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8년 11월 05일 08시06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이 나와 3차 수시출자에서 재기지원 분야 펀드가 확대된 지 이제 약 1년이 지났다. 한국벤처투자는 당시 2500억원을 출자해 3155억원의 펀드를 조성했다. 미미했던 재기지원펀드의 규모가 대폭 늘어난 점은 모태펀드가 수시출자사업에서 가장 강조한 분야기도 했다. 한 번 실패한 사업자에 대한 투자심리가 낮아 재창업자들이 투자받는 데 어려움을 겪어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게 재기지원 펀드의 출범 이유였다.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 재기지원펀드 운용사의 고민은 대상기업을 찾기가 어렵다는 데 모여있다. 11개의 재기지원펀드가 만들어졌을 때만 해도 해당 운용사들은 모르는 업체로부터 전화도 많이 받았다고 한다. 위험성이 높은 벤처분야의 특성상 실패 사례도 많고, 그동안 재창업자로서 투자를 받는 것도 어려웠던 것이다.
그럼에도 재기지원펀드 운용사들의 투자대상 선정이 힘들었던 이유는 주목적 투자 '기준' 때문이다. 재기지원펀드 주목적 투자처는 사업자등록 폐업신고 이력을 가진 곳이다. 하지만 실제로 폐업신고를 한 업체는 많지 않았다. 폐업을 하려면 청산에 많은 부가 비용이 들고, 폐업신고를 했을 때 이후에 투자나 대출에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다른 폐업 방법은 업체의 매출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법인세 신고가 일어나지 않은 상태로 3~5년이 지속되면 자동으로 법인이 말소되는 케이스가 있다. 폐업 신고에 비해 시간이나 비용이 적게 들어 일반적으로 이런 방식으로 폐업을 한 회사들이 많다. 하지만 이 경우 3~5년이 충분히 지나지 않은 상태에서 재창업을 하면 지난 폐업 이력이 인정되지 않아 투자를 받을 수 없다.
사실상 재기지원 투자를 받고 싶어하는 벤처기업은 많지만 주목적 대상 기준을 충족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한 운용사는 투자 심의를 진행했지만 재창업 회사가 이전 회사 폐업 후 3년 만에 설립돼 주목적 대상으로 인정받을 수 없었다. 이로 인해 재기지원펀드의 전반적인 소진속도가 부진하면서 다시 출자사업을 내는 것도 쉽지 않은 분위기다. 올해도 재기지원 분야의 출자는 나오지 않았고, 내년에도 어떻게 될 지 모른다.
주목적 대상 기준이 명확하고 이견이 없도록 공고를 내고, 이를 지키는 것은 중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재창업에 대한 지원을 받아야 하는 업체들 다수가 엄격한 기준으로 인해 투자 대상에서 빗겨나가는 지금의 상황은 문제가 있다. 한국벤처투자가 재기지원펀드의 지원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재기지원펀드 운용사나 투자처의 현황을 살피고 대상의 정상참작 범위를 논의해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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