 사업자등록 폐업신고 이력을 가진 곳이다. 하지만 실제로 폐업신고를 한 업체는 많지 않았다. 폐업을 하려면 청산에 많은 부가 비용이 들고, 폐업신고를 했을 때 이후에 투자나 대출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폐업 방법은 업체의 매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법인세 신고가 일어나지 않은 상태로 3~5년이 지속되면 자동으로 법인이 말소되는 케이스가 있다. 폐업 신고에 비해 시간이나 비용이 적게 들어 일반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폐업을 한 회사들이 많다. 하지만 이 경우 3~5년이 충분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재창업을 하면 지난 폐업 이력이 인정되지 않아 투자를 받을 수 없다.
사실상 재기지원 투자를 받고 싶어하는 벤처기업은 많지만 주목적 대상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준수익률 0%, 모태펀드 출자비율 80%지만 20%는 민간자본이기 때문에 수익률을 외면할 수 없다"며 "정책적인 목적이 강한 펀드라도 수익률 낮으면 추후 모태펀드 출자사업 지원 때 불이익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재창업주를 구제하는 목적보다 폐업이력 때문에 벤처투자를 받는 데 걸림돌이 있었던 유망업체에 투자하는 경향이 더 짙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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