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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계열사 매각..'갈길 바쁜' 롯데 캐피탈·교통카드·벤처투자사 10여곳 매각해야..투자목적 금융사지분 처리도 '골몰'

박상희 기자공개 2018-12-03 08:29:54

이 기사는 2018년 11월 30일 14: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롯데그룹이 롯데카드·롯데손해보험 매각을 공식화 한 가운데 나머지 금융 계열사 정리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는 롯데캐피탈을 비롯해 교통카드사, 벤처캐피탈(VC) 롯데액셀러레이터까지 10여 개 금융 계열사를 갖고 있다. 단순 투자 목적에서 보유하고 있는 금융사 지분도 많아 크고작은 거래를 해야하는 상황이다.

9월 말 기준 롯데지주는 롯데카드(93.78%), 롯데캐피탈(25.64%), 롯데멤버스(93.88%)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이비카드(100%)를, 이비카드는 경기스마트카드(100%), 인천스마트카드(100%), ㈜마이비(66.12%)를, ㈜마이비는 부산하나로카드(8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상 지주사의 행위제한 요건에는 금융사 지배 금지 조항이 있다. 일반 지주사는 산하에 금융업 또는 보험업을 영위하는 회사의 주식을 소유할 수 없다. 지주사인 롯데지주뿐만 아니라 자회사와 손자회사를 모두 포함한다. 이번에 롯데가 우선 매각키로 한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롯데지주의 자회사인 롯데역사가 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지주가 직접 소유하고 있는 금융 계열사뿐 아니라 종속회사를 통해 보유하고 있는 계열사를 포함해 내년 10월까지 매각해야 하는 곳은 10여 개에 이른다.

처분해야 하는 지분은 금융 계열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단순 투자 차원에서 들고 있는 외부 금융사 지분도 모두 처분해야 한다. 지주사의 자회사나 손자회사는 실질 지배력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금융사 지분을 보유할수 있지만, 지주사는 금융사 지분을 1주도 보유할 수 없다.

롯데지주는 BNK금융지주 899만3606주(2.76%)와 신한금융지주 45만8111주(0.1%)를 보유하고 있다. 실질 지배력 행사 여부에 따라 매각 여부가 갈리겠지만 롯데지주 산하 계열사가 들고 있는 금융사 지분까지 포함하면 매각하거나 처분해야 하는 금융사가 30~40개(계열사 별 중복 포함)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그룹 산하의 금융 계열사뿐만 아니라 투자 목적에서 보유한 금융사 지분까지 모두 처분해야 한다"면서 "블록딜 등을 통해 해당 지분을 처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은 지주사가 금융 계열사를 소유할 수 없다는 금산분리 원칙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적으로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을 매각하기로 했다. 나머지 금융 계열사 처분 계획은 공식화하지 않은 상태다.

일각에선 롯데가 내년 10월까지 모든 금융 계열사 지분을 정리하고, 보유한 금융사 지분을 처리하기가 물리적으로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 계열사 보유 지분 전량을 짧은 기간에 매각하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만큼 규모가 크고 인지도가 상대적으로 높은 카드와 손해보험을 먼저 시장에 매물로 내놨다는 해석이다.

대표적인 금융 계열사 매각을 앞세워 시간을 벌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원칙적으로 지주사 전환 이후 2년 이내에 보유 금융 계열사 지분을 매각해야 하지만 공정위에서 유예 신청을 받아들일 경우 2년의 시간을 더 벌수 있다.

공정거래법상 2년 유예 요건이 명시돼있진 않다. 다만 금융사 지분 매각을 위해 노력을 했음에도 결과적으로 지분을 그대로 보유하고 있을 경우 공정위에 유예 신청이 가능하다. 롯데카드와 손해보험 매각이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나머지 금융 계열사 정리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재계 관계자는 "1년이 채 안 남은 기간에 모든 금융 계열사를 매각하고, 보유 금융사 지분을 처분하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롯데그룹 측에서도 매각 작업이 쉽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유예 신청을 염두에 두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당초 정해진 기간인 내년 10월까지 금융 계열사와 금융사 지분을 모두 정리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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